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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의 독자이자 창작자” 독립 출판물을 읽고 쓰는 사람들의 축제를 가다

    지난 18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 출판 페어 '2025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Seoul Publishers Table)' 행사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2013년에 시작된 이 행사의 올해 주최는 국립중앙도서관과 스토리북앤필름이 맡았다. 국내외 214개의 독립 출판 부스가 참여했고 17일부터 18일까지 총 3일간 직접 독자들을 만났다.독립 출판은 작가 개인이 기획부터 편집, 유통,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맡는 소규모 출판 방식이다. 독립 출판물은 서점에 유통하는 데 필요한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발급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보기도 어렵다. 다양한 독립 출판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는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이 유일한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독립 출판 창작자와 관람객들은 대부분 2030 세대로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 그 속에서도 부녀 관계인 전태영 작가와 전민선 작가가 함께 부스를 운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하루치의 따뜻함』을 펴낸 전태영 작가는 "내년 퇴직을 앞두고, 39년 동안 교사로 일하며 겪은 일들을 담아 책으로 내게 됐다"고 소개하며 "딸 덕분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덕질하다 PD가 됐습니다』의 저자이기도 한 전민선 작가는 페어 참여 계기에 대해 "아빠가 퇴직을 앞두고 속상해하시는 걸 보고, 작가의 삶을 시작하실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PD로 일했던 경험으로 글을 직접 편집해 책을 만들었다"고 독립 출판 과정을 설명했다.ᅠᅠ"책을 다 못 읽었어도 모임은 나간다. 못 읽은 머쓱함까지 함께 나누는 게 독서 모임이니까!"책을 좋아하는 관람객을 겨냥한 굿즈도 눈길을 끌었다.

    2025.10.30 00:31:04

    “서로의 독자이자 창작자” 독립 출판물을 읽고 쓰는 사람들의 축제를 가다
  • “20년 차 의사입니다”···소비자 속이는 AI 가상 광고 '심각'

    “오늘 알려드리는 방법만 따라하셔도 최소 10kg은 쉽게 빠지실 겁니다”신뢰감을 주는 목소리로 자신을 25년 베테랑 전문의라고 소개하는 한 남자. 영상 상단에는 TV 프로그램 로고처럼 보이는 ‘노후를 바꾸는 습관’이란 글자가 보인다. 이는 실존 인물이 아닌, AI(인공지능)로 만든 가상의 인물을 활용한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다.SNS에 AI를 활용한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광고 속 가상 인물은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며 제품을 추천한다. 신뢰감 있는 의료인의 모습을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하는 방식이다. 제품만 다를 뿐 동일한 포맷의 광고가 줄지어 등장한다.영상 어디에도 해당 광고가 AI로 제작된 것이라는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AI 광고 영상을 시청하는 SNS 이용자들은 이 영상이 실제인지, 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50대 A 씨는 “요즘 유튜브에 비슷한 말투와 목소리를 가진 전문가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오는 광고가 많이 보인다”며 “AI로 만든 가상 인물인지는 몰랐다. 당연히 실제 전문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20대 B 씨 역시 “요즘 AI 기술이 좋아져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가상 인물을 이용한 정보 전달은 소비자 입장에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AI 광고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AI 광고를 생성하는 회사 측 입장을 듣고자 마이디데이에 소비자 오인 가능성에 대해 문의했다. 회사의 공식 메일과 고객 게시판에 인터뷰 요청을 남겼지만 답변은 받지 못했다.AI 광고는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 안에 손쉽게 제작할 수 있기에 무차별적으로 생산된다.대학생 기자가 AI 영상 제작 프로그램 ‘Pixverse

    2025.10.29 09:35:49

    “20년 차 의사입니다”···소비자 속이는 AI 가상 광고 '심각'
  • 캄보디아 고수익 사기 알바?···대학생들이 나섰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망사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 사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실시했다.서울 지역 대학생 연합 광고동아리 애드파워(ADPOWER) 소속 ‘이수희케이프’ 팀은 최근 대학생을 노린 고수익 아르바이트 사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SNS 추리 게임 형식의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고수익 알바 사기’는 단순 서류 검수, 단기 리뷰 아르바이트 등으로 위장해 알바생을 모집한 뒤, 리뷰 작성을 위해 제품 구입 선입금을 요구하고 잠적하는 방식의 신종 피싱 수법이다.최근에는 알바 플랫폼, SNS 광고, 숏폼 콘텐츠까지 고수익 알바 공고가 확산되고 있으며, 서류 검수·문서 타이핑 등 익숙한 업무 형태로 포장된 점이 피해자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20대 대학생층을 중심으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망사고가 대표적 사례다.애드파워 '이수희케이프팀(권다운, 김현정, 박현지, 유수형, 이설하, 정민경)'은 일상적인 ‘리뷰 작성’처럼 익숙한 업무 속에서 방심한 순간을 파고든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평범해보이는 고수익 알바 사기에는 텔레그램 등 해외 SNS 사용’, ‘팀미션 사기’ 등 위험 신호가 숨어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했다.이를 알리기 위해 대학생 페르소나 ‘고수희’를 설정하고, 사기에 휘말리는 과정을 브이로그 숏폼으로 제작했다. 또 ‘고수희’가 사기에 휘말리는 과정을 추리 게임 형식으로 제작, 시청자가 사건을 따라가며 고수익 알바에 숨어 있는 위험 신호를 알아팰 수 있도

    2025.10.20 16:12:23

    캄보디아 고수익 사기 알바?···대학생들이 나섰다
  • 캠퍼스에서 심리상담 받는 대학생들···예약 후 상담까지 수개월 걸리기도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캠퍼스 내 심리상담센터 이용이 꾸준히 늘고 있다. 상담을 받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으나, 일부 대학에서는 수요가 몰리며 상담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청년기(만19~39세) 만성질환 1위인 우울증 환자 수는 2014년 11만 명에서 2023년 36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국무조정실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만 5,098명의 만 19~34세 청년 중 최근 1년간 번아웃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32.2%로 나타났다.이렇듯 청년기 정신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은 공교육의 보호를 받는 미성년자도 아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직장인도 아닌 ‘사이’에 놓여 있어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 그렇기에 비용 부담이 없고 접근성이 좋은 대학 상담센터가 중요한 창구가 되는 것이다.이 같은 수요 속 대학 심리상담센터는 증가새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센터가 2015년 개소한 이후 매년 이용자가 꾸준히 늘었다“며 ”특히 최근 5년간은 수요가 확실히 폭증했다”고 전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상담센터 관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서울의 한 대학교 심리상담센터에 의하면, 해당 센터에 상주하는 전임 상담사는 약 9명으로,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20~30명 상담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전화 혹은 직접 방문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학기 중 하루 평균 약 10명의 학생들이 상담을 신청한다고 전했다.상담은 대략 10회기

    2025.10.20 15:52:19

    캠퍼스에서 심리상담 받는 대학생들···예약 후 상담까지 수개월 걸리기도
  • 한글 배우러 온 태국인 뇌사상태 빠지자···전남대생들 모금 운동

    한글을 배우러 전남대 언어교육원에서 수강 중인 태국인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에 빠진 소식에 전남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치료비 모금 운동에 나섰다.15일 전남대에 따르면 언어교육원 수강생인 태국인 시리냐 씨가 지난 7월 21일 자신이 머물던 숙소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사전 연락 없이 수업에 빠지고 연락마저 닿지 않자 안부 확인을 부탁받은 같은 국적의 학생이 시리냐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시리냐 씨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지난해 9월부터 전남대 언어교육원에서 공부하던 중 쓰러졌다.그는 경막하출혈(뇌의 경막 파열로 발생하는 출혈) 진단받고 현재 의식없이 인공호흡기에만 의지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가족은 경제 형편이 어려워 비행기표 값을 마련하지 못해 8월에야 뒤늦게 광주에 도착했고, 장기 입원으로 경제적인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시리냐 씨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학 본부도 가족에게 거주지와 통역사를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유학생 신분이 아닌 탓에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유학 비자로 받는 국민건강보험 지원도 다음달이면 비자 유효기간 만료로 이마저도 끊길 처지에 놓여 있다.안타까운 소식이 학내에 전해지자 학내 동아리 등도 네이버 해피빈 등을 통해 치료비를 위한 모금 운동에 나서면서 시리냐씨 돕기에 나섰다.대학 관계자는 "여러 가지 행정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외부 도움이라도 받기 위해 여러 곳과 접촉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5.10.15 15:40:50

    한글 배우러 온 태국인 뇌사상태 빠지자···전남대생들 모금 운동
  • [수능 D-30 전략] ② 경희대한방병원 김윤나 교수 “수능 한 달 전, 실력만큼 중요한 건 컨디션 관리”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막판까지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수능 한 달 전부터는 실전 대비를 위한 생체리듬 관리가 중요하다”며, “시험장 도착 시간을 고려해 기상 시간을 정하고, 아침부터 실제 시험 시간표에 맞춰 공부하고 수면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몸은 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낮을, 잠드는 시간을 기준으로 밤을 인식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야 컨디션이 흔들리지 않는다.수험생에게 권장하는 생활 습관■ 규칙적인 수면·기상: 최소 5시간 이상의 숙면을 확보하고, 오전 7시 이내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밤을 새워 공부하는 것은 피로 누적으로 이어져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아침 식사 습관: 뇌 활성화도를 높이기 위해 평소 아침을 먹지 않던 학생이라도 가벼운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야식은 수면 패턴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피하되, 부득이하다면 열량이 낮은 음식을 밤 10시 이전에 먹는 것이 좋다.■ 공부·휴식의 균형: 성인이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다. 25분 공부 후 5분 휴식을 반복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연속으로 2~3시간씩 공부하는 것보다 짧은 단위로 나누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긴장성 두통 완화를 위한 셀프 마사지: 장시간 공부로 뭉친 근육은 두통을 유발한다. 측두근, 흉쇄유돌근, 후두하근, 승모근 등을 풀어주는 것이

    2025.10.12 13:24:02

    [수능 D-30 전략] ② 경희대한방병원 김윤나 교수 “수능 한 달 전, 실력만큼 중요한 건 컨디션 관리”
  • [수능 D-30 전략] ① 아는 문제 확실히, 실수는 줄여라,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막판 학습법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능은 ‘황금돼지띠’로 불리는 2007년생 고3 재학생이 대거 응시하고, N수생까지 22년 만에 가장 많이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으로 지난해보다 6% 증가했고, 그중 N수생은 18만2277명에 달한다.이에 대해 최승후 대화고 고3 부장교사는 “황금돼지띠의 역습이라고 할 정도로 수험생이 많은 올해 수능이지만, 개의치 않고 자신의 루틴대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전했다.입시 전문가들은 수능까지 한 달이 남은 이 시기를 ‘완성의 시간’으로 정의한다. 새로운 학습을 시작하기보다 지금까지의 공부를 정리하고 취약 영역을 보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남윤곤 소장 “점수 오를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해야”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마지막 한 달의 핵심을 효율적 선택과 집중으로 정의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을 가르기 위한 난도가 높은 문제가 국어·수학·영어에서 각각 3~4문제, 탐구에서 2문제 정도가 출제된다. 수능까지 한 달 남은 시기에는 이 문제를 반드시 맞혀야 하는지, 아니면 과감히 넘겨도 되는지를 본인의 현재 위치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 소장은 2등급 이하 학생들에게 “고난도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맞힐 수 있는 문제에서 1점이라도 더 확실히 확보하는 전략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또한 학생들이 과목별 강약점을 정확히 파악할 것을 권했다. 그는 “학생마다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이 드러난 시점이기에 더 이상

    2025.10.12 13:21:23

    [수능 D-30 전략] ① 아는 문제 확실히, 실수는 줄여라,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막판 학습법
  • "공실 넘쳐나요" 위기의 대학가 상권, 신촌을 말하다

    “20년 넘게 신촌에 있었는데, 지금 상권 많이 힘들어요. 상가 보러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서 이 부동산도 곧 폐업하려고요.”2학기 개강을 일주일 넘긴 9월 둘째 주 수요일. 신촌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는 박수환(가명) 씨가 이와 같이 말했다. 열 개가 넘는 상가 매물을 갖고 있지만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동안 공실 상태라며 부동산 운영도 곧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한탄했다.대학생들로 북적였던 거리에 빛바랜 간판들만 남았다. 이제는 신촌 거리를 걷다 보면 '임대 문의'가 붙여진 공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신촌ㆍ이대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4년 2분기 18.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5%였다.대학생이 대학가를 떠났다1990년대까지 대표 대학가 상권으로 꼽혔던 신촌ㆍ이대 상권은 2000년대부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그 시작은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높은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소규모 매장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결정했고, 일부는 홍대나 합정 같은 인근 상권으로 이동했다.이화여대 앞은 옷 가게와 화장품 매장이 빼곡히 들어선 거리였지만 온라인 쇼핑 시대가 시작되고 코로나까지 합세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만 자리를 지켰고, 특색 있는 가게들이 사라져갔다.상권 침체의 큰 원인 중 하나는 온라인으로의 소비 흐름 변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줄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상품 정보를 SNS에서 얻는다고 응답한 20대 소비자는 54%로 절반을 넘어섰다. 온라인 쇼핑몰은 29%를 차지했고,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2025.10.10 19:11:07

    "공실 넘쳐나요" 위기의 대학가 상권, 신촌을 말하다
  • "지렁이를 살리고 벌을 지킨다" 홍익대 ‘지렁이 구하기 대작전’, 서울대 '양봉부'

    최근 대학가에서 새로운 형태의 환경 실천이 생겨나고 있다. 텀블러 사용이나 플로깅처럼 비교적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생명을 돌보고 지키는 방식으로 확장된 것이다. 홍익대학교의 ‘지렁이 구하기 대작전‘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양봉부는 그 주목할 만한 활동 중 하나다. 학생들은 손끝으로 지렁이와 꿀벌을 직접 보살피며, 생명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두 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길 위의 작은 생명 지키는 홍익대생들, ‘지렁이 구하기 대작전’“장마철이면 아스팔트 위에 나와 있다가 햇볕에 말라 죽는 지렁이를 볼 때마다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을 모았죠.”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4학년 학생 다섯 명이 올여름 ‘지렁이 구하기 대작전(이하 지구대)’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팀은 공식 동아리나 수업 과제가 아닌, 방학을 함께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에서 꾸려졌다. 구성원은 서연, 은채, 정원, 지윤, 지한. ‘지렁이 구하기’는 평소 박지한 씨가 메모해둔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지구대의 첫 활동은 홍익대 서울캠퍼스 곳곳에 설치한 ‘지렁이 보호소’와 ‘지렁이 구조 도구 보관함’이었다. 보호소는 장마철 흙 밖으로 나온 지렁이가 도로 위에서 방황하지 않고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만든 작은 쉼터다. 바닥에는 배수 시스템을 두고, 흙·낙엽·신문지를 채워 지렁이가 먹고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여름 장마는 예상보다 짧았고, 강한 햇볕 때문에 보호소 흙이

    2025.10.03 23:30:44

    "지렁이를 살리고 벌을 지킨다" 홍익대 ‘지렁이 구하기 대작전’, 서울대 '양봉부'
  • 한양대 총여학생회, 출범 40년 만에 폐지···반대없이 해산

    한양대 총여학생회가 출범 40년 만에 결국 해체됐다.30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양대 학생 대의원으로 구성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는 지난 21일 총여학생회 해체 안건을 출석 인원 110명 중 찬성 102명(92.7%), 기권 8명(7.3%)으로 가결했다. 반대는 없었다.한양대 교칙에 따라 총학생회 독립기구 관련 안건은 학생 300명 이상이 발의해 전학대회에서 재적 대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의결된다.1985년 출범한 한양대 총여학생회는 2016년 이후 10년째 집행부 없는 상태가 이어지며 존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에는 총학생회가 총여학생회 폐지 여부를 전교생 총투표에 부쳤으나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총학생회가 지난달 전교생을 상대로 총여학생회 폐지에 대해 설문한 결과에서는 응답자 252명 중 78.2%가 찬성했고 25.8%가 반대했다.2010년대 중반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서울 소재 대학가에서는 건국대(2013년)를 시작으로 총여학생회가 잇따라 사라졌다.현재 서울 소재 대학 중 총여학생회가 남아있는 곳은 감리교신학대와 총신대뿐이지만 이곳들 또한 활동이 저조한 상태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5.09.30 14:50:32

    한양대 총여학생회, 출범 40년 만에 폐지···반대없이 해산
  • [단독] "오죽하면 연대갔겠냐"···고려대 KUBS, 논란 발생 6일 만에 사과

    지난 19일 2025년 연세대-고려대 정기전(연고전·고연전) 야구 경기에서 고려대 중계 해설자가 연세대 야구팀을 향한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고려대 교육방송국 KUBS 측에서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이 발생한 지 6일만이다. KUBS 측은 "지난 19일 정기전 야구 중계방송에서 해설위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연세대학교 야구부 감독님과 선수단, 그리고 방송을 시청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입장 발표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또한 해당 발언이 2차적으로 확산되며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관련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모든 방송에서 존중과 배려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더욱 신중하고 책임있는 방송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지난 19일 열린 정기 고연전 야구 경기를 중계한 고려대 교육방송국(KUBS)은 방송 중계 과정에서 고려대 졸업생인 해설자가 조성현 연세대 감독을 향해 "의심과 불만이 많은 양반"이라며 "사람한테 가정환경이 중요한 게, 부모님들한테 사랑을 못 받은 것 같다"는 도 넘은 비난 방송을 했다. 이어 "혹시나 나를 어떻게 하지 않을까, 나한테 사기 치는 건 아닐까, 의심과 불만이 태생적으로, 오죽하면 연대에 갔겠나"라는 발언까지 내뱉었다.연세대 야구팀 소속 이건희 선수에게도 "이건희는 돌아갔지 않았냐" 등 "머리라는 게 없다", "

    2025.09.25 17:05:49

    [단독] "오죽하면 연대갔겠냐"···고려대 KUBS, 논란 발생 6일 만에 사과
  • “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율 15.9%” 청년들이 적금 해지하는 이유

    출시 2년을 넘긴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율이 급증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제출받은 금융감독원의 ‘청년도약계좌 가입 및 운영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청년도약계좌를 중도 해지한 인원은 총 35만8000명으로 누적 신규 개설 인원인 225만명의 15.9%에 달한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의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청년 금융정책이다. 70만원 한도 안에서 납입 금액을 설정해 5년 만기를 채우면 원금에 정부 지원금, 이자를 더해 최대 5000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청년도약계좌는 올해가 지나면 가입이 불가하다. 이재명 정부가 청년 금융정책의 일환으로 ‘청년 미래 적금’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 세제 개편안’에는 청년도약계좌 세제지원을 올해로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5년간 매달 70만원, 청년에게는 부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박하은 씨(21)는 지난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했다가 6개월 만에 중도 해지했다. 그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이자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만기가 2~3년으로 짧고, 높은 이자 지원이 확실하게 보장됐다면 가입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5년이라는 만기와 까다로운 조건은 청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대 한도인 70만 원을 매달 납입하고 소득, 우대 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 거래, 카드 결제 실적 조건을 내건 은행도 있었다.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5년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더라도 정부 기여금 일

    2025.09.24 17:30:43

    “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율 15.9%” 청년들이 적금 해지하는 이유
  • 1000만 1인 가구 시대, 높은 월세에도 인기 끄는 코리빙하우스

    “계약이 간편하고 필요한 것들이 다 갖춰져 있는 코리빙하우스를 알아보는 중이에요.”이화여대 재학생 A 씨(22)는 최근 SK디앤디가 오픈한 코리빙하우스 ‘에피소드 신촌 캠퍼스’ 입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혼자 사는 원룸은 외롭고 관리도 힘들 것 같다”며 “코리빙은 커뮤니티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코리빙(co-living)은 ‘함께(co) + 살다(living)’라는 뜻으로,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방식이다. 보통의 원룸처럼 개인 침실은 제공되지만, 거실·주방·라운지 등은 여러 사람이 공유한다. 청년 1인 가구와 대학생, 유학생 등 다양한 수요층이 늘면서 코리빙하우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의 ‘2025 서울시 코리빙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의 코리빙 주거는 2016년 대비 9년 만에 4.7배 성장해 2025년 2월 기준 총 7,371가구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1인 가구, ‘혼자’에서 ‘함께’로이와 같은 공급 확대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주요 배경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1000만 가구를 처음 돌파했다. 전체 가구의 42%에 달하는 수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낳았다. 혼자 살지만 ‘완전한 고립’은 피하고 싶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코리빙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이에 대해 중앙대 실내환경디자인전공 이석현 교수는 “최근 개인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사회적 고립 해소와 생활 안전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코리빙은 혼자 거주하는 것보다 비슷한 사회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

    2025.09.24 17:28:28

    1000만 1인 가구 시대, 높은 월세에도 인기 끄는 코리빙하우스
  • 대학 채용설명회 간 기업 인사담당자 “대학생들,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

    2025년 하반기 ‘취업 시즌’이 시작됐다. 서울 주요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는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며, 취업난에 불안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취업의 문을 열고자 했다.서울대는 9월 2일부터 3일까지 종합체육관에서 ‘서울대학교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고려대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SK미래관에서 상담회·설명회·특강을 병행하며 ‘고려대학교 채용박람회(KU Job Fair)’를 진행했다. 연세대 역시 같은 기간 백양누리 일대에서 ‘연세 취업박람회’를 열어 사전등록 이벤트와 현장 상담으로 참여를 이끌었다.채용박람회의 기업 상담 부스를 찾은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고려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A씨는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조직 분위기나 신입이 맡는 업무를 직접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LG, CJ 등 부스를 방문하며 내 경험이 기업이 원하는 역량과 맞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현장에서 눈길을 끈 건 기업 상담 부스만이 아니었다. 퍼스널컬러 진단, 메이크업 컨설팅, 취업 타로 같은 부대 행사에도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단순한 구직 상담을 넘어, 취업을 위한 모든 것이 깃든 하나의 ‘취업 페스티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였다.하지만 학생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고려대 보건과학대에 재학 중인 4학년 B씨는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기에, 늘 주변과 비교하고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매 분기마다 공채가 열릴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학생들이 갖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당연해 보였다.현장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도 같은 우려를 드러냈다.행사에 참석한

    2025.09.23 17:41:20

    대학 채용설명회 간 기업 인사담당자 “대학생들,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
  • "변우석 얼굴 모아요" 잘 나가는 스타들만 들어간다는 '컵홀더' 마케팅

    쓰레기라고? “요즘은 컵홀더도 모아요”좋아하는 스타 얼굴이면 더 자주 간다”, 팬층 겨냥 마케팅된 컵홀더, 팬들의 소비를 사로잡다최근 약 3000~4000원짜리 커피의 컵홀더가 약 2천 원으로 중고 거래된다. 단순히 음료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종이띠가 아닌 각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 수단이자, 특정 소비자에게는 지출을 결정하는 장치가 됐다.이런 현상의 배경을 살펴보면, 국내 커피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눈에 띈다. 통계청의 2023년 서비스업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국 커피전문점 수는 이미 10만 개(10만 6,452개)를 넘겼고, 연 매출은 17조 원(17조 8,19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NH농협카드의 ‘소비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NH농협카드 이용자들의 저가 커피 브랜드(메가MGC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 매머드커피)들은 이용 금액, 이용 건수, 이용 고객 수 모두 22년에 비해 23년 30%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 이용 건수 비중에서는 20대와 40대가 각각 22%로, 저가 커피 브랜드를 주로 이용하는 세대로 나타났다.이처럼 저가 커피 브랜드의 수요 급증은 가격 경쟁을 넘어 특정 팬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제 커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치열한 브랜드 마케팅 전쟁터가 된 것이다.스타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진 커피 브랜드들메가MGC커피는 손흥민 선수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국 매장에서 SM 아티스트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제공하는 SMGC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모델이었던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에 이어 지금은 NCT WISH가 두 번째 모델로 선정됐다.캠페인 동안, 매장은 모델들의

    2025.09.17 17:00:17

    "변우석 얼굴 모아요" 잘 나가는 스타들만 들어간다는 '컵홀더'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