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스마트 기기 시대에 진짜 스마트해지는 법

허영진의 위로하는 책, 위로 가는 책

요즘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든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아이폰3GS가 국내 처음 도입될 때 열광하며 예약 구매를 했습니다. 아직 약정이 몇 개월 남아 있고요. 아이폰 도입을 스마트 기기 대중화의 원년으로 보면 채 2년이 안 된 것이죠.

스마트 기기가 우리 사회에 보급된 것이 오래전 일이 아닌데도 IT나 디지털 생태계는 물론 우리 일상을 속속 바꿔놓았습니다. 저만 해도 스마트폰이 생긴 후 맛집 앱이나 여행정보 앱 등을 활용해서 특별한 계획 없이 알차게 휴가를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국내에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특정 SNS를 심심치 않게 이용합니다. 이용하다 보면 가끔 화들짝 놀랄 때가 있어요. 대학 동창에서부터 교회 선후배, 직장 동료까지 말 그대로 사돈의 팔촌까지 ‘알 수도 있는 사람’을 추천해줍니다.

아기 사진을 올려놓았더니 우측 하단에 수입 아기옷 할인 광고가 뜨더군요. 편리하다면 편리하고 놀랍다면 놀라운 일이지만 가끔 해당 SNS 업체가 날 감시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게다가 이제 스마트 기기들의 도움으로 특별한 고민 없이 갈 곳을 정하고 먹을거리 메뉴를 고릅니다. 궁금한 일이 생기면 바로 접속해서 검색하면 되고 모르는 길은 지도 앱을 사용하면 됩니다. 굳이 귀찮게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죠.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은 모험을 덜 하고 머리를 덜 쓰고 사람을 덜 만나게 된다는 걸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때에 내게 꼭 필요한 정보들이 선별적으로 맞춤 제공된다는 거, 정말 경천동지할 일입니다. 하지만 애플이나 구글이 의뭉스런 목적으로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의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는 것, 스마트 기기들이 사고능력이나 기억력에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제 공공연한 사실 아니겠습니까?

가히 스마트 기기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요즘, 진짜 똑똑해지는 법은 통신회사의 철 지난 광고 카피에서 찾을 수 있지 싶습니다. “잠시 꺼 두셔도 좋습니다.”

퓨처마인드


리처드 왓슨 지음 | 청림출판사

생존해 있는 ‘세계 3대 미래학자’로 꼽히는 리처드 왓슨이 오늘날 사회를 지배하는 디지털 문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책.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시대의 장점은 누리되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것은 ‘깊은 사고(deep thinking)’이며, ‘디지털 다이어트(digital diet)’로 뇌를 적절히 비우고 쉬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생각 조종자들



엘리 프레이저 지음 | 알키

미국 ‘무브온’의 대표로 인터넷 여론 형성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저자가 상업주의에 물들어 대중을 조종하는 인터넷의 실태를 고발한다. 개인형 맞춤 정보필터링 현상을 일컫는 ‘필터 버블’의 존재를 밝히고 있다. 필터 버블에 의한 개인형 맞춤검색 결과를 무조건 신뢰하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사고하고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눈에 띄는 책 -

[시·에세이] 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 돌베개

희귀병에 걸린 저자가 투병 중에 우연히 마주하게 된 야생 달팽이의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 책. 어둠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저자가 달팽이의 느린 걸음걸이와 고독한 삶을 관찰하며 인간 세계를 넘어 더 큰 세계를 찾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달팽이의 삶을 통해 자연계의 작은 일부분으로서 인간의 참모습과 삶의 진정성을 말해준다.

[과학] 작은 우주 아톰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 열린책들

SF 소설계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아시모프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991년에 쓴 과학 교양서. 기원전부터 20세기까지 인류가 원자의 구조와 우주의 본질을 밝혀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SF 소설의 대가답게 우주나 물질의 본질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아이디어에서부터 20세기 과학자들의 생각까지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여행·기행] 서울 단골가게


박진주 지음 | 부즈펌

서울 속 작은 외국이라 할 수 있는 이태원과 동부이촌동, 서울의 옛 모습은 간직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더한 삼청동과 계동, 소박하지만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연남동,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홍대 등 서울의 열다섯 동네의 추천 가게를 모았다. 낭만과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가게들과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팁을 담은 책.

허영진

교보문고 북뉴스(news.kyobobook.co.kr)에서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는 북 리포터. 삶을 위로(慰勞)하고, 삶의 위(高)로 갈 수 있는 책에 관심이 많다.




제공 : 교보문고 북뉴스 (news.kyob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