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대학생 기업 체험 활동 베스트 30’

기업·단체·기관들이 운영하는 대학생 기업 체험 활동(대외활동) 프로그램은 연간 6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분야와 혜택 등이 다양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대학생들이 이 모든 대외활동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니다. 활동 내용, 혜택, 기간 등을 따져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에 집중 지원하는 이가 많다.

이 수많은 프로그램 가운데 20대가 보기에 최고로 매력 있는 대외활동은 어떤 것일까. 또 이들이 생각하는 대외활동의 장점은 무엇일까.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함께 국내 최초로 대학생 대외활동 랭킹을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대가 뽑은 최고의 대외활동은 기업 크기나 인지도 순이 아니었다.

인기 있는 대외활동 프로그램은 신입사원 채용 뺨칠 정도로 대단한 합격 경쟁률을 자랑한다.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는 몇몇 프로그램은 ‘스펙’으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소문도 돈다. 관심 분야에서 알짜배기 경험을 쌓고 향후 똘똘한 경력으로 남길 수도 있으니 대학생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기업·단체·기관들도 대학생 대상 활동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긴 마찬가지다. 적합한 인재(Right People) 확보가 키워드가 된 요즘, 20대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의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통해 마케팅 등에 도움이 되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삼성그룹 등은 대외활동 전담팀을 따로 만들어 집중 관리할 정도다.

이 토록 치열한 대학생 대외활동의 세계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6000여 개나 된다는 프로그램 중 ‘최강’의 휘호는 누가 가져갈까.

인기는 기업 크기 순이 아니야

이번 조사의 특징은 비교적 근소한 차이로 랭킹이 결정됐다는 점이다. 수많은 대학생 대외활동이 저마다 다른 장점을 갖고 있고, 선택의 범위 또한 넓은 까닭이다. 공동 순위가 많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총 69개의 대외활동을 보기로 제시한 후 ‘프로그램 내용, 혜택 등이 우수해서 ‘최강’이라 할 만한 것을 고르라’고 주문했다. 이 보기는 마케터·서포터즈 및 홍보대사·기자단·해외탐방·자원봉사 및 국토대장정 등 5개 분야 가운데 최근 2년간 같은 시기에 대학생을 모집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즉 대외활동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눈여겨봤을 법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조사결과 1위는 구글코리아의 대학생 글로벌 마케터 ‘구글 브레인’이 차지했다. 구글 브레인은 지난 6월 100명으로 구성된 1기가 출범한 신생 프로그램. 하지만 전 세계 젊은이가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진 구글이 처음으로 시행하는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인 데다 구글이 주최하는 각종 기업행사 참여, SNS·PR 활동, 캠퍼스 마케팅 활동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한다는 점이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월 1회 활동비를 지급하는 것도 매력 포인트.

2위는 삼성전자 마케팅 그룹 ‘아이 크리에이터’와 G마켓 해외봉사단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삼성의 아이 크리에이터는 마케팅 지망생들 사이에선 슈퍼급 대외활동으로 분류될 정도로 인기를 자랑한다. 또 20대에 친숙한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해외봉사단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LG 글로벌 챌린저, CJ엠넷 대학생 마케터 ‘엠넷 아이’, 카페베네 해외청년봉사단, KT 올레 모바일 퓨처리스트, 기아자동차 ‘Funkia Designer’, 삼성전자 애니콜 드리머즈가 베스트 10에 올랐다.

상위 30위에 오른 대외활동을 분석해보니 마케팅 관련 분야가 10개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마케팅 지망생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해외탐방 프로그램은 6개였다. 또 자원봉사 관련 프로그램이 3개, 서포터즈 및 홍보대사 관련 프로그램도 3개가 포함됐다.
구글 브레인·G마켓 해외봉사단 ‘짱이야’
“산 경험 쌓을 수 있어서 가장 좋아”

혜택이나 프로그램 내용이 빵빵하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외활동이라고 해서 무조건 도전할 수는 없는 일. 응답자에게 ‘꼭 한 번 활동해보고 싶은 대외활동이 무엇인지’ 물었다. 즉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해 가장 호감을 가지는 활동을 꼽아달라는 주문이었다.

결과는 ‘최강 대외활동’과는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 상위 10개 대외활동 가운데 절반이 해외탐방 프로그램, 절반은 마케팅 관련 프로그램으로 나타났다. 특히 1위는 G마켓 해외봉사단이 차지했다. 엔터테인먼트에 관심 많은 요즘 세대를 반영하듯 CJ엠넷 대학생 마케터 ‘엠넷 아이’가 2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카페베네 해외청년봉사단, 하나투어 투어 챌린저, LG 글로벌 챌린저, 잡코리아 글로벌 프런티어 등도 10위 안에 들어, 경쟁률이 하늘을 찌르는 인기 대외활동임을 증명했다.

대학생 대외활동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관련 분야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모범형 답이 41.3%로 가장 많았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경력이 된다’는 솔직형 답도 26.7%였다. 스펙 쌓기가 지상과제인 요즘 대학생들의 처한 상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답이다.

‘활동비, 해외여행 기회 등 다양한 특전을 누릴 수 있다’는 실속형 답도 14.7%로 적지 않았다. 이 밖에 ‘비슷한 또래와 인맥을 만들 수 있다(12.4%)’ ‘우수 활동 시 입사 혜택을 받을 수 있다(3.6%)’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
구글 브레인·G마켓 해외봉사단 ‘짱이야’
구글 브레인·G마켓 해외봉사단 ‘짱이야’
조사 개요
조사 :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
조사기간 : 9월 8~17일
응답자 : 20대 225명(남자 110명, 여자 115명 / 재학생 60.4%, 졸업생 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