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모름지기 도서관의 가장 큰 기능은 역시 ‘독서의 장’일 터. 하지만 막상 도서관에 가게 되면 그 많은 책들 중 어떤 책부터 읽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들 중 중년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엄선해봤다. 도움말 곽경민 국립중앙도서관 자료운영과 주무관

<인생우화>
류시화 지음, 연금술사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이 책은 시인 류시화가 폴란드 지역의 우화에서 영감을 얻어 저자의 통찰력과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우화집이다. 책 속에 있는 45가지의 에피소드를 읽고 있노라면 헤움
(폴란드 루벨스키에주에 있는 도시) 사람들의 황당한 사고방식에 당혹스러워지고 이들의 어리석음과 과장됨에 웃음이 난다. 하지만 이내 어리석게만 보이는 ‘헤움 식으로 살아가기’와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매우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인생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엉뚱한 진실에 다가가고 싶다면 헤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숨겨진 우리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무레 요코 지음, 이봄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이 책은 <카모메 식당>으로 알려진 작가 무레 요코가 자신의 외할머니 모모요에 대해 쓴 에세이다. 사실, 우리에게 할머니는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다. 즉, 대상화돼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지워지는 존재였다. 하지만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요즘 할머니들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한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도 그렇다.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마치고, 본인의 일을 즐기며 열심히 사는 아흔 살 모모요의 모습에서 노인의 나약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모모요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진 노인에 대한 편견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산수의 감각>
조지 셰프너 지음, 바다출판사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특별히 수학을 좋아하거나, 그것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수학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물며 수학 하면 어렵다는 편견이 강한 것도 사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한 산수만으로 복잡한 세상사를 명쾌하게 설명해낸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당신이 세 개의 오디오 모델 중에 선택을 못해서 구매를 망설이고 있을 때 도움이 될 만한 방법, 그리고 혹여 구매 결과가 실패에 가깝더라도 낙심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조언해준다. 또 일터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간단한 숫자 몇 가지와 연산으로 시원스럽게 푸는 등 문제 해결 방향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100세 쇼크>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음, 굿인포메이션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하지만 노후 준비를 놓친다면 장수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장수를 축복으로 맞이하기 위한 노후 준비 솔루션을 제시한다. 100세 시대가 왜 쇼크로 다가오는지 다양한 자료와 그래프 등으로 사회의 여러 측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연령과 직업군별 자산관리 힌트를 제공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기후변화의 심리학>
조지 마셜 지음, 갈마바람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날씨다. 그만큼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밀접하고 모든 이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들은 이 사안에 무관심하거나 외면하기 마련이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저자 조지 마셜은 심리학자, 기후과학자, 환경 운동가 등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의 이야기들과 관점을 통해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정리해 기후변화의 무관심한 이유와 그에 대한 해답을 면밀히 파헤친다.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이시형 지음, 비타북스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아무리 쉬어도 피곤한 현대인들의 신음이 사회 저변에서 들려오고 있다. 저자는 육체적인 피로 회복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과학적인 휴식 즉 , ‘뇌 피로’를 푸는 진정한 휴식에 대해 안내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뇌 피로가 만들어지는 과정, 누적되면 보이는 우리 몸의 변화, 진행될 수 있는 병, 뇌 피로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의학적으로 설명한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저자가 85세의 나이지만 40대처럼 일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바쁜 일상 속 이 책을 통해 뇌의 피로를 예방하고 나에게 알맞은 휴식법을 찾아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키는 것은 어떨까.

<조선 명저 기행>
박영규 지음, 김영사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은

영화나 소설 속 조선시대는 매력적인 소재로 자주 등장해 왔는데 수령과 이방 등의 관리들이 백성들을 착복하고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모습들이 자주 그려졌다. 그렇다면 당대에는 탐관오리들의 폐단을 막기 위한 노력은 없었을까. 저자는 그 답을 접근하기 어려운 명저를 분야별로 나누어 친절하고, 자세하게 풀어냈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허준의 <동의보감>,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 16종에 이르는 각 분야의 명저를 탄생 과정과 핵심 내용, 그 의의까지 상세히 소개해 조선시대의 여러 모습을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3호(2018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