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불꽃' 알리는 불씨 될래요”
Deep focus
가수 인순이 & 작곡가 전수경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세계인의 겨울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성화 봉송가인 ‘Let Everyone Shine(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을 작곡한 전수경 음악감독과 가수 인순이는 노래의 불꽃을 통해 평창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성화 봉송 주제가인 ‘Let Everyone Shine(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은 한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구가 특히 인상적이에요. 이 노래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널리널리 전파하는 불씨가 되길 바랍니다.”

가수 인순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 봉송 주제가 가수 겸 홍보대사다. 두 말이 필요 없는 베테랑 가수이지만 가사, 음정, 박자 하나하나 섬세한 전달을 위해 긴장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2017년 10월에는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성화 인수식에도 다녀왔다. “비행기 좌석 2열(4개)을 비우고 투명한 상자에 성화를 넣어 고이 모셔오는데, 10시간 비행 내내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감격스러웠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개최될 수 있도록 주제가를 최대한 열심히 부르고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주제가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성화 봉송가인 ‘Let Everyone Shine’이 사실상 공식 주제가인 셈이다. 작곡가인 전수경 음악감독(키이츠서울 부사장)은 “처음에는 올림픽의 여러 주제가 중 하나일 줄 알았는데, 패럴림픽 주제가에까지 두루 쓰이게 돼 기쁘면서도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광고음악계의 여왕’으로 잘 알려진 실용음악 전문가다. 현대증권, 캐논, 옥션, 이마트 등의 광고음악을 만든 작곡가로 유명하다. 2012년에는 가수 박정현이 부른 핵안보정상회의 주제가인 ‘Peace Song(부제: 그곳으로)’을 만들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의 의미를 잘 전달하기 위해 고심했어요. 인순이 선생님은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팬들이 있고, 폭발적인 무대 매너를 갖춰 올림픽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_전 감독

‘Let Everyone Shine’은 인순이의 힘 있는 가창력과 웅장한 멜로디가 어우러지는 곡이다.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에 ‘Let Everyone Shine’의 후렴구를 살짝 들려드립니다. 그러면 어린 아이든 외국인이든 다 따라 부르세요. 정말 많은 분들이 같이 부르기 좋은 음악이에요.”_가수 인순이

성화 봉송 주제가는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기도 하다. 전 감독은 2017년 8월 강원도 춘천에서 이 노래를 처음 발표하던 날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비가 엄청 온 날이었는데, 호수 주변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 비옷을 입고 우산을 받치고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앙코르 요청으로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Let Everyone Shine’이 불렸는데 감동이었죠.”_전 감독

세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낮은 국민적 관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오는 2월 9일 개막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티켓 판매율은 저조하고, 숙박업소 등의 바가지 요금 논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세계인의 축제’를 여는 주인으로서, 손님을 맞을 채비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홍보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겉으로는 잘 표현을 안 하지만, 생각이 깊고 정이 많아요. 지금은 각자 생업 때문에 바빠서 열기가 뜨겁지 않지만 올림픽 기간이 되면 국민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잘 치러낼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_가수 인순이

인순이는 특히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 전부에게 뜨거운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봅슬레이팀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외인구단처럼 여기에서 실패하고 저기에서 다친 사람들이 모여 세계 1, 2위를 하고 있다”며 “매번 ‘거위의 꿈’을 부르며 꿈을 가져라, 희망을 가져라 얘기해 왔지만, 봅슬레이 선수들은 직접 삶을 통해 그 희망을 보여줬다”고 했다. 국민들의 염원이 하나로 모이면 더 많은 종목에서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최선을 다해 운명을 바꿔보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인기 종목, 비인기 종목 가릴 것 없이 모든 선수들에게 힘이 됐으면 합니다. ‘Let Everyone Shine’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긍정의 힘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