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골칫덩어리 ‘유령건물’을 가다] ④ 화곡동 은성교회, ‘청년주택’ 소식으로 시끌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유령건물. 공사를 중단하거나 완공 후 버려져 방치된 건물을 말한다. 폐건물이라고도 한다. 유령건물은 도시 미관 저해와 주변 상권 침체 등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골칫덩이다.

2016년 12월 기준 전국에 공사가 중단된 유령건물은 387개, 평균 방치 기간은 153개월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통계다. 세계의 중심을 꿈꾸는 서울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도심 곳곳 우뚝 선 유령건물들이 서울을 찾은 세계 정상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유령건물은 대체 어떤 사연을 갖고 흉물로 남겨진 것일까. 현재 어떤 모습일까. 서울시내 주요 유령건물을 2월 1일 찾았다.

◆ 강서힐스테이트 미분양 상가 수혜
[골칫덩어리 ‘유령건물’을 가다] ④ 화곡동 은성교회, ‘청년주택’ 소식으로 시끌
강서구 화곡동의 대표 유령건물은 10년째 방치돼 있는 ‘은성교회’다.

1979년 설립된 은성교회는 2007년 600억원 규모의 예배당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교회 재정은 20억원에 불과했고 담임목사가 교인들에게 돈을 빌려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다가 소송전으로 번졌다. 공사는 중단되고 교회는 2014년 파산했다.

교회 부지 총면적은 2만2894㎡(6925평)에 달한다.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규모다. 은성교회 길 건너편에 자리한 강서힐스테이트의 한 주민은 “(은성교회 부지) 개발과 관련해 이따금 소문이 도는데 그때마다 동네가 들썩인다”며 “최근에는 임대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확인 결과 은성교회 부지를 활용한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이 논의된 것은 사실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가 역세권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청년이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주택 공급을 촉진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임대주택과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쯤 사업주가 찾아와 검토해 달라며 자문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2월 1일 현재 접수되지 않은 상태”라며 “담당자가 기본적인 사업 요건과 행정절차 등을 설명해 줬을 것이고 공식적인 행정절차는 정식 접수가 완료된 이후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미 주민들 사이에는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뭐라도 빨리 들어와야 주거 환경이 살아날 수 있다는 찬성 측 의견과 소규모 임대 가구로 구성된 청년주택이 집값을 떨어뜨리고 교통 혼잡 문제 등을 야기할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수혜 기대주는 강서힐스테이트 단지 내 상가다. 2014년 분양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도 다수의 점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소비층이 늘어나면 상황이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서힐스테이트 상가는 전체 155개 점포 중 12개가 미분양 상태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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