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순성 던롭스포츠코리아 대표이사

홍순성 대표 "젝시오·스릭슨·클리브랜드 '3색 돌풍' 일으킬 것”
[한경 머니= 한용섭 기자]최근 던롭스포츠코리아가 젝시오와 스릭슨이라는 브랜드에 웨지의 명가 클리브랜드를 추가하며, 3색 브랜드의 진용을 갖췄다. 세계 3대 골프 시장인 한국에서 본격적인 ‘3색 돌풍’을 예고한 것이다.

한국의 골프 시장만큼 다이내믹한 곳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 골프 시장은 이미 골프 종주국인 영국을 추월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했으며, 연간 3000만 명이 넘게 골프를 즐기고 있다.

빅 마켓인 미국과 일본 등 세계의 골프 시장들이 냉탕에서 헤매며,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까지 골프 시장에서 백기를 든 상황에서 성장세를 멈추지 않는 한국 시장은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한국 시장이 마냥 장밋빛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 시기와 맞물리며, 골프 시장의 온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지난 9월 1일 던롭스포츠코리아의 한국클리브랜드골프 인수 소식은 시장에서는 돌직구로 통한다. 냉온탕을 오가는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 한국 골프용품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출사표와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젝시오와 스릭슨의 골프클럽들로 박인비 선수가 ‘골든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 후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신화를 쓴 것은 사전 축포와도 같았다.

홍순성 던롭스포츠코리아 대표이사는 한경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미엄 드라이버의 대명사 ‘젝시오’, 프로 골프선수들이 선호하는 테크놀로지 브랜드로 유명한 ‘스릭슨’, 명품 웨지 ‘클리브랜드’의 삼각편대 조합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골프용품 시장뿐만 아니라 골프장 위탁경영 사업 진출에도 상당한 의욕을 보이며,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골프 토털 브랜드로서 한국 고객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최근 한국클리브랜드를 공식 인수했는데 향후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나요.
“저희가 인수한 회사는 한국클리브랜드라는 회사이고, 한국에서 클리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회사예요. 저희보다 앞서 일본 던롭스포츠가 지난 2007년 미국 로저클리브랜드를 인수해 글로벌 투어 프로들에게 스릭슨 클럽과 볼, 클리브랜드 웨지를 후원하는 등 패밀리 브랜드로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젝시오, 스릭슨, 클리브랜드가 하나의 회사로 합쳐지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폭 넓게 수용할 수 있는 진정한 토털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거죠. 앞으로 웨지, 퍼터 등 풀 라인업을 갖춘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한국 골프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최근 나이키가 골프용품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골프 시장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은데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젝시오, 스릭슨, 클리브랜드 3가지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가져갈 구상인가요.
“3개의 브랜드는 각각 뚜렷하게 구분되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요. 젝시오라는 브랜드는 2000년 출시 이래 지금까지 ‘편안한 클럽’이라는 트렌드를 선도해 왔죠. 고급스럽고 치기 쉬운 클럽의 대명사예요. 특히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드라이버가 유명한데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 선수가 젝시오 드라이버와 아이언으로 세계 최초의 ‘골든 슬램’을 달성하기도 했죠.

스릭슨은 ‘챔피언’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우고 있죠. 중상급 골퍼와 프로 선수를 타깃으로 하는 경기를 지향하는 브랜드예요. 날카로운 컨트롤 성능과 스포티한 스타일이 매력적이죠. 아무래도 젝시오가 40대 연령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스릭슨은 20~40대를 커버하는 감각적인 브랜드예요. 또 클리브랜드는 앞선 두 브랜드의 사용자들조차 선망하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웨지의 명가죠. 이들 브랜드는 당대의 트렌드를 좇아가기보다는 각각의 브랜드 색을 선명하게 살리며,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여 왔어요.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이 하나 있는데 스릭슨 드라이버나 아이언을 사면 클리브랜드의 퍼터나 웨지를 드리는 거예요.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도 재미있을 거예요.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으니까요. 3가지 독특한 색을 지닌 브랜드들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 나갈 겁니다.”
홍순성 대표 "젝시오·스릭슨·클리브랜드 '3색 돌풍' 일으킬 것”
글로벌 골프용품 시장과 한국의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보시나요.
“골프 인구만 놓고 보면 미국이나 일본은 시장이 점점 축소되는 경향이 분명히 있어요. 앞서 나이키를 예로 들었는데 아디다스 역시 테일러메이드와 아담스라는 골프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는다고 하잖아요. 국내외 여러 가지 상황들이 골프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클리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한국 골프 시장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거죠. 세계 골프 3대 시장이라고 하면 미국, 일본, 한국인데 국내의 경우 시장이 유지되거나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부분이 데이터로 보이고 있어요.

국내 시장은 나쁜 면만 있는 게 아니라 좋은 면들도 많아요. 어떤 분들은 스크린골프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통계적으로 봐도 골프에 관심을 갖고 필드를 찾는 젊은 골퍼들이 늘고 있어요. 또 골프장 가격도 점점 인하되며 직접 필드를 찾는 데 따른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에요. 다른 브랜드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저희한테는 기회일 수도 있고요. 시장의 가능성을 계속 찾아 나가는 게 결국 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최근 ‘뉴 스릭슨 Z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이셨는데 국내 골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김보경 선수는 2007년부터 ‘스릭슨 Z시리즈’를 사용해 온 선수인데 그의 말을 빌리자면 Z시리즈는 ‘중독성’이 있다고 해요. ‘중독성’이란 일관성과 신선함이라는 2가지 요소가 만났을 때 생겨난다고 생각하는데 그 조건을 ‘Z시리즈’가 갖추고 있는 거죠. 새로운 ‘Z시리즈’는 이전 모델의 날카로운 컨트롤 성능과 간결하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음과 동시에 혁신적인 기술인 ‘리플 이펙트’를 더했어요. 헤드에 있는 물결(ripple) 무늬에서 온 이름이죠.

드라이버의 경우 임팩트 순간 스프링처럼 압축됐다가 복원되며 볼에 폭발적인 반발력을 전달하는 ‘파워 웨이브 솔’ 디자인을 적용해 똑같은 힘으로 쳐도 에너지 전달이 잘 돼서 더 멀리 공이 날아갈 수 있게 했고, 페어웨이우드와 하이브리드는 크라운에 높낮이를 준 독특한 ‘크라운 스텝’ 설계를 통해 무게중심을 낮추고 볼을 더 쉽게 띄워 멀리 보낼 수 있게 했어요. 아이언은 이전 제품에서 큰 호응을 얻은 독특한 V자형의 ‘투어 V.T. 솔’이 지면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정교하고 효율적인 스윙을 가능하게 하죠.”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정식 채택된 골프에서 금메달을 딴 박인비 선수 이야기를 하죠. 당시 젝시오 고객들을 모아서 브라질 현지로 날아가 응원전을 펼친 것이 화제가 됐죠.
“젝시오9 고객 중 행운의 주인공으로 당첨된 다섯 분을 모시고 지구 반대편의 리우데자네이루로 날아가 박인비 선수와 전인지 선수 등을 응원했죠. 리우라는 곳이 가는 데만 40시간이 넘게 소요된다고 하니 엄청나게 먼 곳이에요.

응원단으로 참가하신 분들은 마지막 18홀에서 박 선수가 우승을 확정 지은 후 태극기가 게양되던 순간에 모두 입을 모아 애국가를 불렀는데 박 선수도 인터뷰에서 ‘리우에서 들은 애국가가 내 생애 최고의 노래였다’고 밝혔잖아요. 그 순간을 함께한 거죠. 사실 응원단은 크고 작은 태극기를 다양하게 준비해 가셨다고 해요. 그런데 현지에 도착해서는 애국심이 발동해 커다란 태극기를 가운처럼 몸에 휘감고 다니셨는데 그게 여러 미디어에 보도가 되면서 화제가 됐죠.”

박 선수가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잖아요. 이번에 ‘골든 슬램’이라는 인생 드라마를 썼는데 이를 지켜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박 선수와 정식 후원 계약을 처음으로 맺은 게 2011년이에요. 당시 박 선수는 2008년 US오픈 오승 이후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었죠. 그런데 처음으로 스릭슨 Z-스타 볼과 함께한 2011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개막전(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거예요. 아주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고 생각했죠. 스폰서도 없이 스릭슨 모자를 쓰던 2012년에는 젝시오 클럽을 처음으로 사용했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인 기록 행진을 이어나갔으니까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박 선수의 비장한 눈빛을 TV를 통해 보며 저는 메달 가능성이 높겠구나 싶었어요. 박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동기부여래요. 박 선수 본인도 ‘이번 대회처럼 동기부여가 명확한 대회도 없다’고 밝혔잖아요. 실제 그의 마음가짐이 금메달이라는 성과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더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어요.”
홍순성 대표 "젝시오·스릭슨·클리브랜드 '3색 돌풍' 일으킬 것”
골프라는 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스포츠 중에서 골프처럼 동반자와 여유롭게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봐요. 저희가 국내 최초로 지난 6월에 부자(父子) 골프대회인 ‘파더 앤 선 팀 클래식(Father& Son Team Classic)’을 연 것도 골프라는 스포츠가 단순히 비즈니스의 툴이라는 측면보다 정말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친구나 비즈니스 파트너도 좋지만 가족들끼리 골프장에 가서 시간을 보내본다면 그만큼 좋은 피크닉이나 여행도 없을 거예요. 사실 요즘 가족들끼리 스마트폰만 쳐다보느라 심지어 여행을 가서도 대화를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자연친화적이면서도 가족 중심적인 스포츠가 바로 골프예요.”

최근 골프장 위탁경영 사업에도 출사표를 내셨죠.
“가족스포츠로서 골프를 이야기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골프장 운영으로 비용적인 접근성을 키워줘야 하겠죠. 골프장 위탁경영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너무나도 활성화돼 있는 사업이에요.

골프 관련 각종 이벤트는 물론 골프장에서 주최하는 골프대회, 프로모션, 아카데미 등 골프장 마케팅의 핵심을 공략해 새로운 개념의 골프장 위탁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위탁운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임차 운영까지 진출하는 등 골프업계 선두주자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올해 국내 골프 시장의 전망과 함께 향후 포부를 부탁드려요.
“국내 골프용품 시장은 크게 골프클럽과 골프 볼을 중심으로 캐디백, 골프화 등 액세서리를 포함하고 있는데 온라인 쇼핑몰을 포함해 올해 전체 시장규모가 약 8000억 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요. 이 중 골프클럽 시장이 5000억 원 규모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골프 볼 시장이 1500억 원대 규모죠. 나머지는 골프화 등 액세서리 시장이고요.

무엇보다 가장 구매력이 좋은 50~60대 골퍼들이 은퇴한 후 노후에 대한 걱정 등으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골프 브랜드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획기적인 기술 혁신보다는 가격 경쟁에 치우치고 있어요.

던롭스포츠코리아에서는 ‘양의 비즈니스’에서 ‘질의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요. 클리브랜드의 인수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고요. 비록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골프의 가족스포츠화나 골프장 위탁운영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시장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저희들의 노력에 시장이 답해주지 않겠어요.(웃음)”

홍순성 대표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단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 유니버시티 경영대학원(MBA)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 일본 굿이어 주식회사에 입사한 뒤 2001년에는 던롭코리아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2011년에는 일본 던롭스포츠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던롭스포츠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 뒤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