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원 시장 성장…희토류 채취·우주 물류·여행 등 민간투자 늘어

<YONHAP PHOTO-0274> Eric Anderson, co-founder of Planetary Resources Inc., second left, speaks while Peter Diamandis, chief executive officer of the X Prize Foundation and co-founder of Planetary Resources Inc., left, Chris Lewicki, president?and chief engineer of Planetary Resources Inc., second right, and Tom Jones, a former NASA astronaut and advisor to Planetary Resources, listen during an event at the Museum of Flight in Seattle, Washington, U.S., on Tuesday, April 24, 2012. Planetary Resources Inc., aims to launch a telescopic space surveyor into Earth's low orbit in less than two years to identify potential metal- and water-rich asteroids and begin prospecting within four years, Anderson, 37, said. Photographer: Kevin P. Casey/Bloomberg *** Local Caption *** Eric Anderson; Peter Diamandis; Chris Lewicki; Tom Jones

/2012-04-25 08:09:43/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ric Anderson, co-founder of Planetary Resources Inc., second left, speaks while Peter Diamandis, chief executive officer of the X Prize Foundation and co-founder of Planetary Resources Inc., left, Chris Lewicki, president?and chief engineer of Planetary Resources Inc., second right, and Tom Jones, a former NASA astronaut and advisor to Planetary Resources, listen during an event at the Museum of Flight in Seattle, Washington, U.S., on Tuesday, April 24, 2012. Planetary Resources Inc., aims to launch a telescopic space surveyor into Earth's low orbit in less than two years to identify potential metal- and water-rich asteroids and begin prospecting within four years, Anderson, 37, said. Photographer: Kevin P. Casey/Bloomberg *** Local Caption *** Eric Anderson; Peter Diamandis; Chris Lewicki; Tom Jones /2012-04-25 08:09:43/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 사람들은 우주에 대해 호기심은 많지만 이 분야에 몰입해 공부하는 사람,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 그리고 우주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나 산업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허황된 우주 사업보다 수익을 더 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다른 사업에 투자하고 정부는 돈을 써야 할 사회적 지출 분야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2012년 세계 우주 연구·개발(R&D) 예산은 72억 달러인데 2014년 한국의 우주 R&D 예산은 5000억 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3년에 나로호 발사가 성공해 최근 들어 발사체 개발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게 다행이다.

세계적으로 2013년 우주산업 규모는 300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은 국력을 감안했을 때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더구나 우주산업은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 정부는 재정 적자 때문에 우주과학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기존의 방만한 우주 정부 기관이 아니라 보다 창의적이고 저렴하게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는 민간 기업에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다. 우주 민간 기업의 여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정 적자로 우주 예산 삭감…민간 참여 확대
어떻게 하면 똘똘한 과학 인재들이 의대에만 몰리지 않고 우주 분야로 보다 많이 가도록 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정부가 이 분야에 예산을 많이 배정하고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우주의 잠재적 가치(value)를 여러 산업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와 함께 우주산업을 거대한 창조 산업으로 인식하고 전방위로 우주 마케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우주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많다. 우주는 발사체, 인공위성 제조업은 물론이고 부품·소재·생물·광업·물류·관광·호텔·콘텐츠와 재난 보험 산업 등과 다양하게 엮여 있다. 또 우주라는 높은 목적의 사업을 개발하다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 사업을 일부 변형시켜 지구에서 흥미로운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는 사실 우주 강국에서 이미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첫째, 우주 부품 산업이 있다. 우주 사업에는 크고 작은 핵심 부품과 응용 제품들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우주용 반도체, 위성통신 스마트폰 같은 정보기술(IT) 제품도 필요하고 극한 환경에서 신체를 보호하는 우주복도 필요하다. 소재 사업 분야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첨단 소재인 우주복 소재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금속성 느낌의 우주복 스타일 아웃도어 의류부터 시작해 실제로 우주복에 들어가는 방한 패딩도 개발하고 있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중국 시계 브랜드 페이야다는 2003년 중국 우주 프로그램의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중국 우주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중국 우주 비행사들이 착용하는 전문적인 특수 시계로 발돋움했다. 2008년 선저우 7호에 탑승한 자이즈강이 페이야다의 스페이스마스터 크로노그래프(Spacemaster Chronograph)를 착용하고 중국의 첫째 우주유영에 성공하면서 페이야다의 명성은 더욱 올라갔다.

둘째, 우주 생물(astrobiology) 분야도 있다. 영화 ‘그래비티’의 주연 배우 샌드라 불럭은 사람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하지만 영화 내에서 바이오 엔지니어로 나온다.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 공간이 지구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우주여행을 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생물학적 문제도 연구한다. 우주생물학은 천문학·지구과학·화학·우주과학·공학·생물학 등이 어우러진 학문이다. 의대에 가는 인재들이 인간들만 대상으로 하지 않고 외계 생물, 외계인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셋째, 우주 광업도 있다. 사실 우주는 지하자원의 잠재적 보고다. 앞으로 더욱 팽창할 인구 규모를 지탱하려면 지하자원을 비롯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이를 지구에서만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지구에서 가까운 다른 위성으로부터 에너지나 지하자원을 공급받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 희토류 금속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만약 다른 행성과 위성에 희토류가 많다면 그곳에 굴착 장치와 정제 장치를 보내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로 희토류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21세기 우주판 골드러시다.

지구 주위를 맴도는 소행성으로부터 이리듐·플래티늄·란타늄 같은 희귀 금속을 지구로 보내는 기업으로 플래니터리 리소스(Planetary Resources) 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지구에 자주 근접하는 행성을 골라 그 행성에 광물 매장량이 얼마나 있는지 분석해 로봇을 투입해 광물을 채굴한 다음 그 행성이 지구에 근접할 때 광물을 보내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넷째, 우주 물류 사업이 있다. 캘리포니아공대는 미국 정부의 보조를 받아 제트추진연구소(JPL)를 운영하고 있는데 JPL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화상 탐사선 등 각종 우주선의 연구·개발과 운용, 보수를 책임지고 있다. 그동안 NASA는 우주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직접 사업을 줄이면서 민간 기업의 개입 여지가 넓어지고 있다.


‘우주판 골드러시’ 노리는 우주 광물 채굴 업체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13년 올해의 기업가로 선정한 엘론 머스크는 2002년에 우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엑스(SpaceX)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NASA는 2011년 애틀랜티스호를 마지막으로 우주왕복선 제조 사업에서 손을 뗀 반면 지구에서 우주정거장으로 화물을 운반해 주고 지구로 다시 귀환하는 저렴한 물류 서비스를 스페이스엑스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다섯째, 우주여행 사업도 있다. 버트 루탄은 1982년에 스케일드 컴퍼자이트(Scaled Composites)라는 항공 회사를 설립해 우주 항공기인 스페이스십1(SpaceShipOne), 스페이스십2(SpaceShipTwo)를 만들었는데, 스페이스십2는 민간 우주여행에 사용되고 있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만든 기업,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은모선인 화이트나이트2(White Knight 2)에 장착된 스페이스십2에 승객 여섯 명을 태우고 2014년 우주여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탑승 가격은 25만 달러다. 민간 우주 여행사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는 버진갤럭틱보다 더 저렴한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도 ‘블루 오리진’이란 우주 여행사를 설립,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여섯째, 우주 호텔 사업이 있다. 러시아의 오비털 테크놀러지(Orbital Technologies)는 고도 350km의 우주 공간에 호텔을 건설할 계획이다. 호텔 이름을 ‘커머셜 스페이스 스테이션(Commercial Space Station)’으로 지었는데 객실 4개에 정원이 7명이다. 소유즈 우주선으로 왕복 탑승하는 서비스를 포함해 5일 체류에 비용이 10억 원에 이른다.

우주에 직접 가지는 못하더라도 우주여행 분위기를 살린 호텔에 숙박할 수도 있다. 2013년 중국 선전에 오픈한 이 곳에는 백색 조명을 한 박스 형태의 1인용 침대가 있고, 그 안에는 TV를 볼 수 있는 작은 모니터,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콘센트도 비치돼 있다. 태블릿 PC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 웨이터가 배달해 준다.

일곱째, 우주 콘텐츠 사업도 있다. 우주와 관련된 여러 SF 소설·영화·드라마도 해당된다. 이런 콘텐츠는 주로 재난 영화 스타일이 많은데, 앞으로는 훨씬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는 죽기 바로 1년 전인 1848년에 산문 시집 ‘유레카’에서 우주의 탄생과 소멸을 보여준 빅뱅 이론을 자세히 개진한 바 있는데 한국에도 이런 통찰력 있는 선구자가 나올 때가 됐다.

여덟째, 다소 먼 이야기지만 우주는 보험 산업의 대상이기도 하다. 지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인류의 피난처로 요긴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이내 멸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혹시 지구에 혜성이나 큰 운석이 떨어져 지구의 축이 흔들릴 수도 있고 대형 지진이 발생하고 기후변화로 지구에 생명체가 살지 못하게 되면 지구에서 탈출할 이유가 생긴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가려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다른 곳을 알아야 한다.


우주산업은 다양한 미래 첨단 기술의 보고
그동안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위성을 찾고 있던 미국은 최근 들어 목성의 많은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Europa)를 화성의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달보다 약간 작은 이 위성은 표면이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데 그 밑에는 물로 가득 차 있고 생명체도 존재할 것으로 보고 미국은 유로파 전용 탐사선을 곧 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우주와 관련해 여러 사업들이 나올 수 있다. 우주를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 미화 사업이 생길 수도 있고 소행성·위성에 태양발전소를 만들어 지구로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도 있다. 이런 발상을 비현실적으로 매도하지 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정열을 쏟고 과감하게 투자하면 사업 성공은 물론이고 지구까지 살릴 수 있다. 물론 개인 차원에서는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을 찾아 고가에 판매하는 ‘운석 사냥꾼(Meteor hunter)’이 돼 운석 로또의 행운자가 될 수도 있다.
The Falcon 9 SpaceX rocket stands on space launch complex 40 ready for launch at the Cape Canaveral Air Force Station in Cape Canaveral, Fla. on Sunday, Oct. 7, 2012. Launch is scheduled for 8:35 PM Sunday on a supply mission to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AP Photo/Terry Renna)
The Falcon 9 SpaceX rocket stands on space launch complex 40 ready for launch at the Cape Canaveral Air Force Station in Cape Canaveral, Fla. on Sunday, Oct. 7, 2012. Launch is scheduled for 8:35 PM Sunday on a supply mission to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AP Photo/Terry Renna)
우주산업은 그 자체로도 유망한 산업이지만 우주를 대상으로 개발하다가 나온 기술은 우리의 현실 생활에도 접목돼 널리 사용되기도 한다. 보다 먼 우주를 보기 위해 허블 우주망원경을 포함해 망원경 기술이 개발됐다. 우주선을 쏘아 올리려는 기술을 개발하다가 항공기 기술이 발전됐고 우주선의 우주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다 보니 위성통신 기술이 개발됐다. 우주복을 개발하려다가 혁신적인 신소재를 개발해 우리가 일상에서 입는 의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또한 우주는 첨단 기술 국가 이미지의 심벌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소련은 1957년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이후 우주 강국으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2012년 소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경기가 열리기 전에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에서 성화를 봉송하는 이벤트를 연출해 우주 강국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더욱 알렸다.

최근 중국도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고 2011년 ‘톈궁1호’라는 소형 실험 우주정거장도 만들면서 중국이 단지 고도 경제성장 국가가 아니라 첨단 우주 기술 국가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 줬다. 특히 영화 ‘그래비티’에서 중국 우주정거장이 등장해 중국이 우주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우주 기술과 우주산업은 국가 마케팅에 크게 기여한다.

우주에 관한 인류 최초의 사업은 점성술로 인간의 길흉을 점치는 사업이었을 것이다. 이제 우주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300조 원 규모의 본격적인 성장 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각국 정부가 우주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지만 앞으로는 민간 기업이 들어갈 여지가 많아지고 있다. 부가가치와 고용을 늘리는 창조 산업 관점에서 우주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할 때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