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배티(Phil Baty) THE 편집장

[인터뷰] “우수 인재 끌어들이는 힘 있어야 좋은 대학”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최근 발표한 2013-2014 세계대학순위에서 서울대는 44위, 카이스트 56위, 포항공대는 60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 연세대(190위), 고려대·성균관대(201~225위), 한양대(301~350위) 등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1971년 설립된 ‘THE’는 대학의 교육 여건, 연구 규모, 국제적 평판, 논문 인용도, 산학협력 수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년 세계대학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3월 17일 IDP 에듀케이션 한국지사 주최로 열린 ‘세계대학랭킹 2013-2014 기자간담회’에 앞서 THE의 필 배티(Phil Baty) 편집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대학순위 어떻게 산정되나  
600만 건의 연구 논문과 5000만 건의 인용 건수를 조사하는, 세계 다른 어떤 순위보다 광범위하고 정교한 순위다. 교육·연구·지식이전·국제화·교육환경 등 13가지 평가 기준을 두고 있는데 특히 학생당 교수 비율, 박사학위 수여 건수 등을 포괄하는 교육 부문, 유학생 수와 해외 교수진 비율, 국제저널에 발표되는 논문 수 등을 포함하는 국제화 부문 그리고 세계적인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연구 부문 등에 30%의 가중치를 두고 평가한다.

영미권 대학들이 상위권에 많은 이유는? 
미국은 1940년대부터 대학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조건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과감한 투자만큼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요인은 없다. 이런 결과로 현재 미국의 대학들은 세계적 대학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대학들은 이런 미국에 비해 살짝 뒤처지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 대학들은 오래된 고등교육 전통과 자율적이고 독창적인 학풍으로 내실 있는 대학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영미권 대학들의 공통점은 치열한 경쟁과 연구가 수반되어 교육의 질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들의 강점과 개선점은?
한국은 산학협력 부문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포항공대와 포스코, 성균관대와 삼성 등이 내는 시너지 효과는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교육과 비즈니스의 조합이다. 이는 앞으로도 대학 발전에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소득과 연구 환경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 대학들은 연구 논문이나 그 인용도, 국제적 평판 부문이 아직 부족하다. 특히 국제화 부문이 저조한데 다양하지 못한 캠퍼스,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에 깊숙하게 관여하지 못하는 점 등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대학들은 근본적인 연구보다는 응용 리서치 분야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둘 사이의 건강한 균형이 필요하다.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세계대학순위는 방대한 자료로부터 얻은 자료를 섬세하게 가공하여 얻은 결과인 만큼 학생과 부모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도구에 불과할 뿐,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한 자발적인 탐색 특히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질 좋은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잘 찾아보길 바란다.


‘좋은 대학’이란?
모든 대학은 각기 다른 미션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장점을 드러내는 분야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핵심 사명은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중요한데, 마치 자석과 같이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대학이 좋은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우수 인재 끌어들이는 힘 있어야 좋은 대학”
글 박상훈 기자 │ 사진제공 IDP에듀케이션