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백화점 내 디저트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디저트들이 백화점 식품관을 점령하고 있다. 백화점 내 신흥 강자로 떠오른 디저트 세계로 빠져보자.
[Trend]백화점 공습한 ‘달콤주의보’
디저트(desert)는 본래 프랑스어로 ‘식탁을 치우다’, ‘정리하다’는 뜻의 ‘데세르비(desservir)’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식사를 마친 뒤 식탁을 정리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디저트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후식이었던 디저트를 메인 식사 메뉴로 대체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만큼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국내 디저트 시장은 매해 2~3배씩 성장했으며 지난해 디저트 시장의 규모는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 주요 백화점들마다 지하 식품관에 국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가 속속 입점했다. 일반 상점에서는 찾기 힘든 해외 프리미엄 디저트들을 내세워 경쟁 백화점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들의 백화점 내 체류 시간을 늘려 여타 상품군의 매출 신장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경우,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초콜릿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라메종뒤쇼콜라’가 입점했다. 가로 1cm, 세로 2cm, 높이 1cm의 작은 초콜릿 한 조각이 3500원으로 일반 초콜릿의 5~10배 비싸지만 정통 프랑스 초콜릿을 맛보고 싶은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프랑스 제과업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파티시에, ‘피에르 에르메’ 매장이 입점했다. 마카롱이 개당 4000원으로 시판되는 일반 마카롱 가격의 2~3배 수준이지만 지난해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각각 월평균 2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저트는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는 대표적인 상품”이라며 “백화점들이 차별화를 위해서 국내외 유명 디저트 상품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대형 백화점 내 디저트 매출은 수년째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15.6%였던 디저트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2013년 21.3%, 2014년 22.7%, 2015년 23.2%, 올해 1분기 현재 25.7%로 상승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2012년 16.4%, 2013년 18.7%, 2014년 9.6%, 2015년 2.9%로 집계됐으며, 롯데백화점은 2012년 30%, 2013년 23%, 2014년 29%, 2015년 23%, 2016년 1분기 21% 이상 디저트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매출 추이는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과 신촌 일대 백화점들을 둘러본 결과 평일 낮 시간에도 불구하고 디저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0~50대 여성 고객들이 주를 이뤘지만 퇴근 시간 이후나 주말에는 남성 고객들도 적잖이 디저트 매장을 들렀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화과자 전문점 ‘화미가’에서 만난 57세 주부 서미경 씨는 이미 양손 가득히 기타 디저트 상품을 들고 있었다. 일주일에 2~3회는 디저트를 구입하러 백화점에 온다는 서 씨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30만~50만 원 정도 디저트를 구매하는데,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서 사기도 하지만 대부분 내가 좋아해서 사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달콤한 디저트류 음식들을 먹으면 맛도 좋고, 마음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아 예전부터 즐겨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디저트 마니아 김혜숙(51) 씨도 “예전에 일본이나 파리 등 해외여행에서 맛봤던 디저트들을 다시 맛보고 싶어서 관련 매장들을 찾게 된다”면서 “맛도 맛이지만 행복했던 여행지들을 다시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아울러 음식을 통해 위안을 얻고자 하는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도 디저트 열풍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소득 수준의 상승과 서구화된 식습관에 맞춰 빵, 사탕, 초콜릿을 비롯해 마카롱, 밀푀유, 컵케이크, 팝콘 등 다양한 상품군의 개발로 점점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하고 있다”면서 “젊은 여성들 중심의 식사 대용뿐만 아니라 ‘단맛’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심리적 요인까지 작용해 디저트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건 꼭 먹어야 해’ 프리미엄 디저트 베스트 3
[Trend]백화점 공습한 ‘달콤주의보’
초콜릿계의 에르메스 ‘라메종뒤쇼콜라’

국내에서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오픈한 라메죵뒤쇼콜라는 연 200회 이상의 레시피 테스트를 거칠 정도로 엄격한 품질 과정을 자랑한다. 과도한 설탕과 크림을 빼고 가장 질 좋은 카카오 콩만을 사용해 덜 달면서도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이를 위해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지역에서 가장 뛰어난 카카오와 최고의 빈티지만을 재배하는 농장만을 찾는다. 대표 상품은 트러플 종합세트로 작은 사이즈(195g)는 11만1000원, 큰 사이즈(375g)는 21만 원이다.
[Trend]백화점 공습한 ‘달콤주의보’
10초에 한 개씩 팔리는 치즈케이크 ‘르타오’
10초에 한 개씩 팔려 나가는 일본 홋카이도 넘버원 디저트인 르타오의 치즈케이크도 최근 디저트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 메뉴다. 이미 2013년 국내 디저트 시장을 강타한 오사카 넘버원 디저트인 ‘몽슈슈’에 대적할 만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르타오’의 대표 메뉴는 연간 판매량 250만 개에 이르는 ‘더블 프로마쥬’ 단 하나다. 홋카이도의 신선한 우유로 만든 특제 생크림에 호주산 크림치즈와 이탈리아 마스카포네 크림치즈를 사용해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인 ‘더블 프로마쥬’라는 치즈케이크의 매출은 르타오 전체 매출에 85%에 달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가격은 1판에 2만3500원이다.
[Trend]백화점 공습한 ‘달콤주의보’
제과업계의 피카소 ‘피에르 에르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압구정 본점에 입점한 프랑스 최고의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파리’는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은 최정상급 파티시에의 이름이기도 하다. 파리 라파예트백화점과 일본 도쿄 긴자거리 등에 매장을 냈고, 보그 USA에선 그를 ‘제과업계의 피카소’라 칭송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전무 시절 직접 유치를 독려했던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아몬드 가루와 밀가루, 달걀흰자 등으로 만드는 프랑스 고급 과자인 마카롱과 초콜릿, 페이스트리 등이 대표 제품이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