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런 인재 원한다] ‘야생형 인재’ 추구…인턴십 위주로 신입 채용
SK텔레콤(www.sktelecom.com)은 1990년대 중반, 민영화를 통해 SK그룹의 일원이 된 ‘한국이동통신’이 전신이다. 세계 최초의 CDMA(코드 분할 다중 접속 방식) 기술상용화 성공으로 이동통신의 아날로그 시대를 마감하고 디지털 시대로 전환을 주도하며 성장하기 시작해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이동통신 회사로 도약했다.

국가고객만족지수(NCSI) 조사에서 2010년을 포함해 1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산업고객만족도(KCSI) 평가에서도 11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가입자 수 2520만 명(2010년 6월 현재)으로 이동통신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자립심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야생형 인재’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부임 초기부터 ‘야생형 인재를 찾으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야생형 인재’란 자립심과 도전 정신으로 자신만의 영역에서 특별한 경험(성공·실패) 등을 보유한 인재로 학교와 전공을 불문하고 도전 경험과 가능성을 가진 인력을 말한다.

그렇게 지난 1월 SK텔레콤에 입사한 ‘야생형 인재들’은 정말 말 그대로 ‘야생’에서 각종 특이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다. 액션게임 ‘철권’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사람부터 시작해 연간 15회 이상 풍물·사물놀이를 공연한 사람, 10개월간 보험 영업을 해 집안의 빚 1억 원을 모두 상환한 사람, 온라인 쇼핑몰 운영으로 연 매출 2억 원을 달성해 ‘성공한 10대 CEO’로 TV에 출연한 사람, 와플가게 창업으로 월 매출 1200만 원에 직원 10명을 거느린 사람도 있다.

그뿐 아니라 특허출원 54건에 발명대회에서 4회 수상해 ‘발명의 날’ 산업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은 사람, 전국 동아리연맹 복싱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한 사람까지 다종 다양하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 앉아 공부만 했을 것 같은 대기업 신입사원의 이력치고는 너무나 화려하고 특이하다.

바로 이것이 SK텔레콤이 새롭게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과거에 예측 가능하고 리더의 지시에 순응하는 인재를 선호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경험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학력, 연령, 토익 등 전형적인 스펙 위주의 채용에서 직무 적성 적합성, 직무역량 중시, 인성 검사, 글로벌 역량 평가 강화 등 신입사원 선발 방식도 변화를 맞았다.

김태영 SK텔레콤 인력팀장은 “SK텔레콤이 원하는 신입사원은 ‘내가 곧 회사’라는 주인 정신을 갖고 어떤 일이 주어져도 열정을 바탕으로 끝까지 일과 싸워 이기는 패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재 원한다] ‘야생형 인재’ 추구…인턴십 위주로 신입 채용
인턴 채용 결과에 따라 하반기 공채 규모 달라져


SK텔레콤은 통상 한 해에 100~120명(상반기 인턴십+하반기 공채)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올해 공채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인턴십 모집 단위는 크게 경영, 기술 분야로 나뉘는데 경영은 이동통신 현장 마케팅, B2B, 인터넷/콘텐츠 사업, 신규 사업 개발, 전략/재무/HR/PR/legal 등이며 기술 부문은 네트워크, R&D, IT 등이다.

인턴으로 채용되면 8주(7~8월) 동안 본사 및 수도권 지역에 배치돼 각종 트레이닝과 기본 업무 스킬 교육을 받고, 부여받은 직무 관련 과제를 수행한다. 인턴사원의 역량 심층 검증을 위한 다양한 활동 수행을 통해 인턴십 우수 수료자로 선정되면 9월 최종 임원면접을 거쳐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채용된다.

이번에 뽑은 90명의 인턴 중 절반가량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할 예정. 하지만 그 수치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인턴 검증 후 우수한 사람이 많으면 더 뽑을 수도 있다고 한다.

신입 채용이 인턴십 위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레 대졸 공채 시행 방향도 바뀌었다. 현업 근무를 통해 ‘일 잘하는 능력’이 검증된 인턴을 바로 정규직에 채용함에 따라 그 후 인력 수요에 맞춰 하반기 공채를 실시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인턴십이 SK신입사원 채용의 메인 프로세스임을 알 수 있다. 공채에서도 기존의 학점이나 영어 성적 등 소위 말하는 ‘스펙’ 위주가 아닌 지원자들의 직무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또 실질적인 영어 구사능력 평가를 위해 필기시험(G-Telp)을 폐지하고 토익 스피킹 등 구술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SK텔레콤 개요

● 설립일 : 1984년 3월 29일
● 대표이사 : 정만원
자본금 : 446억 원
● 직원수 : 4500여 명
● 주요 사업 분야 : 정보통신사업, 단말기 매매 및 임대업, 컨버전스 사업


[인터뷰] 우경민 인력관리팀 매니저
[이런 인재 원한다] ‘야생형 인재’ 추구…인턴십 위주로 신입 채용
야생형 인재에게 요구되는 ‘열정·패기·개척정신’ 등은 다방면의 경험을 통해 갖춰지는 덕목들이다. 따라서 학벌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가진 지원자들을 환영한다고 한다.

Q 신입을 뽑을 때 중점적으로 보는 점은?

A 온실 속 화초 같은 모범생 위주의 채용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양한 자기 주도하의 성공·실패 경험을 가진 야생마 같은 인재를 필요로 한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야생형 인재들이 소위 SKY 대학 출신이 아니라고 겁먹고 지원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말고 반드시 지원하길 바란다. 학교, 학점, 토익은 블라인드 전형이며 사진 제출도 필수가 아니다.

Q 올 하반기 채용 규모는?

A 통상 100~120명 정도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상반기에 인턴 90명을 뽑았고 그중 절반 정도가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하지만 반드시 절반을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인턴 검증 후 우수한 사람이 많으면 더 뽑을 수 있다. 몇 명의 인턴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공채 인원이 달라질 것이다.

Q 다른 기업과 확연히 다른 인사 제도가 있다면?

A 40명의 서류전형위원이 4박 5일 동안 연수원에서 자기소개서를 전부 꼼꼼히 읽는다. 상반기 인턴사원 모집에 8000명이 지원했는데 이들의 자기소개서를 모두 검토했다. 면접은 1박 2일 합숙으로 진행한다. 면접위원 100명과 40명의 스태프가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