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지방에서 올라온 지원자 A씨는 면접장에 와서야 비로서 내일이 면접날임을 알게 되었다. 이를 안 채용담당자는 A씨를 면접팀에 배치시켰고 A씨는 회사의 배려로 더욱 열심히 면접에 임하여 결국 최종합격하게 되었다.


사례2. 입사지원서 특기란에 ‘씨름’이라고 적은 여성지원자 B씨는 면접도중 이를 특이하게 여긴 면접관에게 즉석 씨름을 제안했다. 면접관은 B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면접장에서 즉석 팔씨름을 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이 채용에서 부드러워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면접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린 지원자를 위해선 물과 휴지를 챙겨주는 따뜻함, 카드마술·수화·노래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도록 하는 배려심도 있었다.


조경회 한화그룹 채용매니저는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8대 스펙은 한화에선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한화의 기업정신인 신용,의리를 바탕으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진정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솔직, 담백하게 면접에 임하라”고 조언했다.


조 매니저는 신입사원들에게는 패기와 도전정신이 중요하므로 이를 면접관에게 어필하면 가점을 받을수 있다고 귀뜸했다. 채용 매니저를 통해 한화가 찾는 인재를 알아보았다.



한화, 신입사원 출신대학 80곳… 특징은 ‘비전·애사심·스마트’


신입사원들 특징은 ‘비전·애사심·스마트’


한화는 지난해 상반기 인적성시험을 폐지했다. 취업준비생들은 한화의 이런 조치에 환호성을 질렀으며 각 대학의 채용설명회장에는 줄을 서야 입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인적성 폐지와 관련 조 매니저는 “채용전형중 하나인 인적성검사를 폐지함으로 인해 취준생들의 심적·경제적 부담을 없애고 회사는 빠른 시간에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발굴하는 장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2013년 상반기 공채에는 5만1226명의 지원자가 몰려 2012년 상반기보다 33%나 늘었고 오히려 2012년 하반기보다도 지원자가 더 몰리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한화는 인적성을 폐지하는 대신 각 사에서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서류전형과 면접에 할애했다. 김영돈 (주)한화 채용담당 파트장은 “여유있는 시간으로 인해 더 많은 지원자를 직접 만나 볼 수 있었고 채용기간도 예전의 2.5개월에서 1.5개월로 한달이나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와 지원자 모두에게 윈윈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입사한 1000명의 대졸 신입사원들은 어떤 공통점을 지녔을까. 조 매니저는 3가지 특징을 이야기 했다. “회사 선택 기준, 희망 직무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 있었고,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취업이 아니었기에 회사에 대한 이해도와 애사심이 강했다. 끝으로 SNS, 태블릿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스마트세대였다”

영어연극·게임면접에 이어 맥주캔미팅까지


한화그룹은 인적성검사를 폐지하는 대신 각 기업에 채용권한을 넘겼다. 각 계열사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다양한 면접방식을 시도했다.


첨단 소재기업 한화L&C는 게임면접을 통해 팀플레이 능력을 평가했다. 한화인재경영원에서 1박2일 합숙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을 관찰하기도 했다.


또한 사업특성에 맞는 신입사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게임면접을 도입해 조별(4~6명)집단별로 과제를 부여하고 팀원들의 상호 협력과 배려, 공동체 정신 등을 평가했다. 또한 지원자 1인을 대상으로 현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제를 부여하여 해결능력을 보는 시뮬레이션면접도 실시했다. 여기에 3인1조의 역할연기를 통한 영어 면접으로 현장 스피킹 능력도 평가했다.


한화L&C관계자는 “집중 면접을 통해 창의력과 글로벌능력을 갖춘 인재발굴뿐 아니라 논리적 사고, 적극성, 끈기와 팀워크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고객과의 직접대면이 많은 한화갤러리아는 ‘TELL YOUR STORY’라는 면접방식을 만들었다. 편안한 카페에서 캐주얼 복장으로 진행되는 실무진과의 대화 및 질의응답을 통해 지원자의 소통능력을 평가했다, 특히 지원자에게 자기소개 시간을 주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본인의 강점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한화는 한화리조트 용인에서 1박2일 동안 합숙면접을 진행했다. 합숙 도중 키워드를 활용한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 발표, 한화그룹의 핵심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면접을 실시. 퍼즐면접 등 1박2일 동안 5회의 다양한 면접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과 함께 저녁식사 후엔 맥주캔 미팅을 하면서 취업이슈, 한화입사후 10년 후 모습에 대해 토의하고 발표하는 비공식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입사자 분포는 ‘SKY 30% 수도권 30%…,지방대 30%’


한화는 2014년까지 4년간 1000~12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매년 뽑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시간제 일자리, 고졸채용으로 인해 대졸 신입채용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졸 신입사원이 감당해야 할 직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대졸 신입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최근 뽑은 신입사원의 출신대학은 80곳이나 된다”며 “한화는 공정한 평가를 통해 우수인재를 뽑기에 편견없이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화측이 밝힌 신입사원들의 대학별 분포는 SKY(서울·연·고대)가 30%, 나머지 수도권 30%, 지방대 30% 그리고 해외대 등이 5%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