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서울시향은 5월의 첫 정기공연을 클래식 음악의 중심 도시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 빈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준비한다. 바로, 오는 5월 18일(토)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우 웨이의 생황 협주곡> 공연이다.
오케스트라로 만나는 5월, 서울시향 2019년 5월 정기공연
이번 공연은 안톤 폰 베베른의 ‘파사칼리아 작품 번호 1’ 연주로 시작한다. 베베른은 20세기 현대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아널드 쇤베르크의 제자로, 전통적인 음악의 형식을 기반으로 혁신을 작품에 담아낸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파사칼리아는 그가 작품 번호를 붙인 31곡 중 첫 작품으로 비로소 새로운 음악적인 도전을 시작한다는 결심을 담아낸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곡은 압축된 작곡 기법으로 마치 한 편의 시를 떠올리게 하며 짧은 주제를 반복하는 20여 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의 소리’ 생황 연주자
우 웨이와의 만남'
오케스트라로 만나는 5월, 서울시향 2019년 5월 정기공연
[우 웨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황 연주자 우 웨이는 “생황은 한국과 중국,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악기로 나는 생황이 중국의 악기라기보다는 아시아의 소리를 담아내는 악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생황은 신라시대 상원사 동종과 조선 후기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의 부조상 등 우리 일상 속에도 함께해 온 악기다.

우 웨이는 수차례 서울시향의 유럽과 북미 투어, 아르스노바 시리즈 등에 함께하며 평단의 갈채를 이끌어낸 음악적 동반자다. 그는 2011년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를 서울시향과 함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연주해 ‘헤럴드 앤젤스상’을 수상했으며, 진은숙의 협주곡이 포함된 서울시향의 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음반으로 2015년 국제클래식음악상(ICMA)과 BBC 뮤직 매거진상을 수상했다.

1977년생인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베른트 리하르트 도이치는 우 웨이가 협연할 생황과 관현악을 위한 음악 ‘현상’을 지난해 완성했으며, 이 곡은 서울시향 공연에 앞서 5월 5일 스위스 바젤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관객들은 아시아 최초로 이 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음정을 기본으로 대중음악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청중의 반응까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도이치의 작곡 방식이 이 곡에도 유지될지 주목된다. 이 작품을 서울시향과 함께 공동 위촉한 바젤 신포니에타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며 탁월한 현대 음악 해석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지휘자 발두어 브뢰니만이 포디엄에 선다.

필란드 거장의 새로운 색깔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라벨
오케스트라로 만나는 5월, 서울시향 2019년 5월 정기공연
[유카페카 사라스테]
오는 5월 23일(목)과 24일(금)에는 프랑스식 관현악의 마법사 라벨과 고전미를 뽐내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주하는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라벨>이 관객들을 찾는다. 라벨의 라 발스는 2011년 7월 서울시향이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첫 음반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다. 왈츠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를 향한 라벨의 존경심을 담아낸 이 곡의 제목인 ‘라 발스’는 왈츠의 프랑스어 표현이다.

이날 지휘봉을 잡는 유카페카 사라스테는 지휘 명문 핀란드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 협주곡’의 연주는 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형제가 맡았다.
오케스트라로 만나는 5월, 서울시향 2019년 5월 정기공연
[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형제]
이 곡은 두 대의 피아노가 서로 대화하듯 주고받는 유쾌함이 담겨 있는 곡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오케스트라 관악기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표현됐다. 치밀한 음악적 설계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두 대의 피아노 두 명의 피아노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유센 형제 중 누가 더 나은 연주를 펼칠지 기대되기도 한다.


베른트 리하르트 도이치.
우 웨이.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유센 형제.유카페카 사라스테.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8호(2019년 0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