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땐 근처 가까운 약국을 찾으면 되지만 마음이 아플 땐 어디로 가야할까. 고단한 삶을 견디는 현대인들을 위한 이색 약방이 문을 열었다. 단돈 500원만 있으면 신선한 ‘문화’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그곳 ‘마음약방’을 소개한다.


마음이 아플땐 어디로 가죠? ‘마음약방’ 사용 설명서

△서울시청 시민청 내 마음약방


마음약방

마음약방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무인자판기다. 지난 2월 서울시청 시민청 내에 먼저 설치됐고 이후 대학로 서울 연극센터,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동전 500원을 자판기에 넣고 표시된 20가지 마음 증상 중 하나를 고르면 끝. 자판기에서는 선택한 증상에 따른 간단한 처방전을 발급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처방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 눈에 띈다. 위로가 되는 그림 엽서를 선물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책을 추천하는 등의 재미있는 처방이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관련된 영화를 추천해주고, 증상에 도움이 될 만한 요리 레시피를 처방하기도 한다.


마음이 아플땐 어디로 가죠? ‘마음약방’ 사용 설명서

습관성만성피로 증상에 대한 그림 처방

마음약방 치료 후기

“미래막막증을 선택했는데 ‘오늘을 즐겨라’ 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어요.” (취준생 K양)

“부담 없이 500원으로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대학생 S군)

“좀 더 많은 곳에 마음약방 자판기가 설치되면 좋겠어요. 필요한 순간에 가까이에 있으면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직장인 Y양)


마음이 아플땐 어디로 가죠? ‘마음약방’ 사용 설명서

△처방 패키지


마음약방 치료 항목

꿈소멸증, 외톨이 바이러스,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 분노조절장치 실종, 미래막막증, 자존감 바닥 증후군, 급성 연애세포 소멸증, 예민성 경쟁 과다증, 월요별 말기, 사람멀미증, 습관성 만성피로, 의욕상실증, 현실도피증, 마음 요요현상, 후천적 실어증, 상실 후유증, 긴장불안 증후군, 가족남남 신드롬, 인생낙오 증후군, 노화자가증상


글 김누리(한신대) 대학생 기자 rlasnfl2500@naver.com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