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신입공채 안 한다더니…”

LG유플러스, 명문대생 눈에만 보이는 채용공고?


“공채 안 한다더니…” LG유플러스, 명문대생 눈에만 보이는 채용공고?

서강대 경력개발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LG유플러스 신입채용 공고.



10월 12일 현재, LG유플러스가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기업이 인력을 충원하는 일이야 전혀 놀라울 게 없다. 문제는 이번 채용소식을 ‘아는 사람만 안다’는 데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재무/회계 부문에 대졸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지원서 접수도 이미 시작했다. 23일 오후 23시 접수를 마감해 11월 인적성검사를 치르고 면접도 실시한다.


그러나 막상 LG그룹의 채용사이트인 LG커리어스(careers.lg.com)를 들어가 보면 해당 공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채용대행사이트나 관련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바로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의 취업센터에만 게시된 비공개 채용이기 때문이다.



“공채 안 한다더니…” LG유플러스, 명문대생 눈에만 보이는 채용공고?



채용공고를 열기 위해서는 특정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이 열쇠는 앞선 일부 대학 채용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다. 이들 대학 취업센터의 LG유플러스 공고에는 영어 알파벳과 숫자로 조합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데 LG커리어스에서 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마치 요술처럼 ‘LG유플러스의 재무/회계부문’ 신입채용 공고가 뜬다. 이때부터는 일반 전형처럼 지원서를 입력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면 된다.


다른 학교 학생도 해당 학교 취업센터에서 공고를 보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학번 기입란을 통해 다른 학교 학생의 열람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즉, LG유플러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다른 학교의 학생은 채용 사실조차 알 수 없는 것이다.


매년 두 차례 공개채용을 통해 100명씩 총 20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던 LG유플러스는 올 9월에는 예년과 달리 하반기 공채를 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영업적자로 골머리를 앓던 LG전자 MC(모바일)사업부의 인력이 대거 LG유플러스로 흡수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사실이 아니며 공채 대신 상시채용으로 충원하려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상시채용에 추천채용이라는 전제가 붙으면서 LG유플러스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학벌중심 평가’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은 “채용 인원을 줄이되 최소 인원을 학벌을 기준으로 뽑겠다는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이번 수시채용 인원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낼 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추천 형태의 수시채용은 이미 많은 대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반적인 전형”이라며 “다음주부터 ‘얼리버드’라는 산학협력 채용을 통해 30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