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자격증 있으면 美·日…女 승무원 중동…배관공은 호주 취업 유리


'K-MOVE' 사업 강화

연수비용 20%만 본인 부담…1인당 최대 800만원 지원


수학을 좋아했던 윤혜정 씨(27)는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 컴퓨터공학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3학년까지 시간만 허비했다. 4학년이 되는 게 무서워 도피성 해외유학을 알아보던 그는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한류 관련 점포에서 일하던 윤씨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인들과 같이 일하면서 일본어 실력을 키웠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세계 여행까지 했지만 귀국한 뒤 윤씨는 이른바 ‘무(無)스펙’으로 국내 취업에선 서류심사조차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도전을 위한 용기는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던 그는 ‘K무브 박람회’를 통해 일본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윤씨는 “세상은 넓고 열정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며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사고의 틀을 국내에서 세계로 넓혀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서 JOB아라" 올해 청년 3000명 세계 나간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청년층의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K무브가 꾸준한 성과를 올리면서 올해 해외 취업 지원이 더욱 확대된다. 두 기관은 21일부터 K무브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원 대상자를 모집한다고 20일 발표했다.


두 기관은 우선 직무역량과 어학능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 연수과정인 K무브스쿨의 목표인원을 지난해 2200명에서 올해 3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구직자는 연수비용의 2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산업인력공단은 K무브 장기 과정에 1인당 최고 800만원, 단기 과정에 580만원을 지원한다.


두 기관은 민간 취업알선 사업의 지원자도 선착순 300명으로 늘리고 취업 인정 조건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제외해 취업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해외 인턴사업은 총 700명을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 취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취업 후 일정 기간 근속한 청년에게는 두 차례에 걸쳐 최대 300만원의 해외 취업 성공장려금이 지급된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업애로 청년에겐 100만원이 추가로 주어진다. 올해 해외 취업 성공장려금 지원 목표인원은 2000명이다. 자세한 사항은 월드잡 홈페이지(www.worldjob.or.kr)나 해외취업 고객센터(전화 1577-999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가별로 유망한 직종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컴퓨터 전문가라면 정보기술(IT) 자격을 상호 인정하는 일본이나 미국 취업이 유리한 것으로 산업인력공단은 파악했다. 경영이나 어학 전공자는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 중간관리직, 현지 여성의 사회 진출에 제약이 많은 중동지역은 여성 항공승무원, 호주 등은 배관·용접 관련 직군 등의 취업이 유리하다.



청년위원회는 임금 수준이나 비자취득 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호주 등을 해외 취업 유망 10개국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영범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해외 취업에 성공하려면 1년 이상의 직무경력과 해당 국가 언어에 대한 기초적 소통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학벌과 스펙에 좌절하기보다 도전정신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해외 취업을 통해 끼를 발휘하는 청년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