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1등 PB센터’의 비밀

[SPECIAL] KEB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고객 취향 저격…금융X문화 아지트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국내 금융시장을 놓고 ‘포화상태’라는 평가가 내려진 지는 이미 오래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고객들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기 위한 특별한 무언가를 애타게 찾아나서는 것도 ‘뺏지 않으면 빼앗긴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산관리(WM) 사업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은행과 증권, 보험사들이 하나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한경 머니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프라이빗뱅킹(PB)센터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고자 4대 은행별 1등 PB센터를 직접 찾았다.

KEB하나은행은 젊고 역동적이면서도 항상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증강현실(AR)을 도입하는 핀테크(FinTech) 실험부터 영업점을 카페처럼 꾸미는 점포 리모델링 작업도 하나은행이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
[SPECIAL] KEB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고객 취향 저격…금융X문화 아지트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경구 PB부장, 고재필 PB팀장, 송혜영 PB부장, 박해영 PB팀장, 송승영 PB부장, 이성아 PB부장, 김영호 센터장]

“금융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에서 은행 로고를 거의 배제했습니다. 저희 센터는 1년 365일 고객들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인 ‘문화 아지트’를 지향하고 있죠.”_김영호 클럽원 PB센터장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클럽원(CLUB1) PB센터는 금융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는다. ‘CLUB1’이라는 명칭은 하나은행의 프리미엄 PB 브랜드인 ‘하나 골드클럽(Goldclub)’에서 따온 것으로 PB센터 가운데서도 ‘으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건물 외관부터 독특함 그 자체다. 수많은 원통형 구조물이 건물 외관을 에워싸면서 입체감을 극대화하고 있는데,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2018 건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내부 공간 역시 일반적 PB센터와는 차별성을 보인다. 우선 클럽원 PB센터의 6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라이브러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은 PB 고객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 가능한 ‘북카페’ 형태로 운영되는데 심야 시간대는 물론, 주말을 포함한 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주변 직장인과 지역민을 배려했다. 인문학과 문화예술은 물론 경제 관련 서적 등 다양한 주제의 도서가 비치돼 있으며, 주기적으로 교양 세미나 및 소규모 공연도 진행돼 주변 직장인들에게 작은 문화 쉼터가 되고 있다.

라이브러리 오른편에는 최고의 음향 시스템을 갖춘 ‘영화&음악 감상실’이 자리하고 있다. 무려 2000여 장의 CD가 비치돼 있으며, 이곳 역시 연중 24시간 가족 및 지인 등과 동반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처럼 쉼터로 꾸며진 6층을 지나 7층에 들어서면 상담 창구 및 1대1 상담실이 고객들을 맞는다. 여러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하나금융)의 이점을 살려 클럽원 PB센터 역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복합금융센터’로 운영된다. 상담실 역시 레드, 그린, 블랙 등 다양한 콘셉트의 프라이빗한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지막 8층은 다양한 소모임과 세미나는 물론 쿠킹 및 와인 파티 등 축하행사까지 진행할 수 있는 고객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PB 고객이 요청하는 시간과 모임 규모에 맞춰 탄력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젊은 자산가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많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클럽원 센터는 신흥 자산가들이 많은 지리적 특성에 맞춰 출범한 국내 유일의 문화예술 PB센터로 봐도 무방하다”며 “다양한 문화 공간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고 PB 고객들의 소개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현재 클럽원 PB센터에는 김 센터장을 비롯해 채권, 외환, 세무, 가업승계 등 자산관리(WM)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6명의 PB부장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mini interview]
김영호 클럽원 PB센터장 “컬처뱅킹이 핵심 경쟁력”

김영호 클럽원 PB센터장은 KEB하나은행의 최상위 PB 브랜드인 ‘골드클럽(Goldclub)’ PB부장을 지낸 후 본사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부서에서 2년여 간 근무하며 고객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착실히 쌓았다. 직전에는 고액자산가 고객이 많은 서울 대치동 골드클럽 PB센터장을 지내며 고객의 투자 성향 파악은 물론 자산가들의 취미활동과 기호를 자산관리(WM) 사업에 접목시키며 컬처뱅킹(Culture Banking) 구현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클럽원 센터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소개한다면.
“먼저 하나금융투자와의 협업을 통해 내방 손님들에게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 아닐까 싶네요. 특히 저희 센터의 경우 벤처 1~3세대와 스타트업 오너들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도 풍부한 편이죠. 센터 오픈 이후 대략
1년 반 만에 자산이 2배 가까이 성장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죠. 무엇보다 컬처뱅킹 구현을 통해 기존 은행과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저희 센터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자산가 고객들의 최근 투자 트렌드를 짚어준다면.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예측 가능한 수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데 사모펀드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가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거죠. 특히 저희 센터의 경우 젊은 벤처사업가 고객이 많아서인지 스타트업(신생 창업) 투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金) 상품과 부동산 펀드 투자에 대한 투자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산가들이 염두에 둬야 할 하반기 투자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올해에는 연초부터 금리 인상 이슈를 비롯해 경기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대북 리스크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켜 왔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5% 전후의 수익률을 목표로 안전한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입니다.”
[SPECIAL] KEB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고객 취향 저격…금융X문화 아지트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9호(2019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