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요새는 인턴 자리도 구하기 힘들어요. 얼결에 쉬고 있는데 이 시간을 나중에 면접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죠.” (구직자 김 모씨)

코로나19로 대거 축소되거나 취소된 대외활동, 알바, 인턴 자리로 ‘공백기’를 걱정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퇴사 후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졸업 이후 1년 이상 취업을 하지 못한 구직자 중에서 공백기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구직자들이 걱정하는 것과 달리 공백기는 면접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취재차 만난 올해 입사한 신입 사원 5명과 최근 면접을 본 구직자 3명 중 공백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사람은 2명뿐이었다.

“쉬는 기간 동안 뭘 하셨죠?” 면접서 공백기 질문 '어떻게 답해야 할까'

합격자들이 말하는 공백기 모범답안은? ‘솔직하게 답하자’

박지은(28)씨는 최근 외국계 기업 영업팀 신입으로 입사했다. 박 씨는 졸업 후 2년 간 공백기가 있었다. 박 씨는 1차 면접에서 “졸업 후 공백기가 좀 있는데, 뭐 하고 지내셨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박 씨는 “입사 시 파견근무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 언어 전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활 중 영어를 써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귀국 후에는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게 오픽과 무역영어 자격증 공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공백기 질문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남들보다 더 긴 시간을 취업에 쏟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공백기에 대해 질문을 하는 기업은 많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씨가 입사 후 선배들한테 공백기 질문에 대해 물어보자 선배들은 대부분 “솔직하게 말하는 게 답. 인사팀도 취업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1년 미만 공백기는 크게 물어보지 않는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김현경(29)씨는 1년 반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다. 그 후 스타트업에 ‘중고 신입’으로 입사하게 됐다. 김 씨 역시 면접 전형에서 공백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김 씨의 공백기에는 ‘퇴사’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주로 ‘퇴사 이유’, ‘퇴사하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등의 질문을 받았다.

김 씨는 “공백기를 물어본다기보다는 회사에서 퇴직한 사유가 현재 지원한 회사와 어떤 연관이 있을지에 대해 물어보는 질문이었다”며 “전에 있던 회사에서 건강이 나빠져서 그만뒀고, 1년 동안은 건강회복과 여행을 하는데 보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쉬는 기간 동안 뭘 하셨죠?” 면접서 공백기 질문 '어떻게 답해야 할까'

공백기, 입사 위해 뭘 했는지 어필할 수 있는 '찬스'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79.5%는 신입 사원 채용 시 공백 기간보다 공백 사유를 더 중요하게 꼽았다.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공백기는 ‘전공 등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54.5%)’가 가장 많았다. 공백기를 대하는 태도 역시 공백기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지원 직무와 유관한 활동 남기기를 추천했다.

“쉬는 기간 동안 뭘 하셨죠?” 면접서 공백기 질문 '어떻게 답해야 할까'

이경석 이녹스컨설팅 대표는 “공백기 자체는 자신의 역량을 가장 많이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이라며 “오히려 공백기에 무엇을 했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측에서는 지원자의 공백기보다 ‘직무’에 얼마나 밀접한 인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다. 최근 기업에서 공백기 질문은 잘 물어보지 않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구직자들에게 공백기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즉, 이 회사에 입사 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했는가를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두 가지의 측면에서 공백기 준비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한 자료 찾기다. 자신의 전공과 어떤 융합이 가능할지, 관련 산업 동향은 어떤지 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봐야 한다. 단순한 자료 수집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자신이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에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고민을 해본다면, ‘입사 후 포부’, ‘자신의 역량과 직무와의 연관성’과 같은 어려운 면접 질문에 자신의 전문성과 기업에 대한 관심을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의 선배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현직 선배를 직접 만나 해당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동향을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업계 생태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실제 사원급, 대리급 선배들의 업무 내용을 미리 알고 있다면 직무에 대한 이해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

공백기 준비 방법

‘관심 분야 자료 찾기’

관심 분야 산업 동향 파악 및 기업 소식을 취합하자. 그 후에 기업이 ‘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입사 후 포부와 결합해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현직 선배들 만나보기’

현직 선배들을 만나 업계 동향 및 생태에 대해 들어볼 것. 혹은 비슷한 산업군의 선배들이 어떻게 취업 준비를 했는지 들어보는 것도 조언, 자극이 될 수 있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