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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대전시 공무원, “특성화고 진학으로 꿈 찾았죠.”


[하이틴잡앤조이1618=문태영 기자]2016년 대전공고를 졸업한 윤 정씨는 졸업도 하기 전 2015년 12월 대전시 지방직 공무원에 최종 합격 후 2016년 2월부터 대덕구청 사회복지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윤 씨는 현재 주거급여, 의료급여, 시설업무를 맡고 있다. 20살 어린 나이부터 공직에 뛰어든 윤정 씨는 후 진학 제도를 통해 4년제 대학 진학을 위해 꿈꾸는 청춘이다.

2015년 12월 대전시 지방직 공무원 합격

2016년 2월 대전공고 졸업

2016년 2월~현재 대덕구청 사회복지과 근무


야자가 하기 싫었던 소녀가 전교 1등이 되다

윤정 씨가 특성화고에 입학한 계기는 여느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문계고를 가면 야자를 해야 하는데, 학교에 오래 있는 것이 싫었다.”며 이유를 밝혔다. 또 “건설회사에서 고위직 맡고 계신 아버지를 보면서 재밌어 보여서, 토목과가 있는 특성화고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진학 후 특성화고에도 야자가 있는 것을 알고 당황했지만, 오히려 공부도 하면서 늦게까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하는 시간들이 지금 추억이다”라고 회상했다.

특성화고를 진학하는 데에 어머니의 반대도 있었지만, 윤 씨의 확신으로 진학을 결심했다.

중학교때 100등 정도 하던 윤 씨는 1학년 첫 시험 때부터 전교 1등으로 수직상승해, 3년 내내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우연히 첫 시험 때 시험을 잘 봐서,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친구 따라 시작한 공무원, 저의 목표가 되어버렸죠

2 때까지 특별한 취업준비를 하지 않았던 윤 씨는 고3이 되기 전 겨울방학 학교에 찾아온 대학생 멘토를 만나면서 공무원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 친구들이 멘토 수업을 듣는 것을 보고 덩달아 시작하게 되었지만, 후에는 1년 이상 지속된 준비에, 초기에 결심했던 대학 진학 카드 까지 내려놓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에 갈 거면 공무원 합격을 포기해야 하고 공무원 가려면 대학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기에, 윤 씨는 일단 수시를 내려놓고 공무원 준비에 더욱 열심을 냈다.

윤 씨를 합격까지 이끌어 준 것은 교내의 공무원반 선생님들이었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6월부터는 전공 선생님들이 하루에 1시간 씩, 물리선생님도 2시간 씩 가르쳐 주셨어요”라고 말했다. “자습을 해서 궁금한 건 선생님을 쫓아가서 물어보았다”며 열심을 냈던 기억을 떠올렸다.

윤 씨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대전시 지방직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했다. “당시 대전에서 2명만 뽑았는데, 최저 기준인 평균 60점을 넘긴 사람이 저와 제 친구밖에 없었다”며 합격한 스토리를 소개했다. 윤 씨는 기본과목인 물리와 전공과목인 건축구조, 건축계획일반 총 3과목을 응시했다. 공기업도 준비했으나 신청 당일 핸드폰 오류로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웠던 일화도 들려주었다.

면접 때 받은 질문이 뭐였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건축가, 건축물 등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주로 물어봤고, 근무 시 민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도 받았었다고 답했다.

[1618]대전시 공무원, “특성화고 진학으로 꿈 찾았죠.”


공무원, 사실은 전혀 딱딱하지 않아요

윤 씨는 근무 분위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솔직히 공무원하면 동사무소만 생각해서 지루하고, 분위기도 딱딱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 와보니 일을 너무 많이하고, 서로서로 다 엄청 친하고 의외로 세대 차이가 별로 안나요”라고 했다. “선생님들도 공무원인데 왜 그런 생각을 못했나 모르겠다”고 웃었다.

어린 나이에 일하며 힘든 점들도 적지 않았다는데 “전화로 어린 목소리라고 제 말을 듣지도 않고 무시하시고, 같은 말을 해도 나이 많은 분들이 하는 이야기만 들으시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섭섭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도 못하지만 열심히 배워나가고 있다”고 했다. 허나, 그 만큼 사회를 일찍 경험하고 이미 사무실 내에서 연차로는 막내가 아니다. 또 “월급을 타서는 생활비만 제외하고 가정에 기여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꿈? 후진학을 통해 건축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수시로 야간대학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윤정씨가 목표로 하는 대학은 한밭대 건축공학과인데, 대학교 학사를 받을 시 기사자격증을 딸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고 한다. “대학을 가지 않으면 직종에서 10년이상 종사해야 딸 수 있다”고 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너무 조급하게 뭔가를 하려고 하지는 말고, 이것 저것 경험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잘 찾아보고 그 때가서 시작해도 좋다”고 했다.

“사실 저는 건축에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복지와 행정업무를 주로 맡고 있기 때문에 아쉽기도 하다”며 “앞으로 건축과 관련된 공부들을 더 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mty090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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