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ance 제 141호 (2017년 02월)

가업상속공제 활용에서 놓치기 쉬운 함정들



[한경 머니=고연기 상무·황지원 회계사 EY한영회계법인 세무본부 상속·증여전담팀]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 문제를 완화시켜주기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는 제도가 바로 가업상속공제다. 하지만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너무 안일하게 공제 혜택을 기대하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 원이 넘는 상속재산에 대해 적용되는 세율은 50%다. 해당 세율은 상속하는 모든 재산에 적용되는 것으로 가업을 승계하기 위해 회사의 주식을 상속·증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다.

더욱이 여기에 기업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인 경우에는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평가제’에 따라 최고 65%까지 세율이 올라간다. 만약 상속세의 납부 재원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회사의 주식을 팔아 상속세를 충당해야 하는데, 이렇게 현행 세율에 따라 상속세를 부담해야 할 경우 2·3대를 거친 후의 지분은 경영권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평생을 바쳐 일궈온 기업이 다음 세대에서는 공중분해가 돼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소기업 혹은 중견기업의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정부에서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하면 연 매출 3000억 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주가 10년 이상 경영해 온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가업상속재산의 100%를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적용 후에도 10년간 사후관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상속세 추징에 따른 세금 폭탄을 맞게 될 위험이 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용하는 데 있어 놓치기 쉬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본다. 

사례 1) 윤부자 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20년째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A법인의 대표로, 아들 윤후계 씨에게 사업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가업을 승계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윤후계 씨는 3년 전부터 회사에 입사해 아버지로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아오던 중 윤부자 씨의 사망으로 회사의 주식 100%를 상속받게 됐다.

이 경우 윤후계 씨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을까. 가업상속공제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에 대해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해서 경영해 온 사업을 상속 개시일 이전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한 상속인에게 상속하는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상속인은 상속세 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 및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이내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 윤부자 씨는 20년간 대표이사로서 A법인을 운영해 왔으며 윤후계 씨는 3년 동안 가업에 종사해 왔으므로 다른 요건은 충족하나, 부동산임대업의 경우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으로 보는 업종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윤후계 씨의 상속세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용할 수 없다.

사례 2) 이무관 씨는 아버지 이재산 씨의 사망으로 주물제조업을 영위하는 B법인의 발행주식을 상속받았다. B법인은 이재산 씨가 30년간 운영해 온 중소기업으로 이무관 씨는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적용에 따라 500억 원에 상당하는 상속세를 공제받았다.

1년 후 과세관청은 이재산 씨의 사망에 대한 상속세 조사를 실시하던 중 B법인의 자산 가운데 사업과 무관하게 임대한 토지와 보유하고 있던 다른 법인의 주식을 발견했고, 상속세 공제세액의 감액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할 것을 고지했다.

이처럼 이무관 씨의 가업상속공제액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가업상속공제 제도에 따른 공제액을 계산하는 경우 상속공제액은 ‘가업상속재산’을 기준으로 해 최대 500억 원을 한도로 한다.

가업상속재산은 법인의 경우 해당 법인의 주식을 말하는데 이때 사업과 무관한 자산의 비율에 대해서는 제외해야 한다. 가령, 주물제조업을 영위하는 B법인이 사업과 무관하게 부동산을 임대하고 있는 경우 법인의 주식가액은 그 부동산의 비율만큼 가업상속재산에서 제외된다.

또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타 법인의 주식은 투자가 목적인 경우 및 영업활동상 협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너지를 위한 주식의 보유라고 할지라도 업무무관자산에 포함된다. 타 법인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해 보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가업상속공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법인의 경우라면 보유하고 있는 임대 부동산 및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주식, 채권 등의 업무무관자산에 대해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정리하는 등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례 3) 경기도 성남에서 전자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C의 대표 이회장 씨는 30년간 회사를 운영해 왔으며 그 결과 C기업은 해당 업계에서 건실한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던 중 이회장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C기업은 아들인 이경솔 씨에게 승계됐고, 다행히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을 충족해 이경솔 씨는 상속세의 대부분을 공제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대표로 취임한 이경솔 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키워 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회사를 승계받은 지 5년 후 공장자동화를 구축해 인원의 40%를 절감했으며, 생산의 효율화를 이뤄 회사의 이익이 증가했다. 그런데 이경솔 씨는 그 해 과세관청으로부터 상속세 공제세액의 추징에 따른 상속세를 납부할 것을 통보받았다.

이미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이경솔 씨가 간과한 부분은 무엇일까. 가업상속공제의 특례를 누리기 위해서는 가업 상속 후 10년간 정상 승계 여부에 대한 사후관리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았다 하더라도 가업 상속인이 상속 개시 이후 10년 이내에 사후관리 요건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공제받은 금액에 사후의무 위반 기간에 따른 추징률을 곱한 금액에 대해 상속세를 다시 계산해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경솔 씨의 추징 사유는 무엇일까. 이경솔 씨는 상속이 개시되는 사업연도의 고용인원 유지 규정을 위반했다. 비록 인원의 감축은 회사의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가업상속공제에 따른 사후관리 규정은 위반 사유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이경솔 씨는 공제받은 상속가액이 전액 추징돼 그에 대한 상속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2017년 이후 적용되는 개정 세법에 의하면 사후관리를 위반해 상속세를 추징하는 경우에는 추징하는 상속세액에 대해 상증세법상 연부연납 이자율인 1.8%만큼의 이자상당액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경솔 씨는 공제받은 상속세액을 납부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5년간의 이자상당액도 부담하게 돼 상속 시 적용받은 공제세액보다 많은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가업의 승계 후 10년간 사업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받은 가업상속공제의 혜택이 더 무거운 짐이 돼 돌아온 셈이다.


가업상속공제는 평생을 바쳐 사업을 일궈 온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가업의 승계에 따른 상속세의 부담을 덜어 가업을 유지하는 데 있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가업상속공제만 믿고 있다가는 복잡한 적용 요건 및 까다로운 사후관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가업상속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거나, 심지어는 추징에 따른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가업 상속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용하기에 앞서 회사의 10년간 장기 사업 계획에 대한 고려 등 충분한 사전 검토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칫 가업상속공제의 혜택이 후계의 경영에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연기 상무·황지원 회계사 EY한영회계법인 세무본부 상속·증여전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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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2-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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