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_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Extra!


나는 미국에서 중국·일본·이탈리아 음식점과 샌드위치 가게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food음식과 restaurant음식점에 대한 나의 insight안목을 인정해주는 편이다. 물론 professional food critic전문 음식평론가에는 절대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식당에 가면 음식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편이다.
뉴요커들은 한국 음식의 ‘이런 점’에 아쉬워한다
뉴욕만큼 전 세계의 음식을 맛보기 편한 곳이 없다. 한국 음식은 중식이나 일식만큼 대중적이지는 않기에 한국 음식을 난생처음 먹는 외국인들의 웃지 못할 unfamiliar sight생소한 광경을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비빔밥을 비비지 않고 야채를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거나, 순두부찌개를 코스 요리처럼 찌개만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거나, 빈대떡을 피자처럼 손으로 들고 먹는 경우를 봤다. 하지만 한국 음식에 익숙해지는 것은 just a matter of time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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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하면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을 꼽는다. 뉴요커들 역시 그렇다. 하지만 뉴욕 친구들과 한국 식당에 갈 때 상당히 unusual phenomenon이색적인 현상을 발견했다. 그들이 한국 음식의 특성으로 여기는 것이 나로서는 전혀 unpredictable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음식의 unique characteristic특성은 한 종류의 음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aspect면모를 다른 종류의 음식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밥의 경우, 손으로 다진 밥 위에 생선을 올려 먹는 형식을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중식의 경우 닭이라는 재료 하나로 수십 가지의 음식을 만드는 variety다양성을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과연 뉴요커들은 무엇을 한국 음식의 특성으로 꼽을까?
뉴요커들은 한국 음식의 ‘이런 점’에 아쉬워한다
내 뉴요커 친구들이 한국 음식의 특성이라고 꼽는 것은 한국인들의 생각과 quite different사뭇 다르다. 그들과 한국 음식점에 가면 frequently asked question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Do they have those red potatoes?(그 빨간 감자 주니?), Does the restaurant have very soft tofu?(연두부 주니?), I want those mini anchovies.(그 작은 멸치 먹고 싶어.) 음식점에 들어서기 전에 반찬에 대한 질문을 유난히 많이 받았다.

왜 side dish반찬에 대해서 curious궁금한 것이 그리 많으냐고 물어보니 좋아하는 반찬이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어서 미리 알고 싶다는 대답과 함께, 다른 아시아 음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음식의 특성이 반찬이라고 대답했다. 그 친구들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이지 Korean style한국식 반찬은 한국 음식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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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눈에는 보이는 한국 음식의 특성이 왜 나에게는 보이지 않았을까. 일단 나는 밥을 먹을 때 반찬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양인들은 한국 음식을 discover발견하게 되면서 다채로운 반찬이 밥상을 풍성하게 만든다는 점을 배우는 것이다. 또한 나는 어려서부터 반찬 투정을 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밥상 위의 반찬을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먹기에 바빴던 데 반해, 서양인들은 반찬을 선택할 수 있는 right권한이 자기에게 없다는 점을 매우 생소하고 uncomfortable불편하게 느끼는 것이다.

특성은 곧 identity개성이 되며 개성이 없으면 인상을 남기기 어려운 시대다. 반찬이라는 개성을 지녔음에도 왜 한국인들은 그것을 개발하지 않았을까. 반찬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것을 개성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데 원인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식당으로서 첫 미슐랭 별점을 받은 ‘단지’의 셰프 후니 킴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뉴요커들은 한국 음식의 ‘이런 점’에 아쉬워한다
“반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은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 애피타이저 비슷한 요리에 의아해할 때가 많다. 대부분의 고급 일식당과 중식당에서는 웨이터가 요리의 재료는 무엇인지, 어떻게 먹는 것이 적절한지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한식당은 그저 음식을 가져다놓고 알아서 먹으라는 식인 경우가 많다.”(출처 : 조선일보)

그래서 그는 획일화된 반찬 서핑을 바꿨다고 한다. 외국인이 느끼는 아쉬운 점을 해결한 한식당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니 굉장히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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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음식
‘식사’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정답은 meal이다.

restaurant 음식점
‘음식점’의 다른 표현으로는 eatery와 diner가 있다.

insight 안목
sight는 ‘시각, 시야’를 의미한다. in은 ‘안에’를 뜻한다. 시야 안에 있어야 깊이 그리고 자세히 볼 수 있다는 데서 이 단어의 뜻이 유래됐다.

professional food critic 전문 음식평론가
사실 professional을 빼도 되지만 요즘은 아마추어가 프로처럼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다시 이렇게 구분하는 추세다.

unfamiliar sight 생소한 광경
‘익숙한, 친숙한 풍경’은 familiar sight라고 표현한다.

just a matter of time 시간문제
matter는 ‘관건’이지만 이러한 표현은 숙어로 외워야 바람직하다.

unusual phenomenon 이색적인 현상
un을 삭제하면 정반대의 뜻이 된다.

unpredictable 예상하지 못한
predict는 ‘예상하다’를, prediction은 ‘예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predictable은 ‘예상할 수 있는’을 뜻한다.

unique characteristic 특성
unique는 ‘독특한, 유일무이한’이라는 의미다.

aspect 면, 면모
aspect의 유의어는 feature다.

variety 다양성
한국에서는 ‘버라이어티 쇼’라는 TV 프로그램이 많은데 바로 이 단어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여러 요소를 한 프로그램에 복합시켜 놓았다는 뜻이다.

quite different 사뭇 다르다
두 가지를 비교할 때 quite different라고 하면 ‘꽤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간 다르다’를 표현하려면 a little different라고 하면 된다.

frequently asked question 종종 받는 질문
F.A.Q.라고 줄여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side dish 반찬
main dish의 반대 개념이다.

curious 궁금한, 호기심이 있는
curiosity는 ‘호기심’을 뜻한다. Curiosity killed the cat이라는 표현이 있다. 고양이는 9개의 생명을 지녔다는 속설이 있는데(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안 죽으니까) 호기심이 너무 많으면 고양이도 죽음을 당한다는 뜻이다.

Korean style 한국식
한국을 일컫는 모든 단어의 첫 글자는 대문자로 써야 한다.

discover 발견하다
discovery는 ‘발견’이다.

right 권한, 권리
‘오른쪽’이라는 뜻도 있는 right는 정치적으로는 ‘보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진보’는 left라고 표현한다.

uncomfortable 불편한
‘불편한 진실’은 영어로 뭐라고 표현할까? 정답은 uncomfortable truth다.

identity 개성
신분증을 ID card라고 부르는데 이때 ID는 identity의 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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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뉴욕에서 태어나 콜롬비아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언어학을 부전공. 20대 초반 공대를 거쳐 의대로 진학했다가 결국 인문학을 택하는 여정을 겪었다.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