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가장 위대하고 찬란한 인상파의 대향연
-유럽과 미국 인상주의 거장 39명의 원화 53점 전시
-오는 5월 26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ALT.1 개최
미국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메리 카사트의 말처럼, 인상주의 작품은 일상적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려낸 빛과 색채의 향연은 유럽 미술의 수백 년 전통을 뒤흔들며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열었다.
그리고 인상주의 탄생 150주년을 맞이한 지금, 한국에서 인상주의의 감동이 다시 한번 재현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미국 우스터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는 전시 첫날에만 2,600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시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관람객들이 인상주의 대표 화가들의 걸작을 감상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고 있다.
미술사 가장 위대하고 찬란한 인상파의 대향연

이번 전시에서는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인상주의 거장 39명의 원화 53점이 공개된다. ‘인상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을 비롯해, 존 싱어 사전트, 차일드 하삼, 메리 카사트 등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미국 인상주의 화가들의 주요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인상주의 전시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인상주의 전시는 언제나 직관적인 아름다움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미술계에서는 인상파 전시를 ‘흥행 보증 수표’라고도 한다. 현대백화점 아트앤컬처팀의 김혜영 책임 큐레이터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상주의 작품은 누구나 아름답다고 느낀다. 인상주의는 현대미술로 넘어가기 전, 감각적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마지막 미술사적 흐름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보는 이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인상주의가 미술사에서 가지는 의미 또한 관람객들이 인상주의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전 시대 화가들이 숭고한 사상과 고귀한 주제를 담거나 강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인상주의 화가들은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빛과 색을 포착해 화폭에 담았다. 김혜영 큐레이터는 “과거 화가들은 완벽한 구도와 특정한 조명 아래에서만 작품을 그렸지만,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모든 시간대의 빛과 색채를 관찰하고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인상주의의 흐름을 한눈에.. 시대와 공간을 아우른 전시

전시는 유럽 초기 인상주의부터 미국 후기 인상주의까지 아우르며, 인상주의가 시대적 변화와 함께 어떻게 발전했는지 조망한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인상주의가 미국, 독일, 스칸디나비아 등으로 확산되면서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변화하는 과정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우스터 미술관의 큐레이터 클레어 휘트너는 “이번 전시는 미국에서 인상주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1880~1890년대 수많은 미국 화가들이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 미술의 중심지에서 다양한 기법과 사조를 익힌 뒤, 이를 바탕으로 미국적인 주제를 새롭게 해석해 독자적인 화풍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관람객 박보미 씨는 “그동안 인상주의를 흐릿하고 몽환적인 화풍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의 본질과 그 배경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좋았다”며 “인상파 화가들의 화풍에 대한 설명이 상세해,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문가가 꼽은 전시 감상 포인트.. ‘화가들의 화가’ 존 싱어 사전트

미술 칼럼니스트이자 책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의 저자 강태운 씨는 이번 특별전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로 존 싱어 사전트를 꼽았다. 그는 “관람객들이 미국 작가 존 싱어 사전트의 그림을 눈여겨보면 좋겠다.”며 “사전트는 ‘화가들의 화가’로 불릴 만큼 완벽한 데생 실력과 인상주의적 붓 터치로 다른 화가에게 모범이 된 화가다. 그간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이 풍부한 낮에 작업을 했다. 반 고흐에 이르러서야 밤은 화려한 빛으로 재탄생한다. 반면 사전트는 어둠이 내리는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했다. 현장성과 빛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기에 가능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사전트의 작품으로는 ‘캐서린 체이스 프랫’과 ‘코르푸 섬의 오렌지’ 등이 있다.
또한, 그는 이번 전시를 “전 세계 미술가들이 파리에 와서 인상주의를 접하면서, 기존 체제와 인습에 대한 저항의 태도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가 그들의 지역적 특색과 정서를 더해 새로운 화풍으로 발전시킨 과정을 담은 전시”라고 소개하며 “정점에 오른 인상주의보다는 변방성에 초점을 맞추면 전시 작품들이 더 뜻깊게 다가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전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는 오는 5월 26일까지 더현대 ALT.1에서 진행된다.
이진호 기자/이다윤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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