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에서 전문가의 경지에 접어들고자 할 때 10년은 ‘매직 넘버’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어떤 분야든 10년만 일하면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을 보면 한 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은 제법 많다. 그렇다면 그들을 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10년 이상 몸담은 사람은 많아도 그 분야의 대가 내지 전문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한 경지에 이르려면 10년의 기간은 필수이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프로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다. 거장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럼 무엇이 더 필요할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경험과 지식을 통한 꾸준한 수련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서는 절대로 대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건축가 김봉렬 교수 또한 “전문성은 시간과 함께 쌓인 시행착오로 만들어진다”고 단언한다. 실수하고 반성하고 고치고 도전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것, 그것이 바로 전문가의 길에 들어서기 위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관문인 것이다.
어떤 일이든 전문가의 경지에 오르려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필요조건). 둘째, 그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자기반성, 재도전의 과정을 거치며 그 분야에 밝아져야 한다(충분조건). 결국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과 그 시간 동안 정성껏 공력을 들이는 것이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되지 않아 맥이 빠지는가? 할 때마다 실패로 끝나 좌절하고 있는가? 더 이상 희망이 생기지 않아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고 싶은가? 아마도 그대는 그 일에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이 조건을 충족했는데도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을 연마하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수를 통해 반성하고 깨닫고 배우고 익히며 담금질하는 인고의 수련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듭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범함의 경지로 들어서는 임계점을 아직 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하게 살기 싫은가? 비범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청년 시절부터 어떤 한 가지에 시간과 공력을 들여라.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실수를 겪더라도 모든 것을 비범함에 이르는 전조(前兆)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치고 개선하라. 그러면 그대는 10년 안에 반드시 그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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