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로부터 협업 요청
美 아이비리그에서도 연구실 단위로 사용

김진우 아우름플래닛 대표(컴퓨터과학과 11학번)

김진우 아우름플래닛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김진우 아우름플래닛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아우름플래닛의 ‘라이너’는 간단히 말해 ‘인터넷에서 쓸 수 있는 형광펜’ 서비스다. 웹 브라우저는 물론 라이너 앱, PDF에서 ‘밑줄 긋기’가 가능하고 이 하이라이트 부분을 공유도 할 수 있다. 2015년 7월 서비스 런칭 후 누적 이용자 수는 260만명. 모두 자연 유입이다. 이중 85%는 해외 유입자이고 절반은 미국에서 들어온다. 이들의 1년 후 재사용률은 60%에 달한다.

영어 서비스로 시작했던 라이너에 애플의 요청으로 한국어도 추가됐다. 이듬해에는 삼성전자와 힘을 합쳐 ‘라이너 포 삼성’을 갤럭시스토어에 출시했다. 이후 선보인 네이버 웨일과 MS 엣지용 라이너 역시 각각 네이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으로 이뤄진 성과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터넷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미국 아이비리그 일부 학교가 연구실 단위로 사용하는 사례도 생겼다. 연세대 고등교육혁신원과 경영대학도 라이너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김진우(31) 아우름플래닛 대표는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생 때 미국으로 넘어가 2년간 보스턴에서 생활했다. 당시 미국은 닷컴열풍으로 달아오르던 시기였고 의대 교수인 아버지는 김 대표에게 “창업을 하라”고 조언했다.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그는 마침내 첫 사업으로 모아둔 돈 4000 만원을 들고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잇따른 시행착오 끝에 ‘내가 쓰고 싶은 걸 만들어보자’며 개발한 게 라이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앱스토어 등록과 동시에 그와 같이 모바일기기로 책을 읽고 공부하는 비슷한 상황의 이용자가 전 세계에서 쏟아져 들어왔다.

이렇게 쌓인 이용자의 하이라이팅 문장 데이터를 활용해 최근에는 ‘AI기반 검색 서비스’로 라이너의 외연을 확장했다. 라이너를 브라우저에 설치하면 구글 등 검색포털에서 라이너의 검색 결과를 추가로 볼 수 있다. 라이너는 iOS, 안드로이드 OS에서 모두 지원되며 크롬, 사파리, 엣지 등 다양한 브라우저와 PDF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라이너를 만들면서 억대의 투자 제안도 받았다. 김 대표는 거절했 다. 라이너의 방향성을 확신했기에 온전히 내 뜻대로 사업을 키워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라이너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월 1만원의 유료모델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2020년 7월,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SL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미 포브스지가 선정한 2018년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도 선정됐다.

2021년에는 라이너의 무게중심을 기존 유틸리티에서 본격 정보추천 서비스로 옮길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 추가해야 할 기능도 많다. 한 예가 뉴스레터다. 보통의 뉴스레터가 사람이 직접 제작한다면 아우름플래닛은 기계가 자동으로 이용자의 관심분야를 분석해 관련 콘텐츠를 발송한다. Only you've missed, 즉 ‘너만 놓친 뉴스’다.

“종국에는 라이너를 구글보다 정확한 검색 엔진으로 키울 거예요. 현재 구글은 100% 컴퓨터 기반이지만 라이너는 구글 검색에 더해 사람이 하이라이터로 한 번 더 필터링을 한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죠. 때문에 훨씬 인간의 감성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리라 봅니다.”

설립 연도: 2012년 9월
주요 사업: 인터넷 형광펜 서비스 ‘라이너’
성과: 260만 이상 누적 사용자 확보, 누적 투자금 65억원(2020) 등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