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하루 1% 변화가 미래를 바꾼다
[한경 머니 기고= 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새해가 되면 10명 중 9명이 신년 결심을 하고, 그중 2명은 작심삼일은커녕 시작조차 해보지도 못한다고 한다. 작은 시작의 위력을 미처 몰랐던 것일까. 하루 1%의 변화가 결국은 미래를 바꾼다.

새해가 됐다. 해가 바뀐다고 갑자기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이 되는 것도 아닌데 해가 바뀌면 많은 사람이 신년 결심을 한다. 당신도 신년 결심을 했는가. 무엇을 결심했으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직장인 중 89.3%가 신년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들 중 62.6%는 ‘1개월도 되기 전에 결심을 중도에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더 심각한 것은 신년 결심을 했다는 사람 중 18.9%는 ‘작심삼일은커녕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현실이 이러한데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왜 매번 신년 결심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한 가지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너나없이 비장한 결심을 한다. 그런데 왜 그렇게 비장한 결심들이 대부분 시작도 못하고 없던 일이 되거나 용두사미로 흐지부지 되는 것일까.

거기에는 몇 가지 심리학적인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너무 거창하게 계획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나 금연 같은 개인적인 습관부터 조직의 혁신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그래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변화를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쉽게 변화할 수 있을까. 결론은 간단하다. 작게 시작하면 된다. 가족관계도, 재테크도, 건강관리도, 자기계발도, 노후 준비도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면 안 된다. 너무 심각하게 도전하면 쉽게 지친다. 작게 시작해야 끝까지 해낼 수 있고 결과적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미래로 미리 가서 현재를 선택하라

노자는 <도덕경>에 이렇게 적고 있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모두 쉬운 일에서 비롯되고,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그러므로 어려운 일을 해내려면 쉽게 시작해야 하고, 큰일을 이루고 싶다면 작게 시작해야 한다.

상담을 하다 보면 돈이 많건 적건, 지위가 높건 낮건, 노후에 인생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의미 있는 목표도 없이, 일에 대한 철학도 없이 그냥 열심히만 살았다는 것이다.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은 다르다. 그들은 가끔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의 행동을 선택한다. 그리고 작게 시작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물리학자 화이트헤드 박사는 작은 시작의 위력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그는 도미노의 크기를 1.5배씩 늘려 13개의 도미노를 만들었다. 그리고 도미노가 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힘의 크기가 어떻게 증폭되는지를 관찰했다. 첫 번째 도미노가 두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릴 때 물리적 힘의 크기는 0.0242마이크로줄(microJoule, 에너지의 단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12번째 도미노가 13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힘은 무려 51줄이나 됐다. 도미노 하나하나가 차례대로 쓰러지면서 힘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12번째에는 무려 20억 배나 증폭된 것이다.

그러니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자. 매일 하루 1%, 15분만 투자하자. 매일 아침 눈을 뜨면 10년 후 미래를 떠올리자. 그리고 10년 후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 한 가지만 찾아보자. 그리고 오늘이 지나기 전에 실천하자.

오늘도 내일도 매일 1%만 투자하자. 하루 1%만 잡아주면 나머지 99%는 저절로 달라진다. 1년이 되기 전에 이전과 전혀 다른 자신을 만나게 된다. 작게 시작하자. 크게 달라진다. 모든 위대한 성취에는 반드시 작은 시작점이 있다.

변화를 원한다면 너무 작아서 실패하기가 더 어려운 그런 작은 일부터 시도해야 한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크게 생각하되, 시작은 작게 해야 한다. 누가 책을 쓰는가? 매일 한 줄씩 쓰는 사람이다. 누가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는가. 날마다 한 문장씩 외우는 사람이다. 뭐든 크게 이루고 싶다면 작게 시작해야 한다. 작게 나눌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어렵지 않다.

이제 새해가 시작됐다. 종종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자. 10년, 20년 후의 미래,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그 미래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 한 가지를 찾아보자. 오늘밤 12시가 지나기 전에 실천하자. 오늘도 내일도 하루 한 가지만 실천하자. 그렇게 하다 보면 1년도 되기 전에 놀랄 일이 일어난다. 오늘 행한 이 작은 시작이 얼마나 큰 나비효과로 이어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느 날 한 선생님이 열세 살의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너는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냐”고 질문했다. 물론 아무도 대답하는 학생이 없었다. 질문을 다 끝낸 후 선생님은 껄껄 웃으며 “나는 너희들이 대답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50세가 될 때까지도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로 이 선생님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김나지움(Gymnasium)에 다닐 때 그를 가르쳤던 필리글러 신부였다.

지금 당신의 나이는 몇 살인가.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우리 자신과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켜 우리로 하여금 진정으로 되고 싶은 자기가 되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훗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지금 당장 시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big story]하루 1% 변화가 미래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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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