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어 말길. 기자는 주말 아침 혼자 조조할인 영화도 보러가니까. 그런데 우리는 보고 싶은 영화를 어떻게 선택하는 걸까? 지금 소개하는 이 직업이 없다면 우리는 상영관을 나서는 관람객들의 입에만 의존해 영화 관람 여부를 결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바로 ‘영화 마케터’다. ‘마케팅’없는 영화는 없다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은 매출액 1조8839억 원, 관람객 2억1332만 명(영화진흥위원회 ‘201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을 넘기며 역대 최고 호황을 누렸다.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관람횟수도 4.25회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수출액도 연간 5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영화 마케팅 분야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화 마케팅은 영화가 처음 기획될 때부터 상영 및 흥행이 모두 종료되는 시점까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을 말한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는 90~120분 정도의 시간을 제외하고 우리가 접하는 모든 ‘영화’는 사실상 영화 마케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그 상영시간마저 영화 마케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입소문,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종 간접광고(PPL, Products In Placement)도 결국 영화를 마케팅해주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예고편, 포스터, TV·라디오·신문·잡지 광고, 시사회, 온·오프라인 이벤트 및 프로모션 등 영화 마케팅 방법은 셀 수 없이 많다. 모바일 시대의 빠른 트렌드 변화는 영화 마케팅의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그 방식도 다양하게 진화시켰다. 영화감독과 주·조연 배우들의 극장 무대인사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적인 영화 마케팅 방법 중의 하나다.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변호인’의 출연진들이 극장 무대인사 도중 영화 속 소품으로 쓰였던 한 자양강장 드링크제를 관람객들에게 돌렸던 적이 있다. 이 장면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되었다. 이런 퍼포먼스가 존재할 수 있고 동영상 확산을 통해 이슈가 되었던 것은 철저히 기획된 영화 마케팅 때문이다. 영화 마케터가 되고 싶다면
영화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감각이다. 영화 산업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트렌드 변화가 심하며 그 주기도 짧은 편이다. 또 영화가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에 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슈를 틈틈이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울러 수요자 즉, 관람객의 기대 혹은 평가를 온·오프라인으로 재빨리 분석해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획력도 필요하다. 추진력이 강해야 함은 물론이다. 체력과 집중력도 요구된다.
영화 마케팅 회사에서 특별히 우대하는 전공이나 자격증은 없다. 다만 해외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가 주력하는 국가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가점 요인이 될 수 있다.
한 영화 마케팅 회사 관계자는 “영화 마케팅 워크숍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거나 본인의 블로그·SNS를 통해 평소 영화에 대한 마케팅적 분석을 꾸준히 축적해 놓는 것 그리고 특정 회사에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마케팅 전략을 수시로 제안하는 것 등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영화 마케팅 업무 흐름
① 영화 시나리오 완성
② 기획서(영화 장단점 분석, 아이템, 마케팅 기안 등) 작성 및 제안
③ 영화 완성
④ 구체적인 실행 전략 수립
⑤ 개봉일 확정
⑥ 개봉 2~3개월 전부터 마케팅 실행
⑦ 상영 기간 중 관람객 피드백에 따라 즉각 대응
⑧ 상영 및 흥행 종료
⑨ 영화 마케팅 결과 분석
글 박상훈 기자|사진제공 퍼스트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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