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ance 제 157호 (2018년 06월)

절세부터 증여까지 돈 되는 ‘특허 세테크’



[한경 머니 기고=유경동 윕스 전문위원 ]특허가 증여세 절약에도 톡톡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기업인들이 많다. 특허를 활용한 세테크는 아는 만큼 보이는 ‘솔로몬의 지혜’다.

특허와 관련돼 일반인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이슈는 특허권 다툼, 즉 ‘특허 소송’이다.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권을 무단 도용한 측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이나 판매금지 등을 청구하는 법적 다툼이다. 애플과 삼성 간 특허 소송이 대표적이다. 특허괴물이라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국내외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이슈 하나는 특허 거래다. 어디가 누구에게 얼마를 받고 특허권을 양도했다는 식의 언론 보도 말이다. 최근에는 구글이 로봇 관련 보유 특허를 보스턴 다이내믹스 측에 일괄 양도했다는 기사가 났다. 팬택의 특허가 자꾸 국외로 팔려 나가는 것 역시, 안타깝지만 특허 관련 대표 이슈 중 하나다.

“내 특허로 대기업 어디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일확천금을 받아낼 거야.” “소송까지 갈 거 뭐 있어. 거금 받고 특허를 팔면 되지.”
특허 출원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꿈을 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그 특허권자가 중소기업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대다수 중소기업 대표들은 특허를 권리행사나 거래용도로 보유하려 들지 않는다. 당장의 한두 푼이 아쉬운 게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이들은 특허를 통한 현금화나 자본화, 즉 ‘지식재산권 유동화(IP Monetization)’에 훨씬 더 큰 기대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을 일선 IP 현장에서 흔하게 목격한다.

◆특허도 돈, 유동화에 주목하라

A사를 운영하는 B대표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헤드폰 기술’ 관련 특허에 대해 최근 가치를 평가받았다. B대표는 한국발명진흥회가 운영하는 ‘사업화연계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1500만 원의 총 평가비용 가운데 30%인 450만 원만 부담, 정부 지정 기술평가기관을 통해 특허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해당 특허는 최종 8억6000만 원의 가치평가액이 산정됐다. B대표는 이를 즉시 A사에 현물 출자해 자본증자에 활용했다.

이 사례는 최근 필자가 직접 관여한 특허가치평가 건 가운데 하나다. B대표와의 사전 면담 결과, A사는 해당 특허로 특허권을 행사해 소송을 진행하거나 양도를 통해 목돈을 챙길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솔깃하긴 하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B대표의 설명이었다. 엄청난 소송비와 거래성사금 등 중소기업으로선 감당하지 못할 초기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특허가 곧 돈이 되는 유동화 장면은 ‘절세’ 현장에서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중소기업 오너 사장들의 단골 골칫거리 중 하나는 ‘가지급금’ 처리 문제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지급금이 쌓이게 돼 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법인세를 물어야 하는 지경에까지 몰린다. 가지급금뿐 아니라 미처분이익잉여금이나 명의신탁주식 등도 오너 CEO들을 괴롭히는 단골 골칫거리다.

이러한 문제를 특허가 풀어준다. 특허가 절세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게 가능하려면 대표 개인 소유의 특허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특허를 회사에 팔면서 그 양도대금으로 가지급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레 부채율도 개선된다. 결국 회사 신용등급도 올라가 공공입찰 등에 참여할 경우 가점 포인트로 작용한다. 여기에 덧붙여 대표가 개인적으로 운용 가능한 쌈짓돈까지 특허로 마련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특허, 즉 산업재산권 확보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정부 차원에서 장려하는 사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IP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특허권 확보와 활용에 적잖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IP 유동화는 한마디로 말해, 특허를 활용한 세테크인 셈이다.

기업이 자체 연구·개발(R&D)한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등을 이전 또는 대여 시 세액감면(이전 시 50%, 대여 시 25%)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특허권, 실용신안권 등을 내국인으로부터 취득 시에도 10%의 세액공제(비중소기업이 중소기업으로부터 취득 시 5%)를 해준다.

특허를 팔 때 역시, 실제 필요경비가 양도금액의 70%(내년부터는 60%)에 미달해도 70%(2019년부터는 60%)까지 필요경비로 모두 인정해준다. 산업재산권 양도소득은 양도소득세로 과세하지 않는다.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종합소득세를 매긴다. 세금 부담이 훨씬 적어지는 것이다.

또 개인이 산업재산권을 출자해 법인 전환 시 이 현물출자로 인한 양도소득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현물출자로 받은 주식을 양도할 때는 낮은 세율을 적용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특허권 등을 얻기 위해 ‘종업원’에게 지급하는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서는 300만 원까지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종업원에 ‘대표’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현행 ‘발명진흥법’에 따르면 그렇다. 따라서 회사 설립 초기 회사 소유의 특허가 필요하더라도 일단 대표 명의로 특허를 따놓는 게 좋다. 이후 회사에 특허권을 이전하면서 회사로부터 보상금이나 양도대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가지급금 등 기업 리스크를 헤징할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명심하자. 이른바 ‘특허 경영’의 시작은 대표 개인 소유의 특허 확보부터다.


◆가업승계 일등공신, 특허

특허가 증여세 절약에도 톡톡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기업인들이 많다. 앞서 언급했듯 지재권 활성화 지원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특허 양도에 따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필요경비율을 70%나 적용해준다. 과세 표준이 30%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만약 자식에게 현금을 그대로 증여한다면 직계비속 공제를 적용하더라도 증여액 대부분이 과세표준이 돼 막대한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자녀 소유의 특허를 부모 회사가 양수하는 방식으로 증여가 이뤄진다면 총 증여액의 30%에 해당하는 부분만 소득세로 내면 된다.

물론 이때도 자식이 본인 명의의 특허를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만큼 변리사나 세무사 등 관련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공조가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 부모에게 받는 같은 돈이라도 그대로 물려받으면 엄청난 증여세 폭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지식재산권의 양도에는 70%라는 높은 경비율이 적용돼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것이다. 적용 경비율이 내년부터는 60%로 줄어들 예정이다. 만약 증여를 통한 가업승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연내에 타결을 목표로 서둘러야 한다.

다만, 특허가 각종 세제 혜택의 만능 같아 보여도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먼저 특허 양도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70%의 필요경비율을 적용받는 건이 상습적으로 많을 경우, 세무서에서 소득분류를 ‘사업소득’으로 전환시켜 버린다. 내야 할 세금이 그만큼 크게 증가한다는 얘기다. 또 국내 사업장이 없는 외국인에게 특허를 팔 경우 원천징수하는 사용료 소득으로 분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특허의 양도나 상속·증여 시 그 가치평가가 보편타당하게 이뤄졌음을 과세당국이 납득토록 해야 한다. 필요 시 해당 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당국은 특허권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눈여겨볼 것이다. 정부가 공식 지정한 기술평가기관을 통해 가치평가를 받아 놓는 것이 안전하다.

유경동 윕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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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5-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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