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질문이 잘 안 들린다면? 양해 구하고 한 번 더 확인해 확실히 답해야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20년 9월, 공공기관 최초로 정규직 채용형 청년인턴 채용에 ‘온택트’ 화상면접을 도입했다.응시자 240여명은 지역본부 중 한 곳을 선택해 본사 면접위원과 화상으로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면접전형은 기존 ‘프리젠테이션 면접’ ‘심층면접’과 더불어 실제와 유사한 민원, 업무상황을 응시자에게 제시하고 업무이해능력·갈등관리 능력 등을 평가하는 ‘상황면접’이 추가됐다.
공공기관 첫 화상면접인데다 새로운 면접전형까지 추가돼 준비가 쉽지 않았다는 문자영(27)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투자금융처 선임주임은 “화상면접과 대면면접과의 차이를 찾아내기보다는 돌발 상황이나 질문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며 “다만 목소리가 잘 들릴 수 있도록 발성이나 목소리 크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문자영
1994년생
2018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20년 10월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투자금융처 입사(채용형 청년인턴)
2020년 12월 정규직 전환 후 선임주임으로 근무
TOEIC 920(캠코 입사지원서 미기재)
CFA lv 1, 펀두투자권유대행인, 증권투자권유대행인 자격증 보유
교환학생, 오케스트라, 푸드트럭 운영 등 경험
합격 후 소감이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시장의 문도 좁아져 있었고 캠코도 채용을 연 1회로 바꾸다보니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굉장히 불안했다. 그런 상황에서 캠코의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고, 현재는 신입사원으로서 차근차근 업무를 익혀나가는 중이다. 금융기관과의 채권인수 관련 미팅에 직접 참여하는 업무를 특히 기대하고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기업투자금융처 기업채권인수팀에서 기업채권 인수 업무를 맡고 있다. 캠코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회생기업 등의 채무를 인수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 같은 특별채권 인수를 담당하고 있다.”
캠코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 시절에는 금융 공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고 CFA를 공부한 것이 전부였다. 다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큰 자금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첫 직장으로 보험 영업을 하게 됐다. 2년 반 정도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며 상담도 하고 상품도 권하며 보람을 느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사업자들,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특히 캠코가 가계와 기업, 공공 모든 분야를 아울러 국민 경제에 힘쓴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현재는 부실채권 및 재기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돌고 돌아 마침내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입사지원서는 어떻게 작성했나. 특별히 주력한 부분이 있다면
“채용 공고가 뜨기 전부터 전년도 합격 수기를 찾아보며 마감일 직전까지 계속 수정했다.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 입사 후의 계획 등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입사지원서를 작성했다. 실제로 면접장에서 면접관마다 관심을 갖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자기소개서 문항을 꼼꼼히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격증이나 경력을 원하는 직무와 연결시켜 내가 왜 필요한 사람인지 어필하려고 했다.”
필기전형은 어떻게 준비했나
“8월 15일 필기일 전까지 약 6개월 동안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했다. 연 초에 퇴사를 했고, 학교 졸업한 지가 꽤 돼서 남들보다 준비시간이 부족했다. 또 외국어 시험과 한국사검정능력시험을 치르느라 3주 정도는 필기공부를 하지 못했다. 눈이 떠있는 동안은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했고, 식사시간, 쉬는 시간을 제외한 순 공부시간으로 10시간을 꼭 채우고 귀가했다. 공기업 진로를 생각하고 계신 취업준비생들께서는 한국사검정능력시험은 꼭 미리 취득하시길 추천한다. 시험은 경영직렬(경영학, 중급회계, 재무관리)로 필기시험을 봤고, 인터넷강의를 수강하며 준비했다. 기본 강의들만 듣고 기본서와 객관식 문제집을 통해 끊임없이 복습했다. 흔히 ‘몇 회독을 했느냐’라는 질문을 하는데, 나는 회독에 관계없이 모르는 것은 반복해 학습했고, 나중에 보니 8번 이상 본 부분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캠코가 온택트 기반 화상면접을 실시했다.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을 텐데
“2020년도 금융공기업 채용의 첫 번째 문을 캠코가 연만큼, 온택트 화상면접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면접 스터디원들도 아는 것이 없어 걱정이 많았지만, 화상면접과 대면면접과의 차이를 굳이 찾아내기 보다는 돌발 상황이나 질문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특히, 마스크를 쓰고 하다 보니 목소리가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발성이나 목소리 크기에도 신경을 쓰면서 준비했다.”
실제 화상면접을 해보니 어땠나. 각 면접을 치러본 소감이 궁금하다
“준비시간은 PT면접과 상황면접을 합쳐서 30분이 주어졌고, PPT를 만드는 대신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면접 준비할 때 연습했던 것과 매우 달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준비 시간과 답변 시간이 압축돼 장황하지 않게 대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PT주제는 면접스터디에서 다뤘던 주제를 응용해서 대답할 수 있는 것이어서, 어려웠지만 나만의 논리로 발표할 수 있었다. 상황면접은 이번에 처음 도입된 방식으로, 주어진 주제가 생소했지만 공사를 대표하는 직원으로서 민원인을 대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답변하려고 노력했다. 이 역시 실제 직무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논리대로 잘 대답하느냐도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경청, 친절 등의 기본자세와 더불어, 업무 원칙 준수, 공공성 등이 답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화상면접에서 특히 어려웠던 부분 혹은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 이유는?
“마스크와 화면이라는 두 개의 벽을 넘어 소통하다보니, 면접관들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는 점이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답변을 잘 하고 있는 건지 말을 하면서 나에 대한 확신이 무엇보다 필요했고, 끝나고 나서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화상면접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마스크 때문에 오히려 눈이 부각되기 때문에 표정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가끔 면접관들의 질문이 다소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대충 얼버무려 답변하기 보다는 정중하게 다시 질문을 여쭤보고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차 면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나
“2차 면접은 3명의 지원자가 같이 들어갔고, 아크릴 판으로 된 가림막이 있었다. 임원 면접이라 특히 떨렸지만, 자신감 있으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임하고자 노력했다. 받았던 질문으로는 1분 자기소개, 전 직장의 업계에 대한 본인의 생각, 이직사유 등이 있었고, 기억에 남는 질문으로는 회식문화와 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있다. 정답이 있기보다는 본인의 평소 생각과 센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이후 면접관님들께서 크게 웃어주셔서 속으로 굉장히 위안이 됐다. 다른 직렬 지원자들은 금리에 대한 의견, 한국 경제의 현 상황 등에 대해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나만의 합격팁
공사에 대한 본인의 확신과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직장도 사기업이었고 남들보다 준비기간은 짧았지만, 왜 캠코여야 하는지, 그리고 왜 내가 캠코에 필요한 인재인지에 대한 탐구는 누구보다 깊고 신중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면접에서 ‘사기업을 다니고 있었고 대외활동도 도전적인 것을 많이 했는데, 안정적 특성의 공기업과 잘 맞지 않는 거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도전과 안정성, 사기업과 공기업 사이에서 이곳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오직 캠코에서 가능한 일이기에 과감히 퇴사를 결심하고 지원했다’라고 대답했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취업준비생으로서 당연히 여러 군데에 입사지원서를 내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고 싶은 한 기업을 대상으로 많은 고민을 해보길 바란다. 더불어 면접 때 자신있게 본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금융 공공기관 일원으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중소기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캠코에서 성장성이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중소, 중견기업을 직접 마주하면서, 이 회사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고 싶어졌다. 구체적으로는 기업회생 절차 종결 후 경영정상화 비율과 한계기업 수 등을 개선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법률적인 부분과 회생 기업이 겪는 부정적인 분위기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캠코에서는 DIP금융, 동산금융지원, 부실채권 인수 등의 다양한 기업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기에,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더 나아가, 중소기업과 그들의 협력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함으로써 기업, 가계가 상생하는 경제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꿈꾸고 있다.”
[사진=한국자산관리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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