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 신한은행이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의 ‘리딩뱅크’라는 데 이견을 달기는 쉽지 않다. 국내 프라이빗뱅킹(PB) 사업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한 복합금융(은행+증권)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이 신한은행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6년째 ‘베스트 PB센터’로 선정된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은 한 차원 더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로 ‘원조’를 넘어선 초(超)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SPECIAL] 신한銀, ‘원조 복합금융’ 넘어 超프리미엄 진화
신한은행의 독자 브랜드인 PWM이 가진 최대 강점은 단연 ‘원조’ 프리미엄이다. 지난 2011년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금융’이 신한은행의 WM 사업모델로 제시되자 금융권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했다. 안정성이 우선시 되는 은행과 수익률을 중시하는 증권 고객의 투자 성향이 극명히 어긋나는 만큼 오히려 정체성의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7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복합금융’은 신한은행뿐 아니라 대다수 금융사들이 탐내는 사업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고객의 투자 성향을 명백히 구분 짓기 어려운 데다 한곳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편의성이 부각되면서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분화·차별화로 WM 리딩뱅크 ‘우뚝’
신한은행의 원조 프리미엄은 올해 실시된 ‘2019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신한은행은 7개 세부 항목 가운데 ▲고객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최근 WM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KB국민은행이 ▲상속·증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 항목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지만 신한PWM의 ‘원조 프리미엄’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자산군별 채널을 세분화한 것도 신한은행이 최초였다. 현재 신한은행은 자산규모 3억~50억 원 이하 자산가 고객을 위한 PWM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와 별도로 50억 원 이상 초고자산가를 위한 PWM 프리빌리지(PVG)센터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PVG센터는 PB팀장 1명이 30명 내외의 고객을 1대1로 밀착 관리하고 있으며 가업승계 컨설팅과 부동산 케어 서비스는 물론, 신한금융지주의 전문가 그룹인 ‘IPS본부’와의 협업을 통해 ‘오더 메이드(order-made)’형 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IPS(투자상품서비스)본부는 은행과 증권의 개별적 시각이 아닌, 그룹 차원의 종합적인 하우스뷰를 통해 투자 전략 수립, 차별적 상품 제공, 선제적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으로 신한PWM 출범 당시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그렇다고 PB 서비스를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국한시키지는 않았다. 신한은행은 1억~3억 원 이하의 준(準)자산가들을 위해 일반 영업점에서도 PWM센터와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PWM라운지(Lounge)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문 교육과정을 통해 육성된 140여 명의 전문 프라이빗뱅커(PB)들이 전국 27개의 PWM센터와 26개 PWM라운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PWM라운지 역시 자택이나 직장 인근에서 PWM센터와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SPECIAL] 신한銀, ‘원조 복합금융’ 넘어 超프리미엄 진화
‘원조’ 넘어 ‘超프리미엄’ PWM으로
올해 신한은행은 조직 및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한 차원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WM 사업에 복합금융 모델을 속속 도입하면서 은행 간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WM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신한은행 입장에서도 기존 ‘원조’ 프리미엄에만 기대기는 힘든 상황. 이에 신한은행은 올 들어 은행·증권 전문가 그룹인 IPS조직 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기존 WM 부문 내에 분산된 IPS 솔루션 기능을 통합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렇게 신설된 ‘WM컨설팅센터’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 및 대고객 컨설팅 등 대면 채널 지원은 물론, 솔 리치랩(Sol Rich Lab)을 통해 비대면 채널의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개인뿐 아니라 법인 대상 자산관리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PWM에 법인 자산관리 전담 조직인 CPB(Corporate Private Banker)를 접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 모든 PWM센터에 법인 자산관리 팀장을 배치해 전국 단위의 법인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했으며, 추가로 지난 1월에는 기업금융전담역(RM) 출신 CPB 매니저 2명을 WM본부로 편입시켜 ‘법인솔루션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법인 자산관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PB팀장들을 대상으로 회계법인과 연계한 법인 세무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여신, 가업승계 등 법인 자산관리 업무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한FBS(Financial Business School)이라는 최고급 교육과정도 도입했다.
[SPECIAL] 신한銀, ‘원조 복합금융’ 넘어 超프리미엄 진화
(왼쪽부터) 신한PWM 프리빌리지강남센터 정승호 대리, 최윤경 대리, 정성희 부지점장, 홍석영 센터장, 이애라 부지점장, 김보미나 과장, 차지명 차장.

[미니인터뷰] 홍석영 신한PWM PVG강남센터장 “초고자산가 맞춤형 상품 경쟁력 우위”
신한PWM PVG센터는 자산 50억 원 이상 초고자산가들을 위한 WM센터다. 신한은행이 운영 중인 27개의 PWM센터 가운데 강남과 강북에 각각 한 곳씩만 운영되는 초프리미엄 WM센터로 봐도 무방하다. 이들 센터의 PB팀장은 1인당 30명 안팎의 VVIP 고객만 집중 관리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PVG강남센터는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석영 신한PWM PVG강남센터장은 “PVG센터의 최대 강점은 PVG 전용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지난해 어려운 주식시장에도 불구하고 금리형과 대체상품으로 구성된 특화 상품을 출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IPS본부에서 개발한 WM 전용상품을 전국 PWM센터에 수시로 제공해주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고액자산가가 많은 PVG강남센터가 모집 금액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다. 현재 PVG강남센터의 고객 자산은 1조7000억 원가량이다.

이와 함께 리스크 관리 역량 및 고객 중심의 수수료 체계 역시 PVG강남센터의 주요 경쟁력이라고 홍 센터장은 소개했다. 그는 “PVG센터의 경우 PB팀장이 관리해야 하는 인원이 적기 때문에 시장 이슈에 따라 적시성 있는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며 “고객들이 민감해하는 상품별 수수료 체계 역시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가 책정되는 후취 시스템을 많이 도입해 고객들의 가입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PECIAL] 신한銀, ‘원조 복합금융’ 넘어 超프리미엄 진화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