리스크 관리 역량,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두각

[컴퍼니] 신한금융 당기순이익 연속 1위 비결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이자 마진 감소와 경기 침체, 대기업의 부실로 대손충당금이 증가하고 있어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실적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최근 발표된 4대 금융그룹의 2013년도 경영 실적을 보면 신한금융그룹이 1조9028억 원, KB금융그룹 1조2830억 원, 하나금융그룹 1조200억 원, 우리금융그룹이 289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08년 이후 6년 연속 최고 당기순이익을 유지한 신한금융그룹의 저력은 리스크 관리 역량,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강력한 브랜드 파워 등으로 파악된다.


2008년 이후 6년 연속 ‘톱’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최근의 경영 실적에서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의 2013년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전년보다 0.08% 포인트 하락한 1.26%로 금융그룹 최저 수준이다. 나머지 금융그룹은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이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은 카드 사업의 부실채권을 상각하며 건전성 강화에 힘쓴 결과다. 또한 고정 이하 여신에 대한 커버리지 비율도 2013년 말 기준 163.5%로, 경쟁사(KB금융 125.5%, 하나금융 123.5%, 우리금융 89.0%)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해 온 결과다. 이는 향후 부실기업이 정상화되면 손익으로 환원될 재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2013년 신한금융의 자산 증가율은 2.0%로, 다른 금융그룹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무리한 영업으로 부실자산을 유입하기보다 비록 자산 성장이 약간 더디더라도 우량 자산 위주의 성장을 통해 안전한 자산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 반영된 결과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의 특성상 자산은 캠페인 등을 통해 급격하게 증가시킬 수 있지만 무리한 자산 증가는 단기적으로 이자 마진의 감소와 장기적으로 대손충당금의 증가를 수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한금융그룹은 금융지주사 설립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비은행 부문 사업 강화로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은행의 의존도가 가장 낮은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를 통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카드·증권·생명 등 비은행 부문에서 이를 만회함으로써 그룹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업계 1위 사업자로서 그룹의 비은행 부문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보험·증권·자산운용도 경쟁 금융그룹 대비 높은 이익 기여를 보이며 그룹 이익 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3년 기준으로 신한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은행 부문 62%, 비은행 부문 38% (카드 29%, 금융투자 3%, 생명 4%, 신한캐피탈 등 2%)다.

더불어 신한금융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다. 세계적 권위의 금융 전문지 ‘더 뱅커’는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 브랜드’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꼽았다. 신한금융은 2012년 글로벌 57위, 2013년 글로벌 51위에 이어 2014년에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했다. 또한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 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지난해보다 56위 오른 30위를 차지함으로써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신한금융은 건전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 외환위기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도 국내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공적자금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 생존의 길을 걸어 올 수 있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