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 면접

프레젠테이션(PT) 면접이 등장한 지 꽤 오래됐다. 구직자라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인 걸 잘 알면서도 막상 마주하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수업을 통해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갈고닦을 기회가 많지만 실상 면접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응시자들은 시중에 출판된 프레젠테이션 관련 책을 참고하거나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흉내 내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프레젠테이션 자체는 익숙하다 해도 ‘정석’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민영의 면접 스피치 레슨] 스티브 잡스처럼 청중을 매료시켜라
발표 자료 만들기에 목숨 걸지 마라

프레젠테이션을 하려면 발표 자료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어떤 템플릿(배경)을 사용할까, 애니메이션을 넣을까, 몇 장이나 넣어야 할까….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을 발표할 것인지다. 어떤 그림을 넣을지는 그 다음 문제다. 대개는 준비가 허술할 때 발표 자료에 의지하곤 한다. 일단 많은 내용을 자료에 넣어두고 ‘보고 읽지 뭐’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자료에 담을 정보라는 것은 인터넷이나 책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발표 자료에 나열된 정보를 읽어나가는 게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발표자가 주인공이 되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한다.

면접관이 발표자에게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발표 자료에 시선을 빼앗긴다면 프레젠테이션 면접의 의미가 없다. 면접관의 기억 속에 발표자의 모습이 또렷하게 남도록 하는 게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 면접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짧고 명쾌하게 하라

어느 연구에 따르면 한 가지 주제에 사람의 주의력이 지속되는 시간은 고작 24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 인간의 평균 집중력은 3분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개인별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5분 내외로 진행된다. 이 주어진 시간을 절대 넘기면 안 된다. 면접관이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지원자에 대한 호감도 역시 떨어진다. 내용에 상관없이 시간을 넘겼다는 것만으로도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임팩트 있는 몇 가지만 짧고 명쾌하게 전달하자.

온몸에 열정을 담아라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매력 있는 이유는 무대 전체를 아우르며 멋진 몸짓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보이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 자체가 볼거리다. 몰입할수록 자연스레 몸동작이 커지는 것도 그의 특징이다. 자신의 열정을 온몸으로 표현해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습관적인 동작은 제거하고 몇 번의 큰 동작으로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보자. 손목만 까딱거리는 몸짓보다는 겨드랑이를 띄워 팔 전체를 사용하는 몸짓이 더 자신감 있어 보인다. 시선 또한 상대에게 나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큰 수단이다.

시선이란 눈동자만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게 아니다. 면접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적어도 2~3초 정지 상태의 시선을 주어야 상대가 나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또 약간의 긴장감까지 전달해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민영의 면접 스피치 레슨] 스티브 잡스처럼 청중을 매료시켜라
이민영 아트스피치연구원 부원장

HRD·스피치 전문가.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 박사과정 수료. 기업 인력개발·교육 관련 콘텐츠 연구와 함께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