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가 사상 최고치…갭 좁히지 못하면 더 큰 위기 찾아와

<YONHAP PHOTO-0179> epa04241405 Traders work on the floor of the New York Stock Exchange at the end of the trading day in New York, New York, USA, 05 June 2014. The Dow Jones Industrial average closed up nearly 100 points and at a new high.  EPA/JUSTIN LANE/2014-06-06 07: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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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가고 있지만 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 너무 앞서간다. 주식시장의 거품은 어느 정도이고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6월까지 경기 확장이 60개월 지속되고 있는 셈인데, 1945년 이후 11번의 경기순환 중 평균 확장 기간인 58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소비가 늘면서 2014년 1분기 현재 국내총생산(GDP)이 2008년 금융 위기 직전보다 6.2% 증가했고 위기 동안 잃어버렸던 일자리도 전부 되찾았다.


미국 주가 20% 정도 고평가
그러나 주가 상승 속도가 경기 회복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 우선 주가는 명목 GDP 성장률에 비해 너무 앞서가고 있다. 1980년에서 최근까지 주가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에 비해 평균 4.4% 포인트 앞서갔는데 2014년 2분기 현재 그 차이는 18% 포인트 정도 벌어졌다. 또한 미국 주가는 산업 생산에 비해서도 과대평가됐다. 그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산업 생산을 설명 변수로, 주가를 종속변수로 회귀식을 추정하고 그 차이를 구해 봤다. 2014년 현재 주가는 산업 생산과의 장기 추세에서 21% 정도 과대평가됐다.

과거 경험을 보면 1999년 1월에서 2000년 9월 사이 21개월 동안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1990년대 중반에 시작됐던 정보통신 혁명의 효과가 절정을 이룬 시기였다. 정보통신 혁명으로 경제 각 부문에서 생산성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 경제는 당시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고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신경제’라고 불렀다. 이런 낙관적인 시각이 지배하면서 당시 주식시장에 거품이 발생했다. 그러나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2000년 10월부터 주가는 급격하게 하락했다. 2002년 9월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5% 떨어졌고 나스낙 지수는 무려 72%나 급락했다.

경기 확장 국면의 후반에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심리가 주식시장의 거품을 더 키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현재 증권 담보대출은 4657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4월에는 4372억 달러로 줄었다). 투자자들이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는 주가를 보면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있는 것이다.

과거 통계로 분석해 보면 증권 담보대출은 주가와 높은 상관관계(1995년 1월~2014년 4월, 상관계수 0.88)를 갖고 거의 동행했다. 또한 인과관계를 구해 보면 주가 변동이 담보대출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즉 주가가 상승(하락)할 때 담보대출이 증가(감소)했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 조짐이 보이면 담보대출을 상환하면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2000년 8월 주가가 정점을 기록하고 하락하기 시작하자 증권 담보대출도 그해 10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주가 하락 속도를 가속화했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경제와 주식의 관계는 산책 나온 주인과 개와 같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보통 개(주식)는 주인(경제)을 앞서간다. 그러나 개가 주인보다 지나치게 앞설 때 개는 주인이 잘 따라오는지 뒤를 돌아보고 그 거리가 지나치면 주인에게 되돌아 왔다가 또 앞서간다.

최근 개(미국 주가)가 주인(경제)보다 너무 앞서가고 있다. 그 거리는 2000년 정보통신 혁명 거품 때와 유사하다. 개가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질러 갈까, 아니면 멀리서 뒤따라오는 주인에게 돌아갈까. 이에 대한 답은 우선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소비 중심의 경제 회복 지속성 여부에서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미 정책 당국은 적극적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특히 통화정책은 특별했다. 미 Fed는 연방기금 금리를 5.25%에서 0.00~0.25%로 인하했고 이도 모자라 비정상적 통화정책인 양적 완화를 세 차례 단행하면서 본원통화를 3조 달러 이상 공급했다. 이에 따라 주가와 집값 등 자산 가격이 오르고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경제 회복에 따라 2014년부터 양적 완화를 축소하고 있다.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 완화를 모두 없애고 그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의 재투자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Fed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매각하는 단계를 점진적으로 밟을 전망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거의 영(0) 퍼센트로 유지하고 있는 금리를 언제 인상할 것인가에 있다.


디플레 위기감 여전한 미 경제
이는 물가와 디플레이션 갭의 축소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 전년 동월비로 2.1% 상승해 물가가 오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 Fed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지출 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4월까지 1.2% 정도에서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금리 인상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도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각하게 존재하는 데도 있다. 미 의회의 추정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현재도 미국의 실제 GDP가 잠재 GDP보다 4.6% 낮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 Fed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주식시장의 거품을 더 키우고 지속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경기는 예상보다 나쁘다. 미 Fed는 지난 6월 FOMC에서 올해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 4월 회의 때는 올해 미국 경제가 2.8~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2.1~2.3%로 상당 폭 내렸다. 지난 1분기 경제가 한파 등 때문에 마이너스 1% 성장한 게 경제 전망을 수정한 주요 이유지만 두 달 사이에 경제 전망을 이처럼 크게 하향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슈 인사이트] 실물 경기 ‘뒷걸음’인데 너무 들뜬 증시
올해 미국 경제가 2.1% 이상 성장하기 위해서는 2분기 이후 분기마다 3~4%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소비가 그 이상 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가처분소득과 고용이 개선됐기 때문에 소비가 증가했다. 이 밖에 자산 가격도 소비에 영향을 준다. 자산 중에서는 주택 가격이 다른 자산보다 소비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최근에 주택 거래량이 위축되고 집값 상승세도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GDP를 구성하는 건설투자는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다. 주택 경기 위축은 시간을 두고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Fed는 경제 전망을 또 낮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주가)와 주인(경제)의 거리는 더 벌어진다. 너무 앞선 개가 스스로 뒤를 돌아보면서 주인에게 올 수도 있고 주인이 개를 불러 개의 걸음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그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양이 절정에 도달하면 음을 위해 물러나고 음??절정에 이르면 양을 위해 물러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