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제 137호 (2016년 10월)

섹스토이 사용설명서



[한경 머니=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성 전문가·보건학 박사]섹스토이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고대 유물 발굴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 온 놀잇감이 바로 ‘섹스토이’인 것이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한 사업가 ‘페북 친구’가 올린 포스팅에 눈길이 머물렀다. 현재 독일 출장 중인 그가 분주한 일정의 막간을 이용해서 ‘아내를 위한 선물’을 사기로 했다며 올린 포스팅의 사진 속에는 보라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깔을 가진 올록볼록하고, 꼬불꼬불하기도 하고, 굵고 짧은 형형색색의 딜도들이 진열돼 있었다.

이제는 이렇게 섹스토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변태스러운 것이라기보다 장난스럽고 재치 있는 일이라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성문화를 위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딜도’란 남자의 음경을 본떠 만든 성 기구, 이른바 여자를 위한 섹스토이의 대표 격으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섹스토이로 사랑(?)받아 온 물건이다. ‘아주 오랜’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성적으로 활발한 특정 나라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된 흔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옛날 딜도의 재질은 옥으로 된 것, 나무로 깎은 것, 돌로 된  것 등 다양하며,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신라시대의 유물인 안압지에서 나무로 깎은 것이 발견되기도 했을 정도로 어느 문화권에서든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 사용돼 왔던 성 놀잇감이었다.

그것을 보면 성이야말로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라서, 규칙적으로 섹스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든 없든 간에 어떻게든 그 욕구를 해소해야 좀 더 행복한 것이 분명하다.

현재의 딜도는 플라스틱, 라텍스 등 여자의 몸속에 들어가도 안전한 재질로 만들어지는 데다 ‘부르르’ 떠는 진동기의 기능까지 갖춘 예쁘고 세련된 모양인 것들이 많이 나와 있다. 디자인도 여자가 흔히 사용하는 립스틱이나 USB 같은 모양을 한 것도 있어 가지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섹스토이는 이런 딜도 외에도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진동기(바이브레이터)’가 주류를 이룬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제품이 ‘전동식 안마기’였다고 하는데, 말이 좋아 안마기이지 실상은 자위 도구로 개발되고 사용돼 왔던 바이브레이터다.

◆섹스 돕는 흥미로운 장난감들

오래지도 않은 1930년대까지도 서구에서는 여자들의 히스테리를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의사들은 성기 마사지를 시도하곤 했다. 여자들이 히스테리를 부리는 원인은 ‘자궁이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 생각했기에 그 자궁을 달래는 방법으로 성기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무척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참 흥미롭다. 어떤 아리따운 요조숙녀가 “나 오늘 히스테리가 일어나니 병원에 가서 치료 좀 받고 오겠어요”라고 당당히 말하고 병원에 가서 성기 마사지를 받고, 신사인 남편은 내용도 모른 채 아내의 요란한 히스테리를 달래주는 방법이 있어 천만다행이라 생각했을 테니 말이다.

그 성기 마사지란 아마도 성기 전체를 마사지함으로써 음핵을 자극하고, 그러다 보면 쾌감이 느껴져서 성적인 만족을 가져오고, 긴장이 풀려 ‘히스테리’가 가라앉는 메커니즘이었을 것이다.

어떻든 이렇게 여자들의 오르가슴을 위해 ‘애무’와 ‘삽입’의 두 가지 측면을 다 해소할 수 있는 진동기를 겸한 딜도는 현재 다양한 모양으로 개발돼 있다. 심지어 여자들에게 가장 행복한 오르가슴이라는 지 스팟(G-spot)을 자극하는 모양의 딜도도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현대의 여자들은 자신의 성감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여자뿐 아니라 남자의 쾌감을 위해서도 진동기는 아주 유용하다. 남자들은 젊을 때는 여자의 속살을 흘낏 보기만 하는 간단한 자극만으로도 강력한 발기가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쉽게 발기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단단한 발기가 되도록 자극받기도 어렵다.

나이가 들면 파트너들의 노골적이고 야한 자극이 필요한 것은 남자가 더욱 그렇다. 나이든 남자가 성적으로 더한 흥분을 얻으려면 진동기를 이용해 직접적인 성기 애무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남자의 만족스런 섹스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진동기뿐 아니라 여자의 성기 모양을 본뜬 섹스토이도 있으며, 실제 사람 크기의 섹스 인형인 리얼돌도 나와 있다(물론 아직도 꽤 비싸다). 하지만 혼자 하는 섹스가 아니라면 부부간의 섹스를 도와주는 데는 역시 딜도와 진동기가 유용하다.

특히 오래 같이 살아 섹스의 패턴이 정해지고 익숙해져서 자극이 잘 안 되는 데다 피부가 노화돼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한 중년기 이후의 부부들에게 섹스토이는 신선한 자극을 준다. 섹스토이를 이용해 혼자서 성 욕구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이유다.

침대 위에서 부부가 서로 섹스토이를 이용해 상대의 몸을 자극하고, 흥분을 느끼게 해주며, 상대의 흥분한 모습을 봄으로써 자극을 받는 즐겁고 유쾌한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간에는 서로 합의만 하면 어떤 행위도 변태가 아니다(물론 상대를 아프게 하거나 상처를 입히면 안 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섹스토이는 민감한 부위에 사용하는 것인 만큼 위생적으로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며, 섹스토이의 자극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진동기의 경우 사람과의 섹스에서 받는 자극보다 훨씬 쉽고 강한 자극을 받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장난감으로 잠깐 잠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지나친 자극에만 빠져 파트너를 밀어내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인해 나와 파트너의 성감과 흥미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말 그대로 그것은 아주 흥미로운 장난감이 돼줄 것이다. 섹스는 몸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순간 그 몸의 감각을 더욱 황홀하고 행복한 즐거움으로 이끌고 싶다는 마음은 상대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서 나올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성 전문가·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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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6-10-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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