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미리보기_Cinema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 투수 윤도훈(김주혁)은 지금까지 통산 149승, 최고구속 161km, 3년 연속 MVP라는 놀라운 기록의 보유자다.

하지만 불같은 성격 탓에 1년 내내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사고뭉치기도 하다. 그 자신은 나이가 들며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지만, 구단에서는 도훈을 가차 없이 패전 처리 2군 투수로 보내버린다.

도훈의 안하무인 인생을 도맡아 뒷바라지했던 아내 유란(김선아)조차 그를 집에서 쫓아낸다. 그러다가 유란은 암 선고를 받고, 충격받은 도훈은 아내를 위해 다시금 진짜 야구를 시작하려 한다.

김상진 감독이 절치부심하여 돌아왔다. 그는 ‘투캅스 3’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을 통해 한국 코미디 영화의 주요 줄기를 만들어왔지만 최근에는 다소 주춤했다. 특히 2년 전 작품 ‘주유소 습격사건 2’는 실망스러운 선례를 남겼다.

이번에 그가 선택한 ‘투혼’은 기존 김상진 표 코미디의 틀거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슬랩스틱과 오버액션은 철저하게 자제하고 대신 빠르게 대거리를 주고받는 스크루볼 코미디 노선이 더 강하다.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김상진 표 스크루볼 코미디 ‘투혼’
윤도훈의 앙숙이자 절친한 동료 채문을 연기하는 박철민은 언제나처럼 노련한 수다 연기로 웃음을 더하고, 실제 한화와 두산에서 중견수로 활약하다 배우로 전향한 윤현민의 아기자기한 포수 연기도 리얼리티를 더한다.

무엇보다 젠틀한 이미지로 기억되던 김주혁의 다혈질 개구쟁이 같은 부산 남자 연기와, 생활력 강한 아내 역에 새롭게 도전한 김선아의 절제된 연기도 좋은 앙상블을 이룬다.

‘투혼’의 두 축은 야구와 가족이다. 웃음과 흥분이 야구 쪽에 쏠려 있다면, 눈물과 감동은 가족 쪽에 무게를 둔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과 부산 및 마산 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야구 경기 장면은 생생하게 꿈틀거린다.

야구 규칙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훨씬 재밌게 즐길 만한 장치도 풍부하다. 하지만 자이언츠 팀이 다큐멘터리 ‘나는 갈매기’라든가 ‘해운대’ 등에서 워낙 자주 실물로 등장하다 보니 ‘투혼’의 주요 정서로 작용하는 ‘경상도 사나이의 화끈한 야구’ 이미지가 조금 식상하게 다가올 우려는 있다. 무엇보다 영화 후반부에 몰려 있는 눈물의 가족애가 지루하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내러티브 자체의 정리뿐 아니라, 슬픔과 감동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클로즈업과 바스트숏 위주로 이어지는 장면들이 깔끔하게 다듬어졌거나 거꾸로 풍성하게 확대됐더라면 차라리 좋았을 것이다.


아폴로 18

감독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출연 로이드 오웬, 워렌 크리스티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김상진 표 스크루볼 코미디 ‘투혼’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처음 착륙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인류는 더 이상 달에 가지 않았다. 혹시 그 이면에는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발사가 전면 취소된 줄 알았던 아폴로 18호가 실은 달에 갔었다. 달에서 연이어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아폴로 18호의 우주 비행사 네 명은 점차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 출연 레일라 하타미, 페이만 모아디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김상진 표 스크루볼 코미디 ‘투혼’
씨민과 나데르는 이민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별거를 선택한다. 아내 씨민이 떠나자 남편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간병인 라지에를 고용한다. 하지만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가 위험에 처하고, 화가 난 나데르는 라지에를 해고한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휩쓴 화제작.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감독 웡 칭포 출연 주노 막, 아오이 소라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김상진 표 스크루볼 코미디 ‘투혼’
장마철 음침한 날이 계속되고 끔찍한 유사성을 띤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임산부가 산 채로 해부됐고 남편은 펄펄 끓는 물에 빠져 살해당했다. 경찰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지만 살인은 다시 한 번 일어난다. 소박한 사랑을 빼앗긴 순수한 남자가 저지르는 완벽한 복수에 관한 이야기로, 올해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