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도지한은 20대의 절반을 지났고, 그와 동시에 배우로서 전환점에 들어섰다.

목표를 향해 꾸준한 레이스를 이어가는 그의 담백한 성장기.



[스타 인터뷰] Turning Point

재킷은 지미테일러, 포켓 포인트 셔츠는 스니저퍼레이드


도지한

1991년생

2009년 KBS2 <공주가 돌아왔다>로 데뷔

2011년 영화 <마이웨이>

2012년 영화 <타워> <이웃사람>

2013년 SBS <돈의 화신>, tvN <빠스껫 볼>

2015년 웹드라마 <미스 하이에나>, 영화 <뷰티 인사이드> 출연



[스타 인터뷰] Turning Point

하얀색 티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올해 스물다섯이죠?

20대 중반에 접어든 소감이 어때요? 다섯은 아직 초반이죠. 여섯부터 중반 아닌가요?(웃음) 그냥 숫자만 늘어난 기분이에요. 아직도 20대 초반, 아니 열아홉 살이나 스무 살 같아요, 저는.


중학교 때까지 수영선수를 했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긴 했는데 전문적으로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어쩌다보니 메달까지 땄더라고요.


배우는 어떻게 하게 됐어요?

설경구 선배님이나 안성기 선배님을 좋아했는데, 그분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니 연기가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열아홉 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요즘 데뷔하는 나이가 어려지다보니 그렇게 일찍 시작한 편은 아니죠.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었던 것이 제 적성에 맞으니 좋더라고요.


선수생활에 배우로 데뷔까지, 남들과는 다른 학창시절을 보냈을 듯해요.

사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진 않았어요. 중학교 때 운동하다 그만두고 중국으로 유학을 갔거든요. 중·고등학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마쳐서 학창시절의 추억이 없어요. 그 대신 중국에 가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다양한 문화를 접했어요. 오히려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배운 게 많죠.


데뷔 6년차네요. 데뷔 당시와 지금의 모습, 많이 다르겠죠?

크게 뭐가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늘 어렵고, 늘 모르겠고…. 연기가 그래요. 그런데 눈치는 조금 는 거 같아요. 삶의 노하우를 배워간다고 할까요? 그래도 연기는 늘 처음처럼 어려워요.


뭐가 그렇게 어려워요?

매일 작품을 들어갈 때마다 마음을 다잡아요. ‘이번엔 열심히 해야지, 잘해야지’ 하고요. 하지만 현장에 가면 떨리고 긴장돼요. 그래도 나중에는 조금씩 즐기게 되는 거 같아요. 점점 더 어려운 것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리틀 장동건’이라거나 ‘포스트 원빈’이라는 말은 어떻게 생각해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그런 거 없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장동건 선배님은 <마이 웨이>에서 뵀지만, 원빈 선배님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거든요. 두 분 모두 대선배님이신데 부담스럽죠. 제 목표가 그 분들 같은 톱스타가 되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그냥 배우로 먹고사는 게 목표예요.


[스타 인터뷰] Turning Point

어깨에 장식이 가미된 재킷은 지미테일러, 티셔츠는 선스펠 by 플랫폼 플레이스, 저지 팬츠는 카이아크만


드라마 <빠스껫 볼> 덕분에 농구를 취미로 가지게 됐다고요?

농구는 <빠스껫 볼> 끝나고 잠깐 취미로 즐겼는데, 생각보다 다치기 쉬운 운동이더라고요. 발목이나 무릎에 자주 부상당할 수 있어요. 평소에는 헬스나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요. 강아지 산책시키는 것도요.


웹드라마 <미스 하이에나>에선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을 듯싶어요.

그런 거 아닐까요? 대학생이 졸업하려면 논문을 써야 하고, 정해진 학점을 채워야 하는 것처럼 인턴도 정규직이 되기 위해선 뭔가 있어야 하는 거죠. 직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 똑같은 거 같아요. 배우도 마찬가지죠. 오디션을 봐야 하고, 감독 눈에 들어야 하기도 하고. 다 비슷한 관점에서 보려고 해요.


곧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도 나올 예정이죠. 한 사람의 역할을 20명이 했는데, 어땠어요?

어렵다기보다 그냥 생소했어요. 분명 재미있는 프로젝트였어요. 한 사람의 역할을 20명의 배우가 연기한다는 건 처음 있는 일이잖아요? 저는 초반에 잠깐 나오는데, 제 앞에 나올 사람과 뒤에 나올 사람은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하더라고요. (내가 돋보여야겠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저는 돋보이기보다 주어진 것에 충실하려고 했어요. 어쩌면 그게 제일 부각되어 보일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은 무엇인가요?

두 개가 제일 애착이 가요. 하나는 영화 <타워>에서의 막내소방관 역할인데, 좋아하는 배우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촬영이 길고 고되다 보니 서로 돈독해지기도 했고요. <빠스껫 볼>은 주인공을 해서라기보다 감독님과 호흡이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해본 적 없는 농구를 드라마 때문에 하기도 했고, 전국을 돌아다니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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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곽현주, 셔츠는 세러데이즈 서프 NYC by 플랫폼 플레이스


배우로서 목표가 있겠지요?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쟤 나오면 볼 만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요즘은 조금만 못해도 질타를 많이 받잖아요. 꾸준히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아니, 못한다는 말만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고야’ ‘엄청 잘해’라는 말도 좋지만, 듣는 제가 창피하거든요.(웃음)


배우가 아닌 '청춘' 도지한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일을 하고 싶어요. 제 호흡으로 극을 끌고 갈 수 있는 일이요. 장편 드라마나 영화 같은 작품이 되겠죠? 매해 연초가 되면 ‘작품이 몇 개가 됐든 제대로 된 일을 하자’가 목표가 돼요.


'청춘' 도지한으로서 <캠퍼스 잡앤조이>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요. 제 또래들을 보면 다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살기 위해 하는 것’ 사이에서요. 저는 ‘주변에 맞춰 가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우린 아직 젊잖아요? 실패해도 돌아가면 되고요.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