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서진식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차장]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요즘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필수적이다.
멀티에셋 펀드, 분산투자 해법 되나
분산투자의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분산투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에셋 펀드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연내 유지될 높은 변동성
멀티에셋 펀드에 대해 알아보기 전 먼저 현재 투자 환경에 대해 짚어보자. 올해 내내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미·중 무역분쟁 △유럽의 정치적 이슈 △경기사이클 고점에 대한 이슈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비롯되는 불확실성이 올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연초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증시가 일부 상승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양국의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유럽의 정치 이슈도 올해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을 꾸준히 높이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최근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협상 기일이 2019년 10월로 연기됨에 따라 당분간 브렉시트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협상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또다시 브렉시트에 의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금융시장의 주요 변동성 요인은 경기사이클 고점에 대한 이슈다. 미국을 중심으로 최근 경기가 좋은 모습을 보여 왔지만, 경기사이클 고점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제 경기가 꺾이면서 침체기에 들어서지 않을까’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공격과 방어’ 모두 중요
올해처럼 다양한 불확실한 요인들로 인해 변동성이 지속되는 구간에서는 분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다만, ‘변동성 확대’가 ‘주식 자산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이 큰 폭의 변동성을 수반하면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골고루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공격과 방어의 균형 잡힌 투자 전략을 통해 주식시장의 상승에 참여하면서도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에는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대비가 돼야 한다.

공격 자산은 변동성이 높지만 기대수익도 높은 글로벌 주식을 들 수 있다. 이는 위험자산이 상승할 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반면, 방어 자산은 상승의 폭은 적을 수 있지만 반대로 큰 폭의 하락도 막아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자산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가 방어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적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나는 비전통 자산(부동산, 모기지담보 증권 등)에 투자하는 것도 포트폴리오의 방어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이처럼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들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인이 무수히 많은 다양한 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번거롭고 어려울 있기 때문에 멀티에셋 펀드가 훌륭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주식과 채권, 그 이상의 자산 배분
멀티에셋 전략이란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적 자산뿐만 부동산, 모기지담보 증권 등 비전통 자산까지 동시에 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이러한 자산별 분산투자와 더불어 선진국, 신흥국 등 지역별로도 골고루 분산하고, 다양한 통화 분산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즉, 멀티에셋 펀드를 활용하면 여러 자산 및 지역, 통화에 동시에 투자하는 분산 효과를 즉각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멀티에셋 전략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왜 핵심적인 대안이 될까. 이는 자산 배분을 통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열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자산의 분기별 성과를 분석해보면 매 분기마다 가장 성과가 좋은 자산이 계속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매분기 가장 잘하는 자산을 선택해 집중 투자하면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매 분기 가장 잘하는 자산을 미리 예측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멀티에셋 펀드에 투자하면 이러한 마켓 타이밍과 상관없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열어 둘 수 있게 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멀티에셋 펀드는 예측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상품이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 전문가인 버나드 맨스 바루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바닥에서 사서 꼭지에서 팔려고 하지 마라. 거짓말쟁이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할 수 없다.” 시장의 투자 타이밍을 매번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다양한 이슈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마켓 타이밍 전략의 효용성이 더욱 떨어진다. 이것이 분산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9호(2019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