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매장 수를 보유한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는 올 하반기 개점 예정인 미국 뉴욕 1호점에서 근무할 인턴사원을 SNS를 통해 모집했다.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카페베네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caffebene)에서 진행된 서류 전형에 5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SNS를 이용한 채용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을까? 이병인 인턴기자가 직접 도전해봤다.
[카페베네 인턴십 도전기] “페이스북이 자기소개서를 대체한다고?”
카페베네 뉴욕 인턴십 지원 절차는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카페베네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한 뒤, 비즈니스 인맥관리 SNS인 링크나우에서 이력서를 작성한다. 그 후 카페베네 페이스북에 소개글을 남기고 친구들에게 응원 ‘댓글’과 ‘좋아요’를 받는 방식이다.

이력서는 이번 인턴십 채용을 공동 진행하는 링크나우를 통해 접수했다. 사진, 이름, 휴대전화 등의 기본 정보와 학력, 어학 능력, 해외연수 경험 등의 항목을 차례로 기입한다는 점은 다른 기업 채용 방식과 비슷했다. 차이점은 자기소개서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력서를 접수하고 카페베네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인 ‘담벼락’에 다른 지원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자기소개서를 따로 쓰지 않는 대신 페이스북에 남기는 글이 일종의 신식 자기소개서인 셈이다. 지원 동기와 각오를 밝히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해외인턴십인 점을 감안해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로 글을 남기는 사람도 많았다.

어떻게 하면 눈에 띄게 나를 어필할 수 있을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미국 생활을 해온 터라 영어만큼은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어 능력에 포커스를 맞춰 글을 작성하고 지인들에게 응원 요청 글을 남겼다.

모르는 사람이 ‘좋아요’ 눌러주니 소셜 인맥이 점수로!

다음 날 카페베네 페이스북에 접속해보니 내가 남긴 글에 ‘좋아요’ 버튼이 11개 달려 있었다. 대부분 친구들이 응원의 의미로 클릭해준 것이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좋아요’를 눌러준 경우도 있었다. 그에게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댓글’과 ‘좋아요’를 많이 받는 이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 이번 인턴십 채용의 큰 특징이다. 소셜 네트워크 인맥이 채용의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오픈된 SNS 공간에서 서류 전형이 진행되기 때문에 일단 참여하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링크를 타고 다른 지원자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보이는 것이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SNS를 통한 채용의 장점이었다.

한 지원자가 “뉴욕 카페베네 위치가 어디인가요?”라고 질문하자 이내 “아직 오픈 준비 중입니다. 연내 오픈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담당자의 답변이 댓글로 달렸다. 서류 전형이 진행되는 동안 카페베네 페이스북에는 이처럼 지원자들의 질문과 인사담당자의 답변이 끊임없이 오고갔다.

길어야 2주 정도인 다른 기업의 채용과 다르게 카페베네의 서류 전형은 두 달 넘게 진행됐다. 긴 시간 동안 회사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관된 열정을 보이는 지원자들이 자연스럽게 돋보일 수 있는 구조였다.

글 이병인 인턴기자(미국 러트거스 뉴저지 주립대 3)│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