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리의 다쓰자]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17.5.29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17.5.29



[캠퍼스 잡앤조이=이정준 아프리카TV 자소서 전문 BJ] 모든 일에서 ‘처음’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처음’은 자기소개서다. 오늘은 자소서의 ‘처음’이 갖는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소제목의 중요성이다. 간혹 “굳이 소제목이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받는데, 그들에게 “인사 담당자의 입장이 돼보라”고 답한다. 수많은 취준생들이 경험한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쓰는 글이 엄청나게 매력적인 것도 아니다. 자소서의 소재도 비슷하고, 글도 비슷하단 얘기다. 이를 읽는 인사 담당자의 마음을 생각해보자.


수천 장의 비슷한 자소서를 보고 있을 인사 담당자들. 자소서에 제목마저 없다면 지원자가 핵심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지 모른다, 또 중언부언하는 글을 보고 나서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 순간 그 자소서는 ‘아웃’이다. 그나마 소제목이라도 있으면 글을 읽기 전에 예상은 해 볼 수 있다.

흔히들 취업 과정을 소개팅에 비유한다. 소개팅에 나갔을 때 외모가 ‘소제목’이다. 멀리서 “여깁니다!”라고 말하며 손을 들 때, 상대가 보는 당신의 모습이 바로 ‘소제목’이다. 하지만 소제목부터 기괴하게 쓴다면 그 역시도 감점 요인이다. 간혹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자 현학적이거나 파격적 어휘나 표현으로 시선을 끌 수도 있지만 이는 시선을 끌 뿐, 매력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자, 외모는 합격점을 받았다 치자. 하지만 외모만 내 스타일이라고 해서 소개팅에서 상대의 합격점을 받을 수는 없다. 자소서에서 목소리는 곧 소제목 뒤에 이어지는 ‘첫 문장’이다. 외모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졌다면 상대방을 나에게 빠지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첫 문장을 잘 쓰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매력적인 첫 문장을 쓰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질문에 맞는 답을 직관적으로 던지는 것이 가장 안전한 첫 문장 사용법이다. 하지만 단순한 두괄식 문장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세련된 표현을 쓸 수 없을까 고민하라. 매력적인 첫 문장이 이후 글을 호의적으로 읽도록 만들 것이다.


또 하나 매력을 증진시키는 요인은 ’일관성‘이다. 외모와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야 시너지를 내며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처럼, 소제목과 첫 문장(혹은 글)이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고, 그 메시지가 질문이나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과 연결돼야 함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이것은 면접에서도 이어진다. 면접의 첫 포문을 여는 것은 대개 ‘1분 자기소개’다. 예전에는 1분 자기소개를 할 때, 많은 이들이 ‘00같은 남자/여자’로 자신을 설명했다. 하지만 남들이 다 ‘맞다’고 하는 것을 때로는 비틀어봐야 할 필요도 있다.


결국은 솔직함이다. 그러나 솔직함을 무기로 1분 자기소개를 끌고 가면 내용은 타당해도 분명히 꼬리 질문으로 들어올 구멍이 생긴다. 이에 그 꼬리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꼭 완벽한 정답을 얘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추후에 이어지는 꼬리 질문에 유려하게 답변을 하면 매력적 자기소개로 달궈 놓은 분위기를 이어 가며 면접장 분위기를 내 위주로 끌고 갈 수도 있다. 면접에서의 ‘처음’ 역시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리하리(이정준, kindoublej@gmail.com)


LG 서브원에 2년 10개월 재직 후 4월 중순 퇴사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 취업 이후 200여 명의 친구들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하리하리의 다쓰자’ 개인방송을 운영 중이다. 브런치,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기소개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