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콘서트 암표 판매 여전히 성행 중
기획사 및 티켓판매처, 대응법 내놓지만 암표상 근절은 어려워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일 국민체육진흥법 및 공연법 위반 혐의로 30대 ㅇ씨 등 일당 3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ㅇ씨 등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기 트로트 가수 공연 입장권 및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 등을 되팔아 6,4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한 번의 입력으로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제작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암표거래를 막기 위해 가수 아이유와 임영웅 등의 소속사는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하고, 불법 거래 적발 시 해당 티켓을 강제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또 부정 거래자를 팬클럽에서 제명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이어갔지만 약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암표는 몇 배의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티켓예매처와 기획사에서는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입장 팔찌'를 부여해 암표 거래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암표상들은 입장 팔찌를 제거제를 이용해 떼어낸 후 접착제로 재부착하는 ‘팔옮’ 즉, '팔찌 옮기기' 방법을 활용했다.
이에 엔터사와 예매처에서는 접합 부분에 사인펜으로 선을 긋거나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나 그마저도 사인펜 모양과 스티커를 완벽하게 맞춰 재부착하는 방법이 퍼지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티켓을 예매한 경험이 많다는 ㄱ씨는 "워낙 쉽게 살 수 있고, 다들 이 프로그램을 써서 예매하니까 결국 너도나도 구매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매크로는 X(트위터)에 '매크로 구매'라고 검색하기만 해도 다양한 판매처를 확인할 수 있다. 오픈채팅을 통해 구매하고 싶은 매크로의 종류와 이름을 전달하고 입금하면 링크로 간단히 받을 수 있으며, 구매 시 제공되는 간단한 사용법만 따라 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아이돌 팬 ㄴ씨도 암표를 직접 팔아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티켓베이, 트위터 등의 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판매했으며, 인기 아이돌의 경우 정가 대비 최대 80만 원까지 프리미엄을 붙여 판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ㄴ씨는 팬들끼리도 서로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부정한 방법으로 티켓을 파는 암표상들 때문에 콘서트에 가고 싶은 팬들은 암표 이외의 방법이 없다며, 가고 싶은 팬에게 팔기도 하고 직접 구매한 경험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직한 방법으로 예매한 팬들도 의심받는 상황이 생겨 불편할 때가 많다며, 간절한 팬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매크로를 통해 티켓을 싹쓸이해 비싼 가격에 파는 암표상들을 강력히 처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암표 거래는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처벌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2024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처벌 수준을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이 이뤄지면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 또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권을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행위'와 공정한 입장권 구매를 방해하거나 우회해 입장권을 구매하는 행위인 ‘부정 구매'까지 모두 처벌 대상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김서진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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