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활용법

이력서에 자기소개서, PT면접, 토론면접, 합숙면접까지 치러야 비로소 ‘합격’ 도장을 받을 수 있는 법. 매 순간 자신만의 실력을 정제해 보여줘야 하는 건 당연한 소리. 이 와중에 스마트한 기업들이 ‘포트폴리오’에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사진, 디자인 등 특정 분야에서만 통용되는 게 포트폴리오 아니냐고? 지금이라도 편견을 벗어 던지고 취업 스트레스 줄이는 포트폴리오의 세계에 입문해 보자. 사실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모든 전형은 ‘포트폴리오’로부터 시작된다. 잘 만든 포트폴리오는 취업문을 여는 ‘스마트키’라는 말씀!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왜 ‘포트폴리오’인가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 보면 대학 입시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었다. ‘입학사정관제’였다. 대학이 입시생에게 개인 포트폴리오를 평가하겠다는 뜻이었다. 수능 준비만으로도 벅찬 고등학생에게 가혹한 시련으로 다가왔지만, 사실 입학사정관제는 수능, 내신과 같은 수치 평가를 최소화하고 개인의 성향, 개성을 평가해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겠다는 의도로 시행된 제도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 보자. 한 손에 들고 다녔던 빨강, 파랑, 노랑의 파일들. 수업시간에 했던 모든 활동을 넣어 만든 ‘포트폴리오’였다. 선생님께서는 독서일지부터 시작해 가족신문, 종이접기까지 꾸역꾸역 챙겨 넣었던 포트폴리오를 방학 무렵 모두 걷어 평가하곤 했다. 시험을 보는 것도 모자라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게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시험 점수만으로는 평가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력서로 다 하지 못한 그 말, ‘포트폴리오’로
취업 시장에서도 포트폴리오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배경에는 ‘천편일률적인 스토리’라는 부작용이 있다. 대기업, 공기업 등 ‘스펙 타파’를 외치면서 새롭게 떠오른 것이 ‘스토리’였으나, 모든 취업준비생이 같은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스킬을 연마하면서 스토리조차 변별력이 없어져 버린 것. 좀 더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스토리를 가진 지원자가 유리해졌고, 포트폴리오가 그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한눈에 파악이 되기 때문에 평가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에서 주목하는 평가 방식이다.

디자인 전공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포트폴리오지만 수업시간에 발표한 내용부터 사소한 학과 활동, 스터디까지 형식과 분량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공계열, 인문계열, 상경계열 등 전공과 무관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소소한 이야기까지 담을 수 없었던 이력서보다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것. 차곡차곡 쌓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직무와 진로를 확인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 실제 많은 취업준비생이 스펙을 쌓아도 불안한 이유는 진로가 명확하지 않고, 희망 직무가 모호한 탓이다.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지원자 스스로 진로를 확신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기업에서도 지원자의 직무 적성을 꾸며 쓴 자기소개서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만들기

PART 1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할까?
포트폴리오는 ‘기록’이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 기본. 그렇다고 해서 매 순간의 감정과 사건을 작성해야 하는 것이 포트폴리오는 아니다.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은 물론, 시상식에 가서 상을 받은 일, 전공 수업에서 발표했던 일, 교수님과 상담을 했던 일 등 자신에게 ‘일’이 되는 것을 기록해야 한다. 관심을 가졌던 뉴스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을 함께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PART 2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포트폴리오는 온라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기업의 대부분이 온라인을 통해 입사 지원서를 접수 받기 때문. 또한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을 경우, 포트폴리오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차곡차곡 기록을 모아 만든 포트폴리오를 구석에 묵혀 두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포트폴리오는 ‘공유’할 때 빛이 난다는 것을 기억하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깨달을 수 있어서다. ‘공유’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답은 ‘SNS’. SNS는 기록과 공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예를 들어, 카피라이터를 꿈꾼다면 생각나는 카피나 TV에서 본 카피를 자신의 SNS에 메신저를 하듯 생각날 때마다 올려보자. 카피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한층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웰던투(Welldone.to)’, ‘페이스북(Facebook)’, ‘링크드인(Linkedin)’,‘인스타그램(Instagram)’ 등을 활용할 것.


PART 3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기록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적성·흥미 등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잡았다면, 이제는 입사하고 싶은 기업의 인재상에 맞춰 기록을 꺼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 때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 직무·기업에 맞는 재료들을 찾아내 맛있게 요리해내는 것이다. 영업직에 지원한다면 영업 아르바이트를 했던 일, 영업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 스크랩하고 의견을 작성했던 것 등을 정리해 정제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재료를 찾을 때는 ‘글로벌 탐방기’, ‘국토대장정’ 등 내로라하는 대외 활동만 기록하고 찾으려 하거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싣고자 애쓰지 않아도 된다. 지원자 대부분은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겠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기억을 모두 꺼내는 노력을 하는데, 모든 일이 기억날 리는 만무하다. 그래서 이야기를 부풀리거나 극적인 이야기를 위한 장치를 만드는 실수를 하곤 한다. 취업시장에서 말하는 ‘스토리’는 화려한 대외활동 스펙이 아니라 사소한 일이더라도 ‘지원자가 어떤 것을 느꼈는지, 그것을 어떻게 실천으로 옮겼는지를 묻고 싶어서’라는 것을 잊지 말 것. 스토리의 ‘과정’을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웰메이드 포트폴리오의 조건

●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봐라
자극과 발전은 성공의 원동력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


● 과정을 담아라
포트폴리오 최고의 장점은 글자 수가 제한된 자기소개서와 달리 분량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활동을 담을 수 있어서 자신에 대해 부족함 없이 표현이 가능하다. 대신, 그 과정을 담아야 하는 것이 웰메이드 포트폴리오의 조건.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당사자도 결과물만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 수 있다.


● 첫눈에 반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
첫인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를 제출한다면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을 상단에 배치해야 한다.
가장 앞부분에 대표 포트폴리오를 배치해 이목을 끌고 다음 포트폴리오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시각적으로 눈길을 끄는 결과물이 없다면 해당 포트폴리오에 대한 상세한 내용 설명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 된다.





MINI INTERVIEW I
“포트폴리오 보는 기업 늘어난다”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최창호 잡코리아 사업본부 본부장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포트폴리오 서비스 ‘웰던투(welldone.to)’ 운영을 총괄하는 최창호 본부장이 말하는 포트폴리오의 중요성.


Q.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는
A.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포트폴리오를 만들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포트폴리오를 요구한다. 포트폴리오는 대학 입학이나 취업은 물론,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설계해볼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직무 적성도 자신의 기록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정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Q. 기업이 포트폴리오에 주목하는 이유는
A. 최근 기업이 고민하는 것은 ‘오래 일하는 인재’다. 무턱대고 지원했다가 일이 손에 익지 않아서 일찍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스펙보다는 ‘스토리’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았지만, 이조차 천편일률적으로 바뀌고 있어 자기소개서나 토론 면접, PT 면접 이외에 또 다른 형식의 채용 방식을 찾고 있다. 대인관계나 대학생활 등을 볼 수 있는 SNS 활동이 판단 기준이 되는 이유다. 확장 포트폴리오가 그 새로운 채용 방식이 될 것이라고 본다.


Q. 성공 취업을 위해 조언 한마디
A. 학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교수는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것을 잊지 말자. 마케팅을 배우고 싶다면 마케팅 수업을 맡은 교수에게 찾아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이야기를 듣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하나,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인생 전체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를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MINI INTERVIEW II
“이력서에 넣지 못한 것을 담아라”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오하림(동의대 광고홍보학과 졸, 26)

대학생활부터 꾸준히 쌓은 포트폴리오로 취업에 성공한 오하림 씨가 전하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노하우.


Q. 포트폴리오의 장점을 꼽는다면
A. 이력서에 그릴 수 없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 광고직군인 탓에 양식이나 범위가 넓어 좀 더 창의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회사에 지원할 때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나 이 직업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잠재력, 열정을 보여주려고 웹툰 4장을 그렸었다. 진심이 잘 전달됐는지 회사 대표가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는 정말 마음에 들어 했다고 전해 들었다.
[스페셜 리포트] 잘만든 포.트.폴.리.오 열스펙 부럽지않다
Wheres Wally  1
Wheres Wally 1
Q.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A. ‘수많은 사람과 경쟁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생각해보니, 광고인에 대한 본질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많이 담는 것이 답이었다. 그래서 대학교에 찾아가 사용하지 않는 영어 책을 기부 받아 아프리카 말라위라는 나라에 보내주는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답을 찾았다. 책상에 앉아 멋진 기획서와 제작물을 가지고 큰 광고회사에서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직접 발로 뛰며 그 과정을 느껴보는 것 또한 정말 좋은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Q. 웰메이드 포트폴리오를 위한 팁
A. 포트폴리오에는 이력서에서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담아야 한다. 면접관이나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가 하나씩은 있어야 하고, 그것이 포트폴리오에서 나타날 수 있다. 누군가가 트위터에 쓴 한 줄, 재밌는 말장난, 공감 갔던 선배의 말까지 모두 스크랩해 놓으면 언젠가는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많은 사람과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공유하고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웰던투(welldone.to)’라는 온라인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활용했다. 포트폴리오를 쉽게 보여주고 자료를 축적해 놓기에 좋은 시스템이었다. 이런 툴을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 김은진 기자│도움말 잡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