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부발전, 2020년 상반기 채용 비대면 면접 운영
SK텔레콤 ‘바른 언택트 면접’에 집중
‘제2회 대한민국 바른채용 컨퍼런스’ 열려

한국남부발전 1차 대면면접 토론면접 현장. 사진=한국남부발전
한국남부발전 1차 대면면접 토론면접 현장. 사진=한국남부발전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한국남부발전은 공공기관 중에서는 비교적 일찍 비대면 채용방식을 도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 2차 면접서 대기실부터 신원 확인실, 면접실을 모두 온라인으로 운영했다. 면접관들은 방역판이 설치된 책상에 2m 간격으로 떨어져 앉아 면접을 진행했다.

구직자들의 장비 구매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했다. 또 정서적 교감이 어려운 화상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4분짜리 분량의 지원자 사전 자기소개영상을 추가하고 면접시간도 기존 5분에서 15분으로 확대했다.

이같은 비대면으로의 전환 후, 인사팀은 놀라운 결과를 받았다. 면접 비용이 약 1억원 절감된 것. 한국남부발전 인사팀 관계자는 “면접장 대관비, 현장 관리인력 인건비 등을 포함해 보통 지원자 1명 면접에 평균 5만원이 든다”며 “비대면 방식 도입 후에 구직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것은 물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바른채용인증원이 2일 개최한 ‘제2회 대한민국 바른채용 컨퍼런스’의 화두는 코로나19와 비대면 화상면접이었다. 이날 참여한 기업 인사담당자, 채용 전문가 등은 비대면 시대에 채용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SK텔레콤은 ‘쌍방항(interactive)’ 면접으로 유명하다. 개인면접, 개인발표, 그룹토의, 그룹발표에 면접 시간 총 5시간 30분, 면접관도 8명 이상이 참여한다. 그러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터지자 SK텔레콤 인사팀은 고민에 빠졌다. 채용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SK텔레콤 인사팀 관계자는 “안전, 안정, 공정 세 가지 요소를 기치로 한 ‘바른 언택트 면접’을 주제로 새롭게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선 부정행위 없는 안전한 비대면 환경이 필요했다. SK텔레콤은 면접 전, 태블릿과 유심 외에도 사탕, 차 세트, 충전기, 태블릿 거치대 등을 모아 면접 키트를 만들어 발송했다. 또 면접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사전에 리허설도 실시했다.

면접 환경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제공되는 태블릿에 사내 보안 솔루션 디바이스와 면접용 앱을 설치해뒀다. 또 SK텔레콤의 사내 기술을 활용해 N/W트래픽을 사전 점검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동일한 IT환경과 통신환경을 제공하는 ‘공정’ 실현도 관건이었다. 기존 면접 방식을 유지하되 이를 위해 고화질 화상 통화 솔루션을 활용했다.

채용 상담 및 설명회 역시 SNS나 동영상을 활용해 전면 비대면화 했다. SK텔레콤 인사담당자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방식에 구직자들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이슈] “면접 비용 1억원 줄었어요” 어느 기업 인사팀의 언택트 면접 후기
조지용 한국바른채용인증원장은 이같은 내외부의 긍정적인 평가 덕에 기업의 비대면 채용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조지용 원장은 “다만 조직 내 리더그룹의 기술 적응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통 단절, 과제 등 유출의 보안문제에도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대면 면접과 함께 대안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면접에 대해서는 “아직 지원자의 답변을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며 “현재로써 기업들이 AI는 인적성검사에 활용하고 면접은 화상으로 실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AI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더 축적돼야 할 것으로 봤다.

비대면 면접에 대한 취업준비생의 목소리를 전하는 시간도 가졌다. 황수영 청년재단 매니저는 “취업준비생들이 화상면접을 앞두고 가장 고민하는 것은 돌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년재단이 503명을 대상으로 한 ‘화상면접의 어려움’을 꼽는 조사결과 ‘돌발상황 시 대응 방안(45.5%)’이 1위로 꼽혔다. 이어 ‘통신기기 접속 장애 위험(44.9%)’, ‘면접위원과의 소통의 어려움(43.5%)’에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수영 매니저는 “돌발상황 시 대응방안을 사전 공지하고 상세 매뉴얼을 제공하거나 리허설을 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해보인다”며 “면접 지원자 간 동일한 환경, 부정행위 방지 대책 마련 등도 추가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