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심리학으로 본 싱글의 외로움 극복하기

돌싱인 선배가 술을 한 잔 하며 외로운 고백을 한다. “오늘 애인이랑 이별했어. 일 년 정도 서로 좋게 잘 지냈고 그러다 보니 그쪽에서 결혼할 의사를 표현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결혼할 자신이 없더라고. 그러다 보니 멀어지고 헤어졌네. 누군가 있다가 사라지니 외로움이 몇 배는 더 크게 느껴지는군.”
외로운 싱글의 외롭지 않게 사는 법
중년 싱글이란 단어가 어떤 이들에겐 자유와 사랑이 넘실대는 판타지 영화처럼 달콤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중년 싱글의 ‘나 혼자 살기’가 만만치 않은 듯하다. 연구 결과를 봐도 혼자 사는 것보다 함께 사는 것이 심리적, 신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이야기에 싱글 분들 걱정이 될 수 있겠으나 위로가 되는 연구도 있으니 갈등이 많은 상태의 불행한 부부보단 행복한 싱글이 더 건강하단 결과도 있다.

요즘 인문학의 영역이던 행복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72년이란 긴 시간 동안 700명 넘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살펴본 하버드대 연구 결과를 보면 행복과 성공을 가져오는 최고의 요소가 좋은 관계라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이 더 성공하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한 일간지 칼럼에 인용했더니 인터넷에 악플 성격으로 달린 댓글이 재미있다. ‘그걸 연구를 안 하면 모르냐, 하버드병에서 벗어나야 한다.’

싱글이냐 아니냐를 논하기보다는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한데, 아무래도 싱글이다 보면 가정이 있는 경우보다 외로움을 느끼기 쉽다. 보통 외로움을 결핍의 감정이라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외로움은 환경적 결핍에 기인한 이차적인 감정 반응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본능과도 연결돼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다음 세대를 만들기 위한 성적 본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힘, 외로움도 우리 유전자 안에 본능적 느낌으로 내재돼 있는 것이다. 외롭지 않다면 사회적 관계를 열심히 만들 리 없다. 인간이 발달시킨 사회와 문화는 이 관계망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사회적 유대감을 향한 외로움이 없었다면 인간이 문화적 특성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외롭기 때문에 외롭기도 하지만 외로움은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본능적 감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본능적 외로움이 중년에 접어들면서 더 커지는 것으로 돼 있다. 그래서 중년 싱글에겐 외로움이 더 크게 찾아올 수 있다. 환경적으로도 외로운 상황에서 중년 이후 남성에게 외로움이 자연스럽게 크게 커지기 때문이다.

중년의 이런 감성 변화를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은 생물학적 생존뿐만 아니라 동물과는 달리 문화를 함께 계승하는 것이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데, 인생의 전반부가 생물학적 생존을 위한 시기였다면 인생의 후반부는 문화를 계승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머리도 빠지고 팔다리에 힘도 없어지고 나이가 들면서 생물학적 매력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예술적 감수성은 증가해 오히려 삶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항노화를 하겠다며 억지로 자기를 젊게 만들어 젊은이와 경쟁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에 오히려 저항해 힘만 빠지게 한다. 자신의 나이가 가져오는 섬세한 감정 반응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그 외로움을 동기 삼아 좋은 사람, 자연, 문화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보자.

[행복한 중년 싱글을 위한 팁]
1 나만의 문화적 취미가 꼭 필요하다. 대부호 투자가 워런 버핏의 스트레스 관리법이 우쿨렐레 연주라고 한다. 스트레스 관리는 스트레스를 나쁘다 생각하고 피하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스트레스에 지친 뇌에 즐거움을 주어 재충전하는 것이다.

2 자연과 친하게 지내고 몸의 움직임을 즐긴다. 건강하기 위해 운동을 하다 보면 운동이 숙제가 되고 동기도 떨어진다. 자연을 즐기고 내 몸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 돼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강도 찾아오게 된다.

3 좋은 관계 만들기.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는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하고 더 성공한다는 것이다. 많은 노력이 들어간 연구 결과가 어찌 보면 다소 허무하다. 과거부터 알고 있던 지혜가 맞았던 셈이다. 이해관계 없는 촉촉한 만남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

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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