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 속 ‘중장년 가능’ 아르바이트 키워드 검색량 전년 대비 5736.1% 상승
- 유튜브 누적 조회수 약 355만 회를 기록한 ‘70년생 엄마의 알바 이야기’ 속 주인공 문연정 씨(55)를 만나다

최근 들어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는 중장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6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24년 검색된 키워드 데이터를 분석한 ‘2024 아르바이트 키워드’를 발표했다. 그 결과, 중장년층을 포함하고 있는 키워드의 검색량이 눈에 띄게 성장하였다. ‘생산직 중장년’과 ‘중장년 가능’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한 검색량이 각각 20461.5%, 5736.1% 증가하였다. 이에 ‘알바천국’은 지난해 40대 이상 구직자를 위한 ‘중장년 채용관’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중장년층은 새롭게 떠오르는 아르바이트 수요층으로서 자리 잡았다.
알바천국 내 ‘중장년 채용관’ 서비스 사진=알바천국 모바일 앱
알바천국 내 ‘중장년 채용관’ 서비스 사진=알바천국 모바일 앱
중장년층의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아르바이트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이 늘면서 SNS에서도 이들의 구직 이야기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70년생 엄마의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을 소개하며 ‘70년생 엄마의 알바 이야기’를 연재하는 유튜버 ‘지원리코리안’은 이 같은 콘텐츠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이다. 이 콘텐츠 시리즈는 현재 누적 조회수 약 355만 회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아르바이트 수요층,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들어보다
유튜버 ‘지원리코리안’의 중장년층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영상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울 엄마도 평생 전업주부셨는데 얼마 전부터 아르바이트 하시는데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라며 응원과 공감의 댓글을 다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엄마도 이거 보고 힘내면 좋겠다”라며 위로와 동기 부여를 얻은 반응들도 있었다. 콘텐츠 속 주인공 문연정 씨(55)를 만나 중장년층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문 씨는 현재 무인 셀프 사진관 ‘포토 그레이’에서 일하고 있다.
‘70년생 엄마의 알바 이야기’ 콘텐츠 시리즈 =유튜버 ‘지원리코리안’
‘70년생 엄마의 알바 이야기’ 콘텐츠 시리즈 =유튜버 ‘지원리코리안’
아르바이트 구직 당시의 나이와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2024년, 만 54세의 나이에 처음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가 아이들이 다들 성인이 되어서 일을 하고 학교를 다니니까 문득 일상이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돈을 사용할 일도 많았고요. 하루는 딸이 제게 엄마도 경제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게 어떤지 권유하기도 하였습니다. 가사 활동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늦기 전에 경제 활동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에서는 어떤 앱을 사용하셨나요?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의 ‘당근 알바’ 카테고리를 이용해서 아르바이트 공고를 찾았습니다. 가사 활동도 병행해야 하는 주부라는 직업도 있기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찾아야 했습니다. 당근 알바는 거주하고 있는 동네 인근의 아르바이트 공고만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또 ‘당근 매너 온도’가 높은 점이 아르바이트 합격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당근으로 중고거래를 몇 차례 한 경험이 있는데, 저와 거래한 분들이 모두 높은 거래 만족도로 평가해 주시면서 당근 앱 속 저의 매너 온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당근에서는 단순히 아르바이트 지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평소에 좋게 받았던 매너 온도도 보이는 점이 저에겐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아르바이트 구직 과정 중 힘드셨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줄 수 있나요?

아르바이트를 지원할 때 여러 곳에 도전을 하지는 못했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서 젊은 아르바이트 지원자들과 비교하였을 때, 분명히 불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원서 제출조차도 꺼려지던 때도 있었고, 실제로 면접까지 봤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경험도 있습니다. 면접을 보려고 갔는데, 사장이 저보다 훨씬 나이가 젊었고 제게 계속 일을 해본 경험이 있냐고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합격하면 일을 너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면접에 임했었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는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에 대하여 소개해 줄 수 있나요?

무인 셀프 사진관 ‘포토 그레이’에서 매장 관리 및 청결화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3개월째 하고 있습니다. 179: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아르바이트랍니다. 매일 하루 2번씩 매장에 가서 비치된 액세서리를 정리하고, 인화지를 교체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 관리할 때마다 10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되는 편입니다. 오랜 주부만의 강점인 청결화에 능하고 꼼꼼한 능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단순노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일상 속 하나의 즐거운 루틴처럼 굉장히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50대의 나이에 아르바이트를 통해 처음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나의 노력이 돈으로 환산되어 돌아오는 경험을 처음 해봐서 너무 좋고, 뿌듯합니다. 첫 월급으로 남편과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을 때도 너무 신났었습니다. 학교로 인해 멀리 사는 딸에게는 계좌이체로 용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자신감 있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것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아르바이트에 관심이 있지만 주저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도 사실은 나이가 들어가는 걸 못 느끼고 있었는데, 눈 떠보니 50대 중반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일을 엉망으로 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려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뭐든지 부딪혀봐야 한다는 생각에 움직였습니다. 중장년층도 우리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곳곳에 우리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도 나이는 들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니, 자신감을 잃지 말고 부딪혀보면 좋겠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내다 보면 반드시 길은 있습니다.
이진호 기자/김하은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