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IR에는 실제 결정권자들이 참여
20여년 노하우 덕에
재야의 창업 고수들이 대거 몰려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대학 창업의 선구자’ 연세대 창업지원단이 이번에는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구축에 앞장선다. 손홍규 단장의 지휘 하에 창업지원단은 학교의 인프라와 교내외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창업의 생태계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손홍규 연세대 창업지원단장. 사진=서범세 기자
손홍규 연세대 창업지원단장. 사진=서범세 기자
2020년 한 해 연세대 창업지원단 성과가 궁금하다
“BI입주기업 출신 ㈜피플바이오의 IPO상장, 학생창업팀 출신 성공기업 111%의 창업건립기금 기부, 대학투자펀드를 기반으로 한 기업 투자 프로그램의 확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창업사업의 규모 확대, 실험실 창업 지원을 통한 교원창업의 활성화 등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라 할 수 있다.”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선 우수한 팀을 발굴하고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내실 있는 연세대만의 차 별화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을 꼽고 싶다. 1998년 중소기업청 1호 대학 창업보육센터로 지정된 후 20여년간 창업지원단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많이 갖게 됐다. 전에는 창업커뮤니티 홍보 등 공고를 통해 우수한 팀의 지원을 기다렸다면 최근에는 이미 지원을 받은 팀들이 또 다른 팀에게 ‘창업하고 싶으면 연세대 창업지원단에 가라’고 소개하는 등 팀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전파되면서 재야의 창업 고수들을 대거 발굴해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투자 네트워크도 다양하다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투자유치다. 투자 유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IR인데 IR에서 그치지 않고 투자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매년 운영하는 ‘연세 시크릿 IR 데이’에 투자사의 부사장, 사장 등 실제 결정권자가 참여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연세대에 그만큼 가치 있는 팀이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창업팀과 투자자를 산업 분야별로 매칭해 IR을 진행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덕분에 투자와 매니지먼트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연세대 창업지원단이 선발한 팀은 믿을만하다’라는 이야기가 조금씩 들려온다. 이러한 신뢰가 쌓여 투자 규모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정착이 됐다. 이게 연세대 에코시스템의 핵심 기반일 것이다.”

연세대가 에코시스템을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교내 프로그램과 다양한 인프라를 중심축으로 팀을 지원한다. 교과와 함께 캠프, 경진대회, 동아리 등의 비교과로 실전형 창업교육과 스타트업 DNA 배양에 주력한다. 학생들이 학점관리 때문에 창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창업친화적 학사제도로 창업(준비) 휴학제도와 창업 (현장) 실습제도를 운영하는데 학생들의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다. 또 입주공간으로 신촌캠퍼스 학술정보관 1층에 Y-Valley, 국제캠퍼스에는 학생벤처센터를 마련했다.”
연세대 에코시스템
연세대 에코시스템
2020년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와 투자펀드도 조성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와 특별조합원인 한국 모태펀드 그 리고 동문 기업들과 함께 ‘연세대학교기술지주 개인투자조합 YUTH 3호를 결성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2017년과 2018년에도 YUTH 1~2호로 펀드를 운용했고 2019년에는 약 316억원의 매출을 올려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매출 부문 1위도 했다. 창업지원단은 지난해 처음으로 공동 투자했다. YUTH 3호는 50억원 규모로, 창업지원단이 투자기업을 추천하는 학생창업기업과 교원창업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주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분야와 BIG 3 신산업 분야인 바이오·헬스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도 있다
“ 2016년부터 매 회 수십 개에서 많게는 100여개 우수 스타트업을 초청해 구직자와 만남의 장을 만들고 있다. 참 가 스타트업은 매출, 발전가능성, 채용분야 등을 기준으로 선발하는데, 이들 기업에 학생들을 인턴으로 보내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기업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학생들은 정규직 입사 전 실무를 체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게 연세대의 계절학기 스타트업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방학기간 창업지원단 홈페이지에 인턴 채용공고를 게시하고 지원을 받았는데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실제 인턴 경험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한 번 체험한 후 재지원한 사례도 있다.”
손홍규 연세대 창업지원단장. 사진=서범세 기자
손홍규 연세대 창업지원단장. 사진=서범세 기자
창업지원단의 궁극적인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창업지원단은 연세대 창업 전담기구다. 그래서 학생과 교원, 동문과 (예비)창업자에게 전반적인 창업실무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등대가 배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바닷길을 비추듯. 연세대 창업지원단은 여러분의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항해를 위해 앞길을 비출 것이다.”

2021년에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온라인 시대가 가속화 하면서 오프라인 위 주였던 기존 창업 지원 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했다. 이에 2020년에 비대면 IR, 멘토링 등 다수의 비대면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발빠르게 도입했다. 현재도 온라인 창업교육 콘텐츠를 계속 제작 중이다. 매년 창업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예비와 초기 기업 지원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이 됐으니 앞으로는 이들이 더 나은 단계로 도약할 수 있게 하는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연세대 창업지원단 자체 가 어느 정도 성장했고 투자사들의 지원도 많이 받고 있 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