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만나는 1% 리조트
[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영하의 기온, 움츠러드는 이 계절에는 따스했던 지난여름이 그립기 마련이다. 내년 여름만 기다리기엔 가는 세월이 아쉽다. 지금 떠나자, 럭셔리 리조트의 세계로.


파이란 하늘에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하얗게 부셔지는 백사장, 시원한 파도의 노래. 콧잔등이 아릿한 겨울에도 여름은 더 이상 추억의 계절이 아니다. 정반대의 계절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금, 비행기 표를 알아봤다면 이제 숙소를 선택할 때다.

겨울철 떠나는 여행 중 가장 호사로운 여행은 단연 여름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럭셔리 리조트’일 것이다.

호화스럽고 조용하며 나만을 위한 공간. 그림 같은 전망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기분 좋은 서비스가 가득한 고품격 리조트는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이 된다. 세계 럭셔리 리조트를 소개한다.


하루 10만 달러, 1% 리조트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리조트는 어디에 있을까. 또 얼마나 비쌀까. 매해 새로운 리조트가 개장하고, 고객에게 선을 보이는 가운데 2019년 지구촌에서 가장 비싼 리조트가 등장했다. 필리핀 팔라완제도의 반와섬에 위치한 새로운 리조트 ‘반와 프라이빗 아일랜드’다. 이 리조트의 하루 숙박료는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1억 원을 호가한다. 이마저도 2박 이상을 머물러야 숙박이 가능하다고 하니, ‘세계에서 가장 비싼 리조트’란 이름값을 하기에 충분하다.
‘반와 프라이빗 아일랜드’는 팔라완군도에 위치한 6만702.8㎡ 규모의 섬이다. 이 섬에 가기 위해서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2시간 동안 헬리콥터 또는 수상 비행기를 타야 한다.

이 한적한 섬의 개인 인피니티 풀과 자쿠지가 있는 해변 빌라 6개는 모두 각자의 바다를 마주하며 완전한 프라이버시 공간을 제공한다. 내부에서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창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으며 동시에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파노라마식 전경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리조트에는 시설 내 유기농 농장에서 야채를 요리하고 인근 해변에서 잡은 생선을 즉시 조리해주는 요리사가 있다.

그러나 호화로운 인테리어와 특별한 서비스가 이 섬의 전부는 아니다. 때 묻지 않은 태초의 자연의 섬으로 다이빙과 스노클링 등 수많은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인 ‘투하바타 리프’와 매우 가까이 있으며, 유네스코의 새로운 7대 자연경관 중 하나인 지하강이 근처에 있어 헬기로도 만나볼 수 있다.

1박 1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입이 쩍 벌어질 만한 가격대의 리조트는 세계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올해의 호텔 순위를 매기는 ‘호텔 오브 디 이어’에서 발표한 ‘톱100 럭셔리 리조트 월드와이드 2019’에 따르면 태국에 위치한 ‘소네바 키리’는 전 세계 럭셔리 리조트 베스트 1위의 영예를 안았다. 무성한 열대우림 속에 자리한 소네바 키리는 해변 뷰와 정글 중에서 선택해 숙박할 수 있다. 절벽 꼭대기에 자리 잡은 나무 위의 집 또는 해변가 모래사장에 있는 빌라를 선택하는 것이다.

2위는 베트남의 ‘JW 메리어트 푸쿠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다. 푸쿠옥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인 켐 비치(Chem Beach)의 모래와 서핑을 따라 위치한 이 5성급 호텔은 19세기 프랑스 대학이었으나 리조트 건축가인 빌 벤슬리에 의해 테마가 있는 호화로운 해변가 놀이터로 재창조됐다.

3위는 스위스의 ‘그랜드 리조트 바트 라 가즈’가 차지했다. 동남아의 따스한 여름은 아니지만, 스위스 동부의 알프스 산기슭에 위치해 특유의 숨 막히는 전경과 함께 전용 온천에서 따스한 겨울을 만날 수 있어 인기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와 멋진 스키 리조트가 눈부신 장관을 이루며, 자체 온천을 보유해 따스한 겨울을 지낼 수 있다. 특히 인근 타미나협곡에서 섭씨 36.5도의 열수가 제공되는데, 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이 더해져 요양에도 제격이다.

4위는 베트남의 ‘빈펄 리조트 & 스파 롱비치 나트랑’은 울창한 녹색 오아시스가 매력적인 곳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로컬 5성급 리조트로 통한다. 그중 나트랑 빈펄 리조트는 섬 하나를 통째로 소유하고 있어 프라이빗하게 골프장과 빈펄랜드(테마파크)의 부대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 내에서 운행하는 버기카와섬 밖을 나갈 수 있는 스피드 보트, 케이블카 등의 부대시설 또한 완벽하다. 특히 섬 안에서 세 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풀보드 뷔페’는 가족 여행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5위는 몰디브 바아 아톨에 자리한 ‘소네바 푸시’가 차지했다. 소네바 리조트의 4개 리조트 중 하나로 태국 소네바 키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로빈슨 크루소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리조트로 손꼽힌다. 총 65채의 객실은 모두 해변 바로 앞에 자리해 있으며 울창한 열대 숲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또 해변까지 이어지는 전용 통로를 구비하고 있어 그 어느 리조트보다 프라이빗하게 나만의 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5호(2019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