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이 묻고 복학생이 답하다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벚꽃 엔딩이 울려 퍼지는 따뜻한 봄날, 캠퍼스 곳곳에 새내기들의 풋풋함과 상큼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제 막 군대에서 돌아온 복학생들의 현실은 한겨울 날씨처럼 차갑기만 하다.
학교는 낯설고 아는 사람도 없고 오랜만에 공부를 하려니 머리까지 아파온다.
복학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진정 없단 말인가?
음지에서 혼자 고민하고 있을 복학생들을 위해 학교생활을 완벽하게 적응한 복학한 선배들이 나섰다. 복학 꿀 팁으로 캠퍼스 라이프를 제대로 즐겨보자.



Q 빨리 ‘민간인’이 되고 싶다고!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아직도 학번보다 군번이 익숙한 복학생입니다. 출석을 부르면 관등성명이 먼저 튀어나올 것 같아요. 얼마 전엔 주변 형들한테 이제 막 전역한 사람은 군기가 들어 있어서 새내기들이 무서워한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군필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학교 사람들이 저를 꺼리면 어떡하죠? 그토록 바라던 복학을 했지만 학교생활이 군생활보다 더 걱정되지 말입니다.

최광용 인천대 신문방송 2


A 먼저 다가가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필승! 몸 건강하게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려요. 제 경우에는 전역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금방이라도 군인 티가 날까 봐 걱정을 많이 했죠. 막상 복학을 하니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왔다는 점은 오히려 교수님을 비롯해 예비역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이제는 술자리에서 하는 군대 이야기에도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학과마다 하나씩 있는 축구, 야구 소모임에 드는 것이 좋아요. 예비역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새로 온 복학생도 잘 챙겨줄 거예요. 또 운동을 하다 보면 새내기들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어요. 같이 운동을 하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한 선배의 듬직한 매력을 보여준다면 뒤를 따르는 후배들도 많이 생길 거예요.

장재관 한국기술교육대 디자인공학 4



Q CC 흑역사, 극복하고 싶어요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이번에 4학년으로 복학한 24살 여학생입니다. 휴학하기 전에 CC를 했었는데 결국 헤어지게 되었어요. 문제는 복학을 하고 나니 그 친구도 학교를 다닌다고 하네요. 혹시라도 마주치면 무안해서 손발이 오그라들고 온 신경이 마비될 것만 같아요. 아무렇지 않게 먼저 인사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모르는 척, 못 본 척 하는 게 나을까요?

박나송 가천대 국어국문 4


A 웃으며 인사하는 쿨녀로 거듭나라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CC를 하다가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마음 편하게 먹고 웃으면서 먼저 인사하는 게 좋아요. 어차피 학교생활하면서 자주 볼 얼굴이기 때문이죠. 대화로 허심탄회하게 풀어보세요. 좋은 친구는 못 되더라도 웃으며 인사하기로 약속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좋은 방법이에요. 정 인사하는 게 불편하다면 그냥 모른 척 지나가는 수밖에 없어요. 단,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말이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누구나 겪는 당연한 일이니까요.

김수린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 4



Q 반수한 죄로 동기 사이가 어색해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작년 1학기가 끝나고 동기들에게 말없이 휴학을 한 후 반수를 했어요. 휴학할 때만 해도 자신이 있었는데 짧게 공부하고 수능을 본 거였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었죠.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복학을 하게 되었어요. 제 자신에게 속상한 건 별로 없지만 동기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말도 안 하고 사라진 저를 동기들이 괘씸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동기들과 다시 잘 지낼 방법을 알려주세요.

이희현 단국대 무역 2


A 술 한 잔으로 털어 버렷!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저도 반수를 했다가 실패를 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때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었지만 다행히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져서 지금은 학과 회장직을 맡게 되었어요. 처음엔 학교 친구들이 안 받아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저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와 줬어요. “오랜만이야”, “어디 갔었냐?” 등등 이렇게 서로 장난치면서 이야기하니까 금세 옛날처럼 친해지더라고요. 망설이지 말고 당당하게 “얘들아, 나왔다!” 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면 친구들도 반가워할 거예요. 특히 학과 MT나 모임 같은 곳에 빠지지 말고 참여하세요. 술 한 잔에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섭섭했던 감정은 다 사라진답니다.

이형주 인천대 신문방송 3



Q 휴학 1년 후유증이 이리 깊을 줄이야
[복학생을 위한 조언] 어서 와, 적응이 좀 어렵지?
저는 휴학 기간 1년을 방학처럼 놀면서 보내다 다시 학교로 돌아왔어요. 매일 여유롭게 생활하다가 빡빡한 학교생활을 하려니까 너무 힘드네요. 길고 지루한 수업과 수많은 과제, 몇 번을 봐도 감이 잡히지 않는 시험이 저를 괴롭게 만들어요. 복학 후유증에서 벗어날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김보름 홍익대 신문방송 4


A 즐기고 즐기고 즐겨라!
저는 1년 동안 빈둥거리면서 놀다 보니까 어느새 학교가 그리워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복학했을 때 기분 좋게 학교를 다닐 수 있었어요. 과제나 시험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휴학했을 때 심심하고 외로웠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바쁘게 지내는 것이 좋았어요. 복학하기 전에는 동기들과의 채팅방 대화에서 제가 모르는 학교 소식이나 “오늘 점심은 뭐 먹을까?”라는 사소한 대화만 봐도 부러웠어요. 복학을 하고 나니 친구들과 활기찬 캠퍼스 생활을 다시 누릴 수 있어서 행복해요. 복학 후유증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은 학교생활을 즐기는 방법밖에 없어요. 나중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분명 그리워하는 날이 올 거예요. 다시 안 올 소중한 순간이라 생각하고 멋진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길 바랄게요.

조재은 강원대 신문방송 4


글 김창선(인천대 신문방송 3)·박다연(가천대 국어국문 3)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