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의 희망칼럼] 미래가 두려워 멈춰 선 그대에게
“비 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스피노자의 유명한 말이다. 스피노자는 청년 시절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는 과정에서 신을 부정했다는 이유로 유대교에서 파문을 당했다. 유대교에서 종교적 파문은 사회적 인격체의 사형이나 다름없는 가혹한 형벌이었다. 그는 가족을 포함해 모든 사람과 인연을 끊어야만 했다.

처절한 고독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련 속에서도 스피노자는 세상에 대한 분노보다는 온정과 사랑의 미학을 키워갔다. 절대 고독은 오히려 그의 내면을 더욱 담금질하게 했고, 마침내 그는 고결한 품성을 갖춘 위대한 철학자로 거듭났다.

스피노자는 미래의 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독창적인 해석을 내렸다.

“미래에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을 할까 말까 망설이며 두려움에 떨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저질러 버려라.”

나는 스피노자의 이 말을 매우 좋아한다. ‘망설이지 말고 너도 그렇게 해보라’고 자꾸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것 같다.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나게 돼 있다’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선택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 ‘될 대로 되라’는 것일까? 아니다.

어차피 미래에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체처럼 가만히 있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무언가 망설이고 있거나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주도적으로 나서서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라는 것이다. 운명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창조하라는 뜻이다. 미래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벌떡 일어나서 개척하라는 말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가 있는가? 그렇다면 가만히 앉아 있지 마라. 먼저 미래로 달려가라. 가서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하라. 미래가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 규정하는 순간 미래에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 미래를 이미 일어난 과거로 간주해 버리면 신기하게도 마법처럼 아름다운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대 아직도 두려운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온통 장애물투성이인가? 그래도 될 일은 어차피 되게 돼 있다. 또한 안 될 일은 죽어도 안 되게 돼 있다. 죽을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죽게 되고 죽지 않을 운명이라면 어떻게 해도 죽지 않는다. 생과 사는 이미 예정돼 있는 것. 죽을 때 죽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고 싶거든 지금 심어라. 두려워 덜덜 떨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정균승의 희망칼럼] 미래가 두려워 멈춰 선 그대에게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