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엔 사랑할 거야


중간고사도 끝. 정신을 차려 주위를 둘러보니 눈에 밟히는 건 커플 친구들의 행복한 얼굴뿐. 자, 이제 다시 연애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어야지? 가장 똘똘한 해법은 소개팅. 나를 알고 그(그녀)를 아는 주선자가 있으니 성공 확률도 높은 편. 하지만 출전 선수 자체가 경쟁력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 아무리 꽃미남 꽃미녀가 나온들 소용없는 법. 지난 호에 이어 커플 성사로 가는 소개팅 필살기를 알려주마. 이것만 알면 커플 성사는 식은 죽 먹기!

[LOVE]소개팅 실전 필살기 ②‘애프터’신청받는 기술 따로 있다는 사실!
상대가 애프터를 제안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라

Step 1‘나중에’ ‘다음에’라는 대화 주제를 제안해라

과감하게 대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던 남자들, ‘열 번 찍으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을 연애에 적용하던 남자들은 언제부터인가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자들은 ‘소개팅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하기보다는 남자가 적극적으로 나오게 해야 하며, 애프터는 그래도 남자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비극의 포인트는 바로 여기다.

더 이상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남자, 그리고 조금 뒤로 물러나 있는 듯 행동하는 여자. 서로에게 은근한 호감을 느꼈으면서도 두 번째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는 건 이렇게 서로 눈치만 보다 만남이 종료돼 버리기 때문이다. 어차피 좋은 사람 만나자고 나온 자리 아닌가.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꼈다면 그 감정을 조금은 힘을 실어 적극적으로 표현하자. “우리 영화 취향이 정말 비슷한데요, 다음에 그 영화 같이 보러 갈래요?”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란 뜻이다. 거부당하는 것이 두렵다고 아무 제안도 하지 않는다면 소심 남녀의 결합은 결국 흐지부지 종결될 것이 뻔하니까.



Step 2상대방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어라

한눈에 봐도 섹시한 비주얼을 가졌다는 것, 대화의 달인이라는 것, 시종일관 미소를 띠게 하는 유머감각을 가졌다는 것, 혹은 미래가 정말 기대될 정도로 훌륭한 스펙을 가졌다는 것 등은 분명 소개팅에서 ‘먹히는’ 조건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가지고도 당신의 소개팅이 진지한 만남으로 오래 지속되지 못해 속상한 적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당신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어보지 않아야 할 지나치게 사적인 질문을 던졌다든지, 상대방을 쳐다볼 때 은근히 시험하듯이 시선 처리를 했다든지, 말투가 지나치게 차가웠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불편한 상태로 있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최대한 상대방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시선 처리, 말투, 대화의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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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자, 이런 여자 정말 최악!

꽤 괜찮은 당신이 수차례 소개팅을 하고도 늘 상대방의 미지근한 반응을 접했다면, 그건 당신의 연인으로서 스펙이 문제가 아니라 소개팅 현장에서 당신의 미세한 태도들이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당신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지만 ‘꽤 괜찮은 당신을 순식간에 진상 남녀로 만들었을’ 그 행태를 몇 가지 소개한다.



X 대놓고 조건 묻기

“어느 동네 사세요?” “부모님은 무슨 일 하시는데요?” “전공이 그거면 앞으로 무슨 무슨 직업을 하시겠네요. 그쪽 연봉 별로 높지 않다던데 어때요?”와 같은 질문은 사실 말만 좀 달랐지 상대방의 경제적 스펙을 대놓고 묻는 것이다. 당신에게 그토록 중요한 조건이 있다면 차라리 주선자에게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



X 혼자 진도 나가기

“우린 정말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다음에 제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데 괜찮아요?”라든가 “결혼은 언제 하고 싶어요?”라는 이야기를 첫 만남에서 던지는 사람은 부담 작렬이다. 혼자만의 공상에 빠져 먼저 상상 속 진도를 나가는 것은 없어 보일뿐더러 상대방이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행동임을 기억할 것.



X 배려 없이 떠들기

상대방이 너무 마음에 들었을 때, 혹은 대화가 끊어지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할 때, 아니면 본래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미처 이야기할 틈도 주지 않고 시종일관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유쾌한 소개팅은 항상 대화가 리드미컬하게 흘러가는 법임을 기억하라. 혼자서 떠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얼버무리면서 상대방에게 취조하듯이 질문하는 것 역시 잘못된 행동이다.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