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

△서울대학교 학생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의 모습.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이은빈 대학생 기자] 서울대학교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매우 특별한 카페가 있다. 바로 학생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이하 문큐)’다.


문큐는 서울대 총학생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가 몇 해 전 독립한 문화 융성 학생 단체다. 동아리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했지만 공부와 취미, 봉사활동과 같은 명확한 목적을 가진 동아리와는 달리, 학생들의 문화를 부양하는(Incubate) ‘문화 융성 단체’라는 점에서 동아리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즉 대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하면서도 ‘문화’를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문큐의 회장 윤소정(서울대 3)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생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

Q 문큐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문큐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은 우선 일주일에 3시간 씩 카페에서 무급으로 봉사하게 됩니다. 주로 빵을 굽고, 음료를 만들고 설거지와 청소를 합니다. 사실 완전히 무급은 아니고, 시간당 1000원 씩 마일리지를 쌓아서 그 돈으로 카페 내에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또 매주 한 차례의 회의를 통해 신 메뉴를 개발하고, 손님들의 건의사항을 반영하며 문화행사도 계획합니다.


문큐는 카페 업무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는데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카페를 운영하며 수익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교내에서 운영하기에 임대료와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문화행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문큐의 운영목적이기도 하죠.


지금까지 한 활동들은 소이캔들 만들기, 초콜릿 만들기, 빼빼로 만들기 등이 있습니다. 이런 행사들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대부분 조기에 마감됩니다.


Q 카페 메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메뉴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문큐의 음료 가격들이 아주 저렴해요. 저희는 요거트도 직접 만들고, 커피와 핫초코는 공정무역 재료를 사용하는 등 문큐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대학생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

△문큐의 메뉴판.


메뉴 이름도 재치있게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녹아요’는 녹차+아몬드+요거트이고, ‘아시나요’는 아몬드+시나몬+요거트예요. 양도 많아서 한 끼 식사로 충분합니다.


Q 문큐 활동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무엇보다도 같은 학생들이 운영하다 보니 손님들과의 유대감이 깊어요. 메뉴를 추천해주시는 분, 칭찬해주시는 분, 책을 기증해주시는 분, 심지어 낙서장에 따스한 시를 남겨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제가 들어오기 한참 전인 문큐가 처음 세워진 2000년대 초중반에는 카페를 찾는 학생들이 참 많았다고 해요. 하지만 학교 내에 프렌차이즈 카페가 생겨나면서 손님이 줄었고, 매출도 점차 줄어 지난해까지 카페를 그럭저럭 유지할 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행히 올해부터는 입소문이 많이 났는지 다시 카페를 찾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음료와 친근한 알바생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회장으로서 매우 뿌듯합니다. 다른 학교에도 문화인큐베이터와 같은 단체들이 생겨나서, 대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의 폭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대학생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

△아늑하고 정감가는 문큐의 내부 전경.


yena@hankyung.com


[대학생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자치카페 ‘문화 인큐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