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인터뷰

스타트업 연구원, CEMS 가입 등 ‘새로운 도약’…창업가 양성으로 ‘무게중심’ 이동

김동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 사진=이승재 기자
김동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 사진=이승재 기자
뭐든 ‘첫걸음’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2016년은 고려대 MBA가 ‘새로운 도약’으로 나가는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눈에 띈다. 먼저 지난해 11월 세계 명문 비즈니스 스쿨 연합인 ‘셈즈 글로벌 얼라이언스(CEMS Global Alliance)’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로 인정 받은 셈이다.

둘째, MBA 교육과정의 무게중심이 ‘창업가 양성’으로 옮겨 가고 있다. ‘직접 회사를 만들고 이끌어 갈 최고경영자(CEO)’를 길러 내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국내 MBA로서는 첫 시도다.

지난 4월 14일 국내 MBA가 나아갈 길을 개척해 가고 있는 김동원(56)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을 만났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재상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2014년 취임 이후 ‘글로벌 톱 30, 아시아 넘버원’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경영본관 2층에 ‘KUBS 스타트업 연구원’을 오는 9월 준공할 예정입니다. 창업을 원하는 MBA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창업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엔젤 투자도 진행할 겁니다. 실제 창업 경험이 많은 외부 인사들을 통해 이론이 아닌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창업 교육도 준비 중이죠.

어떻게 보면 고려대 MBA의 교육 방향이 ‘취업 중심’에서 ‘창업 중심’으로 확 바뀌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우리 학교의 미래만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향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투자입니다.”

▶이를 위해 벤치마킹한 해외 대학이 있나요.

“미국의 명문 대학으로 손꼽히는 밥슨 칼리지와 스탠퍼드대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이런 학교는 1학년 학생들에게 300달러(약 35만원) 정도의 창업 자금을 주고 일단 사업에 도전해 보라고 합니다. 실패하면 다시 창업하고요.

이를 반복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졸업할 때까지 대략 네댓 번의 창업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실질적인 창업을 배우게 되는 겁니다. 고려대 MBA도 이와 마찬가지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인근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기술 협력을 비롯한 폭넓은 네트워크를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미 국내에는 정부가 주축이 된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이와 비교해 대학을 중심으로 한 창업 교육이 중요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물론 정부의 지원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창업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시도들이 초창기 스타트업 열풍을 주도하는 데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맞고요. 그러나 정부가 주축이 된 창업 프로그램은 정권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국내 창업 기반을 닦는 데는 MBA 같은 대학 중심의 교육이 유리합니다. 긴 호흡으로 근본적으로 문화를 바꾸기 위한 교육을 펼쳐 나가는 곳이니까요. 창업 성공률 5% 정도를 목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창업가를 길러내는 데 주안점을 둘 겁니다.

향후에는 국내 다른 MBA 과정들 역시 창업가 양성을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요.”

▶얼마 전 세계 명문 비즈니스 스쿨 연합인 ‘셈즈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멤버’가 됐습니다.

“지난해 9월 셈즈 쪽에서 먼저 연락해 왔습니다. 말하자면 멤버로 ‘초청’을 받은 거예요. 고려대 MBA가 중국의 칭화대, 미국의 코넬대와 같은 세계 명문 경영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무엇보다 셈즈는 한 국가에 하나의 경영대만이 가입하도록 돼 있어요. 고려대 MBA가 그야말로 국내 MBA의 국가 대표가 된 것이미 국제적으로도 국내 MBA의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고려대 MBA는 어떤 점을 높게 평가 받은건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교수진의 연구 성과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 차원에서도 교수진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외 학술 논문 게재 연구비, 신임 교원 연구비, 국제 학술 회의 참가 경비 등 교수들의 연구 활동과 관련해 다양한 항목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연구에 필요하다면 해외 석학을 초빙해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적극 협조하고요.”

▶고려대 MBA는 국제화된 교육 환경 또한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에 셈즈 가입을 계기로 국제화 부문에서도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고려대 MBA는 ‘세계적인 명문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올해 주간 MBA 과정을 새롭게 개편했습니다.

기존의 ‘글로벌 MBA’ 과정명을 ‘GMBA’로 바꾸고 국제경영학석사(MIM) 과정을 도입했습니다. CEMS MIM 과정의 학생들은 재학 기간 중 최대 2학기까지 세계 각국의 회원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복수 학위(dual degree)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세계 각국으로 나갈 기회가 많아지는 것과 동시에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학생들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2016년 4월 기준으로 고려대 MBA는 교수진 87명 중 외국인이 9명으로, 단일 학과 기준 교수진 규모와 외국인 교수 비율 모두 국내에서 가장 높아요.

영어로 이뤄지는 수업도 66% 이상으로 가장 높습니다. 이미 높은 수준의 국제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MBA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하물며 자기 자신의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수익률이 가장 높은 투자입니다.

이에 맞춰 MBA 과정 또한 빠르게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회사의 CEO와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EMBA, 금융 전문가 양성을 위한 FMBA, 국제적으로 교류하며 경영 트렌드를 익힐 수 있는 GMBA, 국내 최초의 MBA 과정인 KMBA, 서울(고려대)·상하이(푸단대)·싱가포르(국립싱가포르대) 등 아시아 지역의 명문 MBA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S³ 아시아(Asia) MBA’ 등이 대표적이에요.

지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앞으로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김동원 원장 약력 : 1960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매디슨) 박사. 고려대 총무처장. 고려대 기획예산처장.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 2014년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현). 2015년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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